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사만 믿고 계약했는데… 실제로 보니 ‘암담’했어요

안녕하세요. 10살 딸 아이가 있는 결혼 10년차 가족입니다.

저희는 작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신도시라 조용하면서,하나 둘 씩 생겨가는 재미를 즐기며 살다 보니 벌써 입주 7개월이 다되어 가네요. 그럼 저희 신도시 라이프를 소개해볼게요.

도면

저희 집은 34평 4bay 판상형 구조 아파트입니다. 처음에 분양권을 매매했기 때문에 도면조차 보지 못하고, 뻥 뷰라는 공인중개사 분 말씀에 뷰가 최고라며 덜컥 계약을 했습니다.

그런데 사전 점검에 와보니 세상에 당연히 ㄷ자 싱크대 일 거라고 생각한 제 예상과는 달리 주방 창도 없고 주방과 팬트리 사이에 커다란 벽이 숨이 콱 막혀서 사전점검도 안하고 바로 집으로 가서 계약을 파기하고 싶은 심정이였어요.

그리고 팬트리 문에는 10년 전에나 볼 수 있을 법한 브론즈 경이 달려있었고 막혀있던 커다란 벽의 벽지 색과 싱크대 색상 어느 하나 통일됨 없이 다 따로 놀아 가뜩이나 좁은 주방이 더 좁아보였어요. 그래서 저는 그날로 바로 턴키 업체를 수소문했지만 제가 원하는 스타일로 견적을 내니 2200만원 정도가 나오더라구요.

저는 도배, 싱크대, 방문, 베란다 창, 팬트리 문 시트지 작업, 조명, 냉장고장 리폼 정도의 시공만 하고 싶었는데, 시공하는 부분에 비해 너무 비싸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업자 분들을 셀.인 카페에서 다 따로 알아봐서 시공했고, 시공비는 처음 견적받았던 인테리어 업체의 반도 안되는 700만원으로 2주만에 시공을 마쳤어요.

그리고 시공결과는 대만족이였습니다. 도대체 신축 아파트가 뭐가 어떻다고 도망가고 싶다는 거야 의아해하실텐데요. 지금부터 제가 도망가고 싶었던 before 사진 보여드릴게요. 여러분들은 도망가시면 안돼요^^

주방 Before

어떠신가요~ 여러분? 제가 왜 도망가고 싶었는지 아시겠죠ㅠㅠ 팬트리 문에 달린 저 브론즈경하며 짙은 회색 벽과 아일랜드 식탁, 싱크대의 상, 하부장 어느 하나 색상이 통일됨 없이 다 따로 따로라서 더 좁아보이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주방의 톤을 일치시켜야 우리 집이 산다'라는 생각으로 팬트리 문, 벽(심지어 내력벽이라 철거도 안됨), 싱크대 상, 하부장을 모두 화이트로 통일시키고, 허전한 벽에는 죽은 벽도 살려내는 레어로우 선반을 달아주었어요.

🔨 주방 시공 내역
1. 도배
2. 팬트리 도어 필름 작업
3. 싱크대 상, 하부장 필름 작업
4. 냉장고 장 리폼
5. 간접 조명과 매립등
6. 레어로우 시스템 선반 설치

톤을 일치시키는것 만으로 큰 변화가 있을까 싶으시죠? 제 생각에는 톤만 일치시켜도 훨씬 넓어 보이는 것 같아요. 그럼 시공 후에는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시죠? 바로 보여드릴게요~~

주방 After

여러분~ 저 죽은 주방 살린 거 맞죠? 이제 안 도망가도 되겠죠? 기존 가지고 있던 6인용 식탁을 놓기엔 주방이 좁아보일 것 같아 기존 집에서 tea 테이블로 사용하던 원형 테이블을 놓아줬는데 사실 다이닝룸에 비해 식탁이 살짝 작은 감은 있지만 저희 3식구 사용하기에 큰 불편함은 없어서 그냥 사용하고 있어요.

저희 집 주방은 ㄷ자 주방이 아니라 주방이 더 좁아보이기도 했어요. 그래서 상부장 아래 간접 조명을 길게 설치해 주방이 좀 더 넗어보이는 효과를 주었구요.

그리고 저희는 3인 가족이라 대용량 냉장고가 필요하지 않아서 비스코프 키친핏 냉장, 냉동, 김치 냉장고 이렇게 3개를 붙여놓았어요.

모든 요리 시작 전 열게 되는 냉장고도 항상 깔끔하게 정리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반찬통을 통일하면 냉장고가 깔끔해보이는 것 같아요.

그리고 다음 보여드릴 곳은 저희 싱크대에요. 저는 항상 이사 온 첫 날처럼 깨끗하게 살자가 목표이기 때문에 최대한 깔끔한 주방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싱크대에 물건이 많이 있으면 더 좁아보이기 때문에 싱크대 위에는 컵과 수저통만 올려놓았어요.

일단 주방이 깔끔하려면 잡동사니를 올려놓지 않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싱크대에는 컵과 수저통 정도만 올려놓고 정수기도 lg 퓨리케어 듀얼 정수기를 놓아서 본체는 싱크대 하부장으로 쏘옥 숨겼어요.

요 사각 싱크볼과 수전은 아파트 주방 특화 옵션이였어요.(유일하게 마음에 드는 부분이였어요^^)

그리고 저희 집에는 tea 테이블이 2가지 종류가 있어서 기분에 따라서 위치를 바꾸기도 하고, 손님이 오실 때는 두 테이블을 붙서 6인용 식탁으로 사용하기도 한답니다. 테이블이 바뀔 때마다 또 다른 공간이 되는 것 같아 오히려 좋더라구요^^

그리고 제가 다이닝룸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것은 레어로우 선반인데요. 주방을 가로 막고 있는 어정쩡한 벽에 레어로우 선반을 설치해주고, 선반 위의 오브제를 살짝 살짝만 바꿔줘도 집 분위기가 달라지더라구요~

다용도실 & 팬트리

저는 모든 딱딱 각 맞춰 정리하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주방 옆 팬트리에는 작은 정리함들을 놓아 물건들이 너저분하게 돌아다니지 않게 하고 있어요.

지인들이 놀러 오면 요즘 신축은 다용도실 가구까지 너무 잘해놨다고 하시곤 해요^^ 그래서 제가 인터넷에서 주문한 거라고 말씀드리면 어쩜 사이즈가 이렇게 찰떡이냐며 너무 잘 골랐다고 하시더라구요~

주방 창이 없는 대신에 상부장이 길어서 수납은 크게 부족하지 않았지만, 오븐이나 커피머신 제빙기를 싱크대 위에 올려놓는게 싫어서 주방 옆 다용도실에 사이즈에 맞는 수납장을 놓았어요. 사이즈에 맞는 수납장 찾으려고 며칠을 검색했나 몰라요. 역시 노력과 들인 시간은 배신하지 않는 것 같아요. 어때요, 여러분 정말 사이즈 찰떡이죠??^^

그럼 다음으로 저희 집 거실 before 보여드릴게요.

거실 Before

사실 거실도 마음에 1도 안 들었어요. 기존 집이 같은 34평이였는데 조금 넓게 나온 편이라 처음 이 집에 들어왔을 때 우리 34평 계약한거 맞냐며 남편을 얼마나 잡았던지...^^

사전 점검 갔던 날 날씨까지 흐려서 그때는 이 집의 뷰도 눈에 안 들어왔고, 계속 "좁다 좁아...."이 말만 되풀이 했던 거 같아요. 거실도 주방과 마찬가지로 회색 벽지와 우드색 샷시(새시) 아이보리 대리석 바닥과 브라운이 감도는 아트월까지 색상의 통일감이 전혀 없었어요.

🔨 거실 시공 내역
1. 도배
2. 샷시(새시) 필름 작업
3. 간접조명과 매립등
4. 실링팬 설치
5. 대리석 바닥 줄눈

그래서 거실도 화이트로 톤을 일치시켰어요. 그랬더니 어두워 보이던 대리석 바닥이 훨씬 고급스러워 보이더라구요^^ 그럼 거실 after 보여드릴게요~~

거실 After

여러분 같은 대리석 바닥인데 정말 훨씬 밝고 고급져 보이지 않나요? 사전 점검 때는 눈에도 안 들어오던 뷰가 이제야 들어오는 거 있죠? 요즘은 저희 집이 뷰 맛집이 되었답니다.^^

여름에 푸릇푸릇한 뷰도 이쁘지만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고 겨울에 눈이 오면 여기 평창 아냐라고 생각 될 정도에요~^^ 그리고 저희 집의 또 다른 매력은 대리석 바닥에 비친 파란 하늘과 뭉게구름이에요. 다이닝룸에 앉아 하늘 멍과 구름 멍을 하다보면 마음까지 편안해지더라구요.

하지만 모든 집이 장점만 있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희 집은 남동향이라 아쉽게도 석양을 볼 수가 없답니다. 그래서 해가 떨어질 때 쯤은 이렇게 커튼을 치고 생활해요.

저희 소파는 에싸 리아드 반카우치형인데요. 남편이 이사 오면서 이번 소파는 꼭 누워서 티비를 볼 수 있는 소파를 사고 싶다고 해서 카우치 소파를 알아보다가 거실이 좁아서 너무 큰 카우치 소파는 집을 더 좁아보이게 할 것 같아 반 카우치로 선택했어요.

원래는 일렬로 붙여서 생활했었는데 (초반 남편의 로망 실현을 위함^^) 저는 일반 가정집 무드가 아닌 카페 같은 집 무드를 원했기 때문에 남편에게는 미안하지만 카우치와 본체를 대면형으로 두어 저의 로망을 완성시켰어요^^ 그리고 거실에 티비도 과감히 없애고 주로 빔이나 룸앤티비를 이용하고 있어요.

요렇게 대면형으로 두니 각도에 따라서 다른 느낌이 나서 너무 좋았어요. 기존 집 구조에 실증 나신 분들은 소파나 가구 위치만이라도 바꿔보세요~ 실증 났던 집을 다시 좋아하시게 될 거에요^^

그리고 티비는 없지만 아트월 앞을 빈 공간으로 둘 수는 없어서 모듈 수납장을 놓았구요, 그 위에 액자랑 스탠드 턴테이블을 올려두었어요. 티비가 없어서 카페 같은 집에 한발 더 다가선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옆에는 대형 전신거울을 두어 집이 확장되는 느낌과 함께 외출 전 여기서 그날 의상을 체크하기도 해요.

그리고 그 앞에는 작은 테이블을 두어 홈카페를 완성시켜주었어요.

저희 집은 이 곳 뿐만 아니라 곳곳에 홈카페를 두어 카페투어하는 느낌으로 살고 있어요^^ 다른 홈카페 공간은 잠시 후에 보여드리고 우선 이 공간부터 보여드릴게요.

안방 Before

다음 보여드릴 곳은 저희 안방인데요~ 거실과 주방에서 워낙 실망을 한 터라 뭐 안방에선 놀랄 일도 없겠지 했는데.. 맙소사 제가 너무 경솔했던 거 있죠.

요즘 신축에는 다 있는 드레스룸은 어디로 가고 드레스장이 떡 하니 있어서 너무 실망을 했어요. 저는 안방 문을 열자마자 보이는 곳에 호텔식 침대를 두고 싶었는데 안방 문을 열고 들어가면 처음 보이는 것이 브론즈 경과 황동색도 아닌 것이 블랙도 아닌 화장대 대리석이라니 정말 놀라움의 연속이였답니다.

그래서 안방 드레스장 도어도 화이트로 필름지 작업을 해주었고, 호텔식 침대는 아쉽지만 반대편에 두었답니다.

🔨 안방 시공 내역
1. 도배
2. 드레스장 필름 작업
3. 간접 조명 매립
4. 실링팬 설치
5. 화장대 거울 탈거 후 교체

안방 After

최근에는 침대 옆 수납장을 하나 더 마련했어요. 침대에서도 홈카페를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드레스장 도어, 화이트로 시트지 작업만 해줘도 방이 훨씬 넓어 보이죠?

화장대 대리석도 화이트로 바꾸고 싶었는데 그러면 큰 공사가 될 것 같아서 기존 거울을 탈거하고 led 조명 거울로 바꿔줬어요.

화장대 옆에는 작은 창이 하나 있는데요, 이쪽이 서쪽이라 거실에서 못 보는 석양을 여기서 볼 수 있답니다. 요 창에는 커튼 박스가 없어서 샷시에 타공을 해야 커튼을 달 수 있다고 하더라구요.

저는 벽이나 샷시에 타공하는 것을 너무 싫어해서 무타공 커튼봉 브라켓을 설치해서 커튼을 달았어요. 위에 부분이 살짝 뜨긴 하지만 그래도 샷시를 지켰으니까 만족한답니다^^

화장대 뒷편 공간에 수납장을 두어 책도 보관하고 해가 질 때 석양을 보며 홈카페로도 사용하고 있어요. 살짝 들어오는 햇살이 너무 감성적이고 예쁘죠?^^ 하얀 천과 살짝 들어오는 햇살만 있다면 어디든 감성 카페가 될 수 있어요^^

서재

다음으로 보실 곳은 서재인데요, 기존 다이닝룸에 있던 6인용 테이블이 갈 곳을 잃어 이곳에 넣어주고 홈카페로 꾸며보았어요.

🔨 서재 시공 내역
1. 도배
2. 바닥 데코타일 시공

서재방 바닥도 원래는 마루였는데요. 서재를 올 화이트로 꾸미고 싶어서 매트를 알아보니 너무 비싸더라구요, 그래서 비교적 저렴한 데코 타일을 셀프 시공하였답니다.

이곳에서 음악도 듣고, 공부도 하고, 홈카페도 즐기답니다.

아이방

이번에 보실 공간은 저희 딸아이 방인데요. 아직은 초등학생이라 조금 더 크면 자기만의 공간으로 꾸며보라고 도배 이외엔 다른 공사는 하지 않았어요.

가구를 고를 땐 이번에 첫 분리수면에 도전하는 거여서 침대에서 떨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침대가드가 있는 것으로 골라 아이의 안전을 지켜주었고, 책상은 딸 아이 절친과 커플 책상을 사고 싶다고 해서 딸아이가 고른 데스커 책상이에요.

저는 집 어지르는 걸 정말 싫어하는데(쓰다 보니 저 왜 이렇게 싫어하는 게 많죠??ㅋㅋ) 초4 언니방은 제 분노 버튼이랍니다. 언제쯤 딸이 깨끗하게 방을 쓸까 검색해보니 시집 간 후라고 하더라구요... 허허허^^

공용 욕실

저희가 신축 입주다 보니 욕실이나 다른 공간은 조명 작업만 했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지만 간접 조명 하나만으로도 분위기는 많이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저는 안방 욕실과 공용 욕실 모두 매트를 깔아 건식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건식으로 사용하면 불편하지 않냐고 많이들 물어보시는데요, 저는 오히려 건식으로 사용하는 게 욕실을 더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고 곰팡이와 물 때도 덜 생기는 것 같아 건식 완전 추천해요.

현관

집의 첫 이미지를 결정짓는 곳이 현관이다 보니 현관은 조금 밝았음 좋겠다 생각해서 이 곳도 간접등과 기존 천장등 제거 후 매립등 설치해주었어요. 중문도 옵션으로 들어가 있었어요.

마치며

저는 가성비를 조금 따지는 편인데요. 요즘 턴키 업체에 맡기면 시공비가 천차만별이더라구요. 비싸다고 해서 다 이쁘고 내 마음에 쏙 들게 해주는 것도 아니구요.

업체를 다 따로 알아보는 게 조금 귀찮고 힘들 수 도 있겠지만 요즘은 셀.인 카페에 업체 정보도 많고, 후기도 많이 있으니 저처럼 부분 인테리어 하실 분들은 셀,인 카페에 한번 알아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집순이라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요. 그래서 카페에 온 것처럼 언제나 기분 좋고 편안한 집을 만드는 게 인테리어 목표였는데, 아직 스타일링이 완벽하지 않아 아쉬운 곳도 많지만 살면서 조금씩 채워 나가려고 해요. 제가 말 주변이 없어서 다른 온라인 집들이 하신 분들처럼 재미있고, 전문적인 설명을 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하지만 제품정보는 최대한 많이 알려 드리고 싶어서 노력했으니 너그럽게 봐주세요~~^^ 끝까지 저희 집 구경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instagram 통해서도 소통하고 있으니 그 곳에서도 소통 이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