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대전에서 두산을 상대로 6⅔이닝 2실점으로 막은 류현진이 한미 통산 200승이라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KBO 122승에 MLB 78승을 더한 숫자다. 한국인 투수가 국내외 리그를 통틀어 200승을 달성한 건 2009년 은퇴한 송진우 이후 역대 두 번째다.

공교롭게도 송진우가 KBO 최초 200승을 달성한 해가 2006년이었는데, 그 해가 류현진의 데뷔 시즌이었다. 류현진은 "그때 송진우 선배님의 200승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앞으로 관리를 잘해서 꼭 210승 기록도 한번 깨보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한마디를 덧붙였다. "개인적인 기록은 다 필요 없다. 오직 우승뿐이다."
한화의 마지막 우승은 27년 전이다

류현진이 우승을 말할 때 한화 팬들의 마음이 더 무거워지는 이유가 있다. 한화의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은 1999년이다. 롯데를 4승 1패로 꺾고 창단 14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한 그 해 이후 27년 동안 한화는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지난해 1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LG에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류현진이 복귀한 이후 한화는 포스트시즌에 두 번 진출했지만 결승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지금 한화가 가장 젊다

비관적으로만 볼 건 아니다. 올 시즌 한화 타선의 면면을 보면 이 팀의 전성기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문현빈은 올 시즌 리그 손꼽히는 타자로 성장했는데 아직 24세다. 2023 드래프트 전체 1순위 포수 허인서는 타격에서 리그 최상위권 성적을 내고 있는데 23세다. 노시환은 지난해 한화와 10년 장기 계약을 맺었는데 아직 26세로 전성기가 남아있다. 여기에 강백호가 부활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이도윤과 황영묵 같은 젊은 타자들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투수진도 마찬가지다. 김서현이 올 시즌 부진으로 고전 중이지만 22세로 커리어가 시작 단계에 불과하고, 정우주와 황준서도 20대 초반으로 성장 가능성이 열려있다. 왕옌청이 올 시즌 선발진을 버텨주고 있고, 화이트와 에르난데스 체제가 돌아가는 동안 젊은 투수들이 그 뒤를 채울 수 있다면 선발진도 지금보다 두꺼워질 수 있다. 지금 한화의 핵심들이 전부 20대 중반이라는 게 가장 큰 희망이다.
류현진이 은퇴하기 전에 우승을 볼 수 있을까

류현진은 만 39세다. 정확한 은퇴 시점을 알 수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길어야 2~3시즌이 남았다. 올 시즌도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지만 체력과 구속이 서서히 줄어드는 건 막을 수 없다.
류현진 본인은 "구속은 떨어지겠지만 마운드 위에서 타자와 끝까지 싸울 수 있는 투수로 남고 싶다"고 했다. 젊은 타선이 완전히 개화하는 시점이 류현진이 마운드에 남아있는 시간과 맞아떨어진다면, 27년 묵은 한화의 우승 가뭄이 끝날 수 있다. 그게 류현진의 마지막 소원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