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덜 줘도 '여기' 간다?”… 회계사들 발길 돌린 이유

출처: 셔터스톡

회계사 금감원행 늘었다
연봉 1,000만 원 차이
회계법인 수익성 '뚝'

최근 몇 년간 신입 회계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금융감독원이 숨통을 트는 분위기다. 올해 초 신입 회계사 12명을 채용한 데 이어 최근 경력직 회계사 6명을 추가로 선발하며 인력 충원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회계법인의 수익성 악화 등 전반적인 불황이 이어지며 회계사들이 다시 공공기관인 금감원을 선호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은 6월 셋째 주부터 경력직 전문가 8명이 출근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약 일주일 동안 교육을 받은 뒤 본격적으로 부서에 배치된다. 이번 채용은 지난 3월 공고를 통해 진행됐으며 회계사 6명 이내, 정보통신(IT) 전문가 4명 이내를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후 서류와 두 차례의 면접을 거쳐 5월 최종 합격자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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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점은 회계사 채용이다. 금감원은 예고한 최대 인원인 회계사 6명을 모두 채용했지만, IT 전문가는 절반 수준인 2명만 선발했다. 이번 회계사 채용 요건은 한국공인회계사(KICPA) 자격을 취득한 뒤 회계법인에서 3년 이상 감사 업무 경력을 쌓은 인재를 대상으로 했다. 이들은 금감원 입사 후에 최소 5년 이상 관련 업무를 맡게 된다.

그간 금감원은 회계사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2017년만 해도 신규 직원 중 공인회계사 자격 보유자는 33명이었으나 2021년 10명, 2022년 7명, 2023년 6명으로 꾸준히 감소했고 2024년에는 단 1명에 불과했다.

당시에는 내부 각 부서가 단 한 명뿐인 회계사를 데려가기 위해 경쟁을 벌였고 이 회계사는 새 회계 제도(IFRS17) 도입 이슈가 있었던 보험감독국에 배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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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금감원은 회계사들의 선호 직장 중 하나였다. 삼일, 삼정, 안진, 한영 등 4대 회계법인과 함께 대표적인 회계 경력 경로로 여겨졌으나 2019년 신(新) 외부감사법 시행 이후 판도가 바뀌었다. 주기적 감사인 지정제 도입 등 제도 변화로 회계법인이 일감 확보에 나서며 공격적인 인재 채용을 이어갔고 이에 따라 회계사들의 연봉도 크게 올랐다. 반면 금감원은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와 인사 제도로 인해 경쟁력을 잃으며 채용난에 시달리게 됐다.

하지만 올해 상황은 달라졌다. 대형 회계법인의 수익성 둔화와 채용 축소, 금감원의 채용 유인책 확대가 맞물렸다. 실제로 금감원은 올해 정규직 채용에서 기존에 없던 자격증 가산점을 새로 도입했다.

그 결과 올해 채용된 신입 직원 75명 가운데 회계사는 12명으로 늘었다. 이 중 7명은 회계 부서에 배치됐고 회계감독국, 회계감리 1국, 회계감리 2국, 감사인감리실 등 4개 부서에 고루 나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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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현재도 회계 관련 현안이 쌓여 있다. 고려아연과 영풍의 경영권 분쟁,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중 하나인 주기적 지정 유예 운영 지원, 홈플러스의 매각 관련 회계 이슈 등 굵직한 사안이 대기 중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회계 부문 업무가 많아 지난해 신입 채용과 별개로 경력직 채용을 추가로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에 뽑힌 회계사들도 대부분 회계 부서에 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 역시 “금감원과 회계법인 간 신입 연봉 차이가 약 1,000만 원에 달하다 보니 회계사를 ‘모셔가기 위해서’ 내부에서도 회계사 자격 보유자를 두고 경쟁이 치열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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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업계에서는 당분간 시장 상황이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다. 높아진 인건비를 비롯한 고비용 구조가 회계법인의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으며 경기 둔화로 감사 업무 물량도 줄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 사업연도 회계법인 사업보고서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회계법인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0.4% 줄어든 1,287억 원에 그쳤다. 이 가운데 4대 회계법인의 영업이익은 311억 원으로 전년 대비 9.6% 감소했다.

이번 회계사 경력직 채용은 단순히 인력 보강을 넘어 산업 내 인력 이동의 흐름을 보여준다. 금감원이 회계사 채용에서 다시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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