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로 돌아온 ‘병장 한동희’ “부대밥 먹고 커진 몸으로 폰세와 붙어보고 싶었는데…”

김하진 기자 2025. 12. 15.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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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타자 한동희가 입대 전인 지난해 2월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 미소 짓고 있다. 한동희는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9일 전역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지난 9일, 한동희(26)의 소속은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롯데로 바뀌었다.

제대 전부터 바쁜 나날을 보냈다. 11월 초에는 국가대표팀에 뽑혀 체코, 일본과의 평가전에 참가했다. 제대 직전에는 휴가도 받아 시상식에 참석했다. 어느덧 군 생활이 끝나 있었다.

한동희는 상무에서 올해 100경기를 치르며 타율 0.400, 27홈런, 115타점을 기록했다. 홈런은 1위였다.

상무서 홈런 1위 등 기량 만개
내년엔‘포스트 이대호’기대
“복무 중 마음도 많이 단단해져”
리그 정상급 투수들과 대결 꿈

상무를 퓨처스리그 남부리그 1위로 이끈 한동희는 이제 롯데로 합류한다. 롯데는 스토브리그 동안 외부 영입 없이 한동희를 기다렸다. 올해 팀 홈런 최하위(75홈런)인 롯데로서는 장타자 한동희의 복귀가 반갑다.

2018년 롯데에 입단해 ‘포스트 이대호’로 불린 한동희는 2020~2022시즌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내기는 했지만 확실히 성장하지 못한 채 지난해 6월 입대했다. 상무 입대 후 ‘오로지’ 운동만 했다. 매일 오전 6시30분에 일어나 기술 운동을 했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오후에 웨이트 트레이닝 등 훈련에 매진했다. 매일 오후 10시면 반드시 잠에 들었다. 규칙적인 생활에 체격이 부쩍 커졌다. 그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매일 하니까 자연스럽게 커졌다”며 “스피드 운동도 병행했는데 몸의 회전이 빨라지면서 홈런도 많이 나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루 일과 중 빼놓을 수 없었던 것 하나가 롯데 경기 시청이었다. 한동희는 “매일 봤다. 그런데 군부대 TV가 오후 9시45분 되면 꺼진다. 항상 중요한 순간에 꺼져 다음날 아침 결과를 챙겨보곤 했다”고 밝혔다.

올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마음이 설레었다. 롯데는 전반기를 3위로 마쳤지만 후반기 고꾸라지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한동희는 “함께 상무에서 생활하는 다른 배구 선수들 중에 롯데 팬들이 있는데 ‘진짜 가을야구 가겠다’고 이야기하곤 했었다”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미안하다 ML 간다.

롯데는 2017년을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하고 있다. 그 시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팀의 중심축에 대한 필요성은 물론 갓 전역한 한동희를 향한 기대감도 커질 수밖에 없다. 한동희는 이제 주변의 말에 흔들리던 어린 한동희가 아니다. 그는 “항상 부담감을 갖고 했었지만 이제는 그냥 하던 대로 하자는 생각이다. 상무에 있으면서 마음이 많이 단단해졌다. 주위의 말에 휘둘리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마음속의 단단함은 타석에서도 자신감을 갖게 했다. 한동희는 “투 스트라이크까지는 내가 원한 코스에 오면 강한 스윙을 하게 됐다. 100% 다 스윙하는 건 아니지만 80% 정도는 내 스윙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내년 시즌 마주하게 될 1군 투수들과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한동희는 “한화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사진)와 라이언 와이스의 공을 쳐보고 싶었는데 (미국 진출을 해서) 아쉽게 됐다”고 했다. 특히 폰세는 올 시즌 KBO리그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로 간 최우수선수(MVP)다. 한동희는 “좋은 투수를 보면 타석에서 느낌이 어떨까라고 상상을 많이 했다”며 “폰세와 상대했다면 아마 빠른 공을 공략해보지 않았을까”라고 말했다. 그만큼 자신감이 커졌다. 제대하자마자 부산에서 운동 중인 한동희는 이미 다음 시즌에 집중하고 있다. ‘홈런을 얼마나 치고 싶으냐’는 물음에 고개를 저으며 “내가 홈런을 몇개 치는지는 필요 없다. 롯데가 가을야구에 가면 좋겠다”고 열망을 드러냈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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