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 LG와의 준PO를 앞두고 전략 고민

kt wiz의 이강철 감독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1-0으로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후 "팬들과 최초 기록에 계속 도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kt는 이번 승리로 5위 팀 최초로 4위 팀을 이기고 준PO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감독은 "우리는 항상 최초 기록을 써왔다"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kt는 정규시즌을 공동 5위로 마친 후 1일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 4-3으로 승리했으며, 이어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4-0,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LG 트윈스가 기다리는 준PO에 진출하게 되었다. 2015년 와일드카드 제도가 도입된 이후 5위 팀이 4위 팀을 이기고 준PO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강철 감독은 이날 7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호투한 선발 투수 웨스 벤자민의 활약이 승리의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1차전 선발 윌리암 쿠에바스와 오늘 경기 선발 벤자민은 정규시즌 막판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는데 이렇게 잘 던질 줄 몰랐다"며 "특히 벤자민은 쿠에바스의 호투에 자극받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쿠에바스는 와일드카드 1차전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이 감독은 "쿠에바스와 벤자민 모두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는데 볼넷을 내주지 않은 것이 중요했다"며 "체력 문제를 딛고 팀을 위해 힘있게 잘 던져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정규시즌 막판엔 두 선수 때문에 울고 싶을 때가 많았다"며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kt는 이번 경기에서 쿠에바스와 벤자민의 무실점 역투 덕분에 와일드카드에서 22이닝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며 이 부문 신기록을 세웠다. 이강철 감독의 적재적소에 알맞은 투수 교체와 불펜 투수들의 활약도 큰 역할을 했다. 이날 벤자민을 7회까지 기용한 후 8회에 고영표, 9회에 박영현을 투입해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강철 감독은 "벤자민은 힘이 떨어지지 않더라"며 "다만 1-0 상황이라서 고영표를 아끼지 않고 8회에 낼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6회초 결승타를 친 강백호에 대해서는 "진작 배트를 짧게 잡고 쳤으면 좋았을 것이다"며 "정규시즌 막판 컨디션이 올라와서 4번 타순에 넣었는데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이제 이강철 감독은 LG가 기다리는 준PO를 바라보고 있다. 준PO 1차전의 선발 투수에 대한 질문에는 "이제 집에 들어가서 생각할 것"이라며 "엄상백과 고영표의 휴식이 충분하지 않다. 조이현을 낼까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kt는 하루 휴식을 취한 뒤 5일 잠실구장에서 준PO 1차전을 치른다.

kt는 이강철 감독의 말처럼 짧은 팀 역사에도 많은 최초 기록을 세웠다. 올해에는 최초로 열린 5위 결정전에서 승리했고 1위 결정전(2020년)과 5위 결정전에서 모두 승리한 팀이 됐다.

사진 = 연합뉴스
최대영 rokmc117@fom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