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PICK]"달에 찍힐 새 발자국"…아폴로 vs 아르테미스 우주복 차이는
기사내용 요약
나사, 아르테미스 임무용 신형 우주복 공개…40여년만의 차세대 장비
보온성·유연성·시야·범용성 모두 강화…2025년 달 착륙서 활용 예정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미 항공우주국(NASA·나사)가 2년 뒤 아르테미스 3호 임무에서 달을 밟을 우주비행사들을 위한 우주복을 공개했다. 1969년 아폴로 11호의 인류 최초 달 착륙 당시 버즈 올드린이 착용한 우주복의 차이는 뭘까.
나사는 아르테미스 3호 임무에서 달의 남극을 직접 탐사할 이들을 위해 민간업체 액시엄 스페이스가 개발한 신형 우주복 'AxEMU(Axiom Extras vehicle Mobility Unit)'을 최근 선보였다. 해당 우주복은 나사가 개발해오던 우주복 시제품을 기반으로 최신 기술이 적용돼 이동성과 안정성을 높였다.
나사는 액시엄 스페이스와 2억2850만달러(약 298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사의 시제품을 기반으로 액시엄 스페이스가 설계 및 제작을 전담하고 실제 임무가 시작되면 나사에 우주복을 대여해주는 식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당초 나사가 우주복까지 모두 제작했던 아폴로 미션과는 다른 점이다.
특히 이번 신형 우주복은 나사가 40여년 만에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장비를 선보인 것이라는 데서 보다 눈길을 끌었다. 나사는 20세기 중반 아폴로 임무를 진행하며 우주선외 활동(EVA)용 우주복을 개발하고 꾸준히 개량해왔으나 기본 형태 자체는 크게 바꾸지 않았다. 현재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사용 중인 나사의 우주복 또한 1980년대 제작된 것이다.
달 남극 탐험하는 아르테미스…신형 우주복, 보온성 높이고 쪼그려앉기·웅크리기도 돼
미국 인구 90%가 입을 수 있게 설계…3D 프린터 등 첨단기술로 비용·시간도 단축
기존 우주복은 행동에 상당한 제약이 있었던 반면 신형 우주복의 경우 쪼그려 앉기, 웅크리기 등 더 다양한 활동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게 나사의 설명이다. 달에서의 임무 수행 중 물건을 떨어트리거나 넘어지는 등의 일이 발생해도 보다 수월한 대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평범한 걷기 또한 신형 우주복이 훨씬 편할 전망이다.
아르테미스 3호 임무가 달의 남극에서 이뤄지는 만큼 우주복의 보온 능력도 보다 극대화됐다. 영하 210도 이하까지 떨어질 수 있는 달의 극지에서도 우주비행사들이 버틸 수 있도록 여분의 단열재가 보강된 것이다.
특히 아폴로 임무 당시 '인류의 위대한 도약'을 남겼던 우주복 부츠의 보온력이 보다 개선됐다. 아폴로 임무 당시에도 우주복 부츠는 금속 직물 및 단열재로 쌓여 달 표면의 날카로운 암석과 낮은 기온으로부터 우주비행사들의 신체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뒀는데, 기온이 더 낮은 극지를 탐험하게 되는 만큼 신형 우주복은 부츠의 단열재를 보충하는 데도 힘을 쏟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주인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헬멧의 성능도 보다 진화했다. 우주복의 몸체에서 유연성과 보온성이 강화됐다면 우주복 헬멧은 시야를 넓히는 데 초점을 뒀다. 크고 투명한 유리 구슬 같은 헬멧을 특징으로 하며, HD 비디오 카메라와 조명까지 추가로 장착돼 태양빛이 닿지 않는 영구 그늘 지역이나 우주유영에서도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우주복의 범용성 또한 더 높아졌다. 지난 1969~1972년 총 6차례의 아폴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달에 착륙한 12명의 우주비행사는 모두 백인이었고 평범한 체형에 가까웠다. 하지만 나사는 이번 신형 우주복이 남녀를 구분하지 않고 미국 인구의 90%가 착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자신했다. 아르테미스 3호 미션에서는 여성, 유색인종으로 구성된 승무원들이 처음으로 달을 밟게 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범용성은 높이면서 되려 우주복의 부피는 전통적인 우주복보다 더 줄기도 했다.
아울러 이번 신형 우주복은 다양한 직물들을 정밀하게 잘라내는 레이저 절단기, 3D 프린터 등 첨단기술까지 활용해 제작됐다. 이를 통해 기존 우주복보다 제작 비용 및 시간은 줄이면서 성능은 더 강화한다는 목표다.
나사는 이번에 신형 우주복 시제품을 공개하면서 실제 임무에서 활용될 장비와 거의 동일한 수준의 기능들이 탑재됐다고 강조했으나 실제 디자인 만큼은 숨겼다. 시제품의 색은 검은색을 기반으로 주황색, 푸른색 줄무늬가 섞여있다. 액시엄 스페이스의 브랜드 색상의 커버 레이어가 덮인 것인데, 임무에서 실제로 쓰일 우주복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흰색이 될 예정이다.
대기가 없는 우주 공간에서 태양의 직사광선을 그대로 맞을 경우 100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빛을 반사하는 흰색이 가장 적합하기 때문이다.
액시엄 스페이스는 "AxEMU는 혁신적인 기술과 유연한 디자인을 적용해 이전보다 더 많은 달 표면 탐사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차세대 우주복의 개발은 우주 탐험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달, 태양계, 그리고 그 너머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사 또한 "액시엄 스페이스의 차세대 우주복은 더 많은 사람들이 달 위를 탐험하고 과학을 수행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줄 것"이라며 "나사는 아르테미스 임무를 통해 어느 때보다 더 많은 달 표면을 탐사하고, 미래의 화성 우주비행사 임무를 준비할 수 있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달 활용의 길을 열어나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나사는 지난해 12월 마네킹이 탑승한 무인 탐사선이 달 궤도를 비행한 뒤 지구로 돌아오는 아르테미스 1호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바 있다. 내년에는 실제 사람 4명이 달 궤도를 비행하는 아르테미스 2호 임무, 2025년에는 여성과 유색인종 등으로 구성된 우주비행사들이 달 남극에 착륙해 6일 간 달 표면 과학 탐사 활동을 수행하는 아르테미스 3호 임무를 진행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syhs@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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