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탐사 투입 눈앞?...구체 로봇 눈길

달 표면을 이동하며 탐사하는 거대한 구형 로봇을 미국 대학생들이 개발 중이다. 탄성을 가진 거대한 구체 로봇은 유인 달 탐사 ‘아르테미스(Artemis)’를 추진 중인 미 항공우주국(NASA)도 주목했다.

미국 텍사스A&M대학교(TAMU) 로봇공학 연구팀은 3일 공식 SNS를 통해 거대한 공처럼 자유롭게 굴러가는 로봇 로보볼(RoboBall)의 테스트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로보볼의 아이디어는 2003년 TAMU 로봇공학과 학생들이 처음 냈다. 당시 학생들은 거대한 고무공 같은 탐사선을 만들어 달이나 화성을 조사하면 기존 대비 효율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다.

3세대 로보볼과 포즈를 취한 연구팀 학생들 <사진=TAMU 공식 홈페이지>

일반적으로 행성 탐사 로버는 4륜 또는 6륜차 위에 다양한 탐사 장비를 얹는 구조다. 내구성을 고려해 고무 대신 속이 빈 금속 바퀴를 사용하는데, 험한 지형을 반복해 움직이면 구동계 손상을 피하기 어렵다.

연구팀은 울퉁불퉁한 행성에서 어떤 이동 수단이 가장 효율적 일지 고민했다. 선배들이 떠올린 거대한 고무공을 가다듬은 연구팀은 2021년부터 로보볼 프로토 타입을 만들어 테스트에 나섰다.

현재 연구팀이 실험에 사용하는 2세대 로보볼은 지름 약 61㎝다. 실전 테스트에 쓰려고 만든 3세대는 지름이 어지간한 성인보다 큰 182㎝다. 내부에는 센서나 카메라, 행성 샘플을 보관하는 장치가 들어간다.

주행 테스트 중인 로보볼 <사진=TAMU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 관계자는 “구체는 다리나 바퀴 등 별도의 구동 장치가 불필요하고 애초에 뒤집힐 염려가 없다”며 “자율주행 능력만 보강하면 달 등 천체 탐사는 물론 다양한 유형의 재난 현장에서 생존자를 찾는 데 유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탐사 로봇을 구형으로 설계하는 시도는 처음은 아니다. 일본 유명 완구회사 타카라토미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도쿄대학교, 소니 등과 협력해 초소형 구형 달 탐사 로봇 소라큐(SORA-Q)를 개발했다. 소라큐는 2024년 1월 달 표면 탐사에 나서 구체 탐사 로봇의 유용성을 입증했다.

정이안 기자 anglee@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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