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노벨상 휩쓴 AI혁명… '알파고 대부' 허사비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지난 9일(이하 현지시각) 올해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신약 후보 물질 발굴의 강력한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단백질 3차원 구조를 예측하는 AI를 개발한 데이비드 베이커 워싱턴대 교수(62)와 데미스 허사비스 딥마인드 CEO(48), 존 점퍼 딥마인드 수석연구원(39)을 선정했다.
특히 허사비스는 AI기술인 '알파폴드'를 통해 단백질 연구의 발전에 중요한 기여를 한 것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사비스는 2020년 '알파폴드2'(AlphaFold2)라는 AI 모델을 발표하여 약 2억개의 단백질 구조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었다. 알파폴드2는 190개국에서 200만명 이상의 연구자들에 의해 사용됐고 이를 통해 항생제 내성을 더 잘 이해하고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효소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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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한국에서 이세돌 9단과 대국을 펼칠 당시 '알파고의 아버지'로 잘 알려진 바 있다. 알파고는 허사비스가 창업한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AI 프로그램이다. 당시 알파고는 이세돌에 4-1로 이겼다.
허사비스가 바둑 AI를 개발한 것은 어릴 때부터 체스나 바둑 같은 게임에서 특출난 재능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1976년 영국 북런던에서 장난감 가게를 운영한 키프로스계 그리스인 아버지, 중국계 싱가포르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4세 때 아버지를 따라 체스를 시작했고, 11세 때 영국 주니어 체스팀 주장을 맡아 13세 당시 14세 이하 세계 2위 선수로 등극했다. 바둑, 보드게임, 포커 등에도 뛰어나다.
8세 때 체스 대회에서 받은 상금으로 컴퓨터를 구입하고 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한 뒤, 게임사 엘릭서 스튜디오를 창업했다. 2005년 회사를 정리한 뒤 그는 진로를 바꿔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에서 인지 신경과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기억과 기억상실증에 관한 연구로 사이언스지에서 선정한 2007년 10대 과학 혁신에 꼽혔다. 대학원을 다니는 와중에 세계 두뇌 게임 올림피아드인 마인드 스포츠 올림피아드에서 5년 연속 챔피언 자리를 지켰다.
2011년 학계를 떠나 런던에서 셰인 레그, 무스타파 슐레이만과 AI 스타트업인 '딥마인드 테크놀로지스'를 창업했다. 딥마인드는 2014년 구글이 4억달러에 인수했지만 그는 CEO로 남았다. 그리고 2021년 알파폴드를 이용한 신약 개발 스타트업 '아이소모픽랩스'를 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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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사비스는 수상 발표 이후 낸 성명에서 "나는 수십억명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AI 잠재력을 보고 내 경력을 AI 발전에 바쳐왔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200만명 이상의 연구자가 효소 설계부터 신약 개발에 이르기까지 중요한 연구를 진전시키는 데 알파폴드를 사용했다"며 "알파폴드가 과학적 발견을 가속할 수 있는 AI의 놀라운 잠재력을 입증한 첫 번째 사례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수상은 순수 과학이 아닌 응용 분야에서 특히 화학자가 아닌 허사비스가 수상사로 선정된 점에서 이례적으로 평가된다. 앞서 허사비스가 낸 단백질 구조 논문은 2021년 출판된 뒤 1만3000회 이상 인용되는 등 학계에서 높은 주목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미국판 노벨상으로 불리는 '래스커상'을 받기도 했다. 그동안 노벨상이 주로 순수 학문의 손을 들어줬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AI 관련 연구자들이 연달아 수상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AI가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허사비스와 점퍼가 알파폴드와 함께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AI, 컴퓨터 생물학 그리고 과학 자체에 있어 기념비적인 업적"이라고 밝혔다. 수상자들은 메달, 증서와 함께 상금 1100만스웨덴크로나(약 14억3000만원)를 나눠 갖는다. 베이커 교수가 전체 상금의 절반을, 나머지 절반은 허사비스 CEO와 점퍼 디렉터가 다시 반씩 나눠 받는다.
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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