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영그룹 출산장려금 제도 /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부영그룹의 파격적인 출산장려금 제도가 3년 차를 맞으며 재계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부영그룹은 5일 2026년 시무식에서 지난해 출산한 직원 36명에게 자녀 1인당 1억원씩 총 36억원의 출산장려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28억원 대비 약 29% 증가한 수치다.
주목할 점은 실제 사내 출산율의 가시적 증가다. 2021~2023년 3년간 연평균 출생아 수는 23명이었으나, 제도 도입 첫해인 2024년 28명, 2025년 36명으로 꾸준히 늘었다. 제도 시행 전과 비교하면 56%나 증가한 셈이다.
둘째를 출산한 부영그룹 직원은 “맞벌이여서 둘째 출산 시기를 놓쳤는데, 회사가 출산을 장려하고 육아휴직도 편하게 가는 분위기가 되면서 출산 계획을 세우게 됐다”며 “휴직 후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게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올해 대상자 중 다둥이 출산이나 두 자녀 이상을 출산해 총 2억원을 받은 직원도 11명에 달한다.
채용시장까지 바꾼 1억 지원금

부영그룹 출산장려금 제도 / 출처 : 연합뉴스
출산장려금의 효과는 채용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부영그룹의 2025년도 신입 및 경력 직원 공개채용 경쟁률은 180대 1을 기록했다. 전년도 10대 1에서 무려 18배나 뛴 수치다.
업계 관계자는 “출산장려금 제도가 2년째 지속되고, 이중근 회장이 합계출산율 1.5명 도달까지 계속 지급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면서 공채 지원자가 급증했다”고 분석했다.
현재까지 부영그룹이 지급한 누적 출산장려금은 134억원에 이른다.
재계로 번지는 나비효과

부영그룹 출산장려금 제도 / 출처 : 연합뉴스
부영그룹의 선제적 시도는 재계 전반에 파급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글로벌 농기계 기업 TYM은 첫째 1000만원, 둘째 3000만원, 셋째 이상 1억원을 지급하며 누적 지급액 10억원을 돌파했다.
게임업계 시가총액 1위인 크래프톤은 출산 시 6000만원을 일시 지급하고, 자녀가 만 8세까지 매년 500만원씩 추가 지원해 총 1억원을 지원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포스코와 현대차는 첫째 500만원, 둘째 1000만원, 셋째 1500만원을 지급하고, 한미글로벌은 셋째 출산 시 고과와 관계없이 한 직급 승진하는 파격 제도를 운영 중이다.
두산은 육아휴직자가 발생한 부서원에게 월 50만원을 지급해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국가 존립을 위협하는 저출생 위기 속에서 기업이 마중물이 돼야 한다는 신념으로 시작한 제도가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회사의 사례가 국채보상운동이나 금 모으기 운동처럼 나비효과로 확산된 점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가 출산율 반등과 맞물려

부영그룹 출산장려금 제도 / 출처 : 연합뉴스
기업들의 적극적인 출산 지원책은 국가 합계출산율 반등과도 맞물리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합계출산율은 0.75명으로 전년 대비 0.03명 증가하며 9년 만에 반등했다. 2025년에는 0.8명대 회복이 전망된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주형환 부위원장은 “정부의 정책적 노력뿐만 아니라 기업, 지자체, 사회 각계각층에서 힘을 모아준 덕분”이라며 “출산가구에 대한 세제혜택을 확대하고, 일·가정 양립 우수기업에 대한 법인세 감면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영그룹은 출산장려금 제도를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1.5명에 도달할 때까지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이 회장은 “한 1억원은 지급해야 ‘억’ 소리가 나고 정서적으로 만족감을 느끼며 쓰임새가 있다”며 “금액은 깎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