낫아웃인데 투수에게 송구···어처구니 없는 수비가 불러온 재앙, 두산은 한 이닝 선발전원득점 진기록[스경x승부처]

김은진 기자 2024. 4. 19. 2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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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환이 19일 잠실 키움전에서 4회말 1사 2·3루 스트라이크낫아웃에 상대 포수가 방심하는 틈을 타 1루로 전력질주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키움은 올해 김재현과 김동헌의 2인 포수 체제를 계획하고 출발했다. 그러나 개막 직후 김동헌이 송구에 문제를 보이며 2군에 간 뒤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복귀하지 못하면서 김재현이 계속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해왔다.

최근 페이스가 떨어진 김재현은 19일 잠실 두산전을 벤치에서 출발했다. 휴식 차원에서 키움은 박준형에게 마스크를 씌웠다. 박준형은 올해 처음 1군 무대에 섰고 이날로 4번째 출전했다. 대수비로 2경기 출전한 뒤 지난 13일 롯데전에 이어 6일 만에 이날 선발 포수로 출전했다.

6-4로 앞서가던 키움은 4회말 동점을 허용했다. 선발 김선기가 3이닝 만체 교체되고 손현기가 등판한 4회말 1사 1·2루에서 양의지에게 우익선상 2루타로 동점을 허용했다. 키움이 득점하면 두산이 쫓아가던 경기 흐름은 이 4회말에 포수의 실수 하나로 완전히 갈라졌다.

키움 포수 박준형. 키움 히어로즈 제공



6-6으로 맞선 1사 2·3루에서 손현기는 두산 4번 타자 김재환을 상대로 초구 볼 뒤 2구 연속 스트라이크를 잡아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었다. 4구째 슬라이더를 낮게 깔았고 포수 박준형이 잡으려다 미트에 맞고 떨어진 공은 ABS상 보더라인에 걸린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

삼진이지만 잡지 못했으니 스트라이크낫아웃. 포수는 공을 주워 얼른 타자를 태그해야 하는데 박준형은 공을 잡더니 여유롭게 그냥 투수에게로 던졌다. 태그할 줄 알고 고개 숙이고 있던 김재환은 포수가 태그할 기미를 보이지 않자 슬금슬금 1루를 향해 발걸음을 돌렸고 박준형이 투수에게 송구하는 것을 보고 전력질주를 시작해 1루 베이스를 밟았다.

뒤늦게 알아차린 박준형이 투수를 향해 1루로 던지라고 소리질러봤지만 늦었다. 삼진을 잡아 2사 2·3루로 아웃카운트를 늘릴 수 있었던 상황이 포수의 정신 나간 실수로 1사 만루로 돌변했다.

어수선한 가운데 손현기는 5번 타자 강승호에게 6구 승부 끝에 좌전 적시타를 맞고 2타점을 허용했다. 8-6으로 역전한 두산의 기나긴 공격은 그 뒤 계속 이어졌다. 라모스, 전민재, 김기연이 연속 안타를 쳐내며 타자일순했고 2사 3루에서 정수빈의 땅볼 타구를 잡은 유격수 김휘집의 1루 송구 실책으로 실점하기까지 키움은 4회에만 9점을 내줬다. 6-13으로 완전히 승기를 내줬다.

두산 헨리 라모스가 19일 잠실 키움전에서 적시타를 친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은 4회말에만 선발 전원 득점을 했다. 한 이닝 선발 전원 득점은 KBO리그 역대 17번째 기록으로 2019년 4월7일 사직 롯데전에서 한화가 3회초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나온 진기록이다.

5회까지 유일하게 안타를 치지 못하고 있던 허경민도 6회말 2사 1·2루에서 적시 2루타를 치면서 두산은 이날 선발 전원안타도 기록했다. 두산은 이날 총 22안타 4볼넷을 얻어 19득점을 하며 19-8로 승리했다.

타격 부진으로 지난 5일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2주 만인 이날 1군으로 복귀한 두산 외국인 타자 헨리 라모스는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회복한 모습을 신고했다.

잠실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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