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뛰어넘는 일본” 다카이치 압승 후 일본 방산주 ‘최고가 경신’ 대체 무슨일?

총선 압승 다음 날, 일본 방산주 폭등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자민당이 8일 조기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직후 일본 증시가 즉각 반응했다. 정치 이벤트가 단순한 선거 승리를 넘어 국가 안보 정책의 방향 전환으로 해석되면서 방위산업 관련 종목에 매수세가 집중된 것이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가와사키중공업 주가는 장중 약 17%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실적 호조가 직접적 촉매였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국방 예산 확대와 추가 수주 기대감이 더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날 미쓰비시중공업과 IHI 역시 5% 이상 상승했다. 일본 3대 중공업이 동시에 급등한 것은 단순 업종 반등이 아니라 ‘정책 수혜 섹터’로 재평가가 시작됐다는 신호로 읽힌다.

GCAP·잠수함·엔진…핵심 전력 기업에 자금 집중

미쓰비시중공업은 차세대 전투기 공동 개발 사업 GCAP의 일본 측 주사업자로, 향후 수십 년간 항공 방위 산업을 이끌 핵심 기업으로 꼽힌다. GCAP은 영국·이탈리아와 공동 개발 중인 6세대급 전투기 프로젝트로 2035년 실전 배치를 목표로 하고 있어 중장기 매출 기반이 안정적이다.

가와사키중공업은 잠수함 건조와 항공우주 엔진 분야에서 존재감을 강화하고 있으며, 최근 방산 매출 비중이 점진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IHI는 GCAP 엔진 개발에 참여하는 동시에 위성·우주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며 방산과 첨단 산업의 교차 지점에 서 있다.

시장에서는 이들 기업이 향후 방위비 증액의 직접적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가 ‘강한 일본’을 전면에 내세운 만큼 장거리 타격 능력, 방공 체계, 우주·사이버 영역 투자 확대가 예상되며 이는 3대 기업의 수주 확대와 직결될 수 있다.

헌법 9조 개정 기대…군사 대전환 신호

이번 급등의 본질은 헌법 9조 개정 기대감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전부터 개헌 필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자민당과 일본유신회가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을 확보하면서 단독 발의가 가능한 구도가 형성됐다. 헌법 9조는 일본의 전쟁 포기와 군사력 제한을 명시하고 있지만, 개정이 이뤄질 경우 자위대의 역할 확대와 공격 능력 보유 논의가 제도권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이는 곧 미사일 전력 강화, 장거리 타격 수단 확보, 군수 물자 수출 확대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정책 변화가 일회성이 아닌 구조적 성장 사이클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방산 산업은 한번 정책 방향이 정해지면 수십 년간 예산이 지속 투입되는 특성이 있어, 선거 결과는 곧 중장기 투자 스토리로 연결된다.

무기 수출 규제 완화…한국과 본격 경쟁?

일본은 2014년 ‘방위장비 이전 3원칙’을 통해 무기 수출을 제한적으로 허용했고, 2023년에는 일부 완제품 수출과 제3국 이전 범위를 확대했다. 하지만 공격용 무기 수출과 분쟁 당사국 직접 판매에는 여전히 제약이 남아 있다.

이번 총선 이후 규제 추가 완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일본 방산업체의 글로벌 진출 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일본이 군사 개혁의 일환으로 수출 규제를 완화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는 한국 방산업체와의 경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은 빠른 납기, 기술 이전, 현지 생산 모델을 앞세워 유럽·중동 시장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일본이 규제를 완화할 경우 고급 제조 기술과 브랜드 신뢰를 바탕으로 중장기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

기술력은 세계 상위권…정치가 성장의 열쇠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은 글로벌 무기 수출 상위권에 올라 있으며 최근 몇 년간 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해 왔다. 일본은 아직 점유율이 제한적이지만 항공, 엔진, 조선, 전력 시스템 등 고부가가치 제조 역량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정치적 결단이다. 헌법 개정과 수출 규제 완화, 국방비 증액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일본 방산은 단기간에 체급을 키울 수 있다. 반대로 개헌 논의가 지연되거나 정치적 반발이 커질 경우 시장 기대감은 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총선 압승 이후 일본 방산주 급등은 단순한 주가 이벤트가 아니다. 이는 일본이 안보 정책의 방향타를 어디로 돌릴지에 대한 시장의 선제적 베팅이다. 이제 투자자들의 시선은 한 가지로 모인다. 다카이치 정부가 과연 말뿐이 아닌, 실제 정책 전환으로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