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네이버' 맞손 이어 잡는다…PLCC 우위 점친 배경

서울 여의도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본사 외경 /사진 제공=현대카드

현대카드가 국내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네이버와의 제휴 연장에 성공하면서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경쟁력을 증명했다. 그동안 다수의 대형 브랜드가 경쟁사로 이탈하는 흐름을 끊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충성 고객과 연회비 수익 등 사업·재무적 성장세를 이어갈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현대카드는 '데이터 사이언스' 전략을 앞세워 PLCC 시장 주도권 굳히기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최근 '네이버 현대카드 에디션3' 상품을 출시했다. 2021년 8월 현대카드와 네이버가 첫 제휴를 맺고 지난해 1월 리뉴얼을 거친 뒤 내놓은 PLCC 상품이다. 네이버의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플러스 이용 회원을 대상으로 포인트 적립 혜택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브랜드 연쇄 이탈 끊었다

현대카드가 네이버와 함께 내놓은 신상품은 단순한 리뉴얼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5년 단위로 이뤄지는 제휴 계약을 연장하며 두 회사의 동맹 관계도 견고해졌기 때문이다. 최초 계약 후 전개한 PLCC 사업 과정에서 얻은 긍정적인 효과를 높게 평가한 결과다. PLCC는 각 회사의 고객·결제 생태계 연결로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카드는 PLCC 시장을 개척·주도해온 회사다. 2015년 사업 개시 이후 이종 산업 내 주요 브랜드를 확보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문제는 PLCC 사업의 유망성을 본 주요 카드사들도 시장에 뛰어들며 쟁탈전이 격화됐다는 점이다. 특히 현대카드는 각 산업 내 선두 브랜드와의 제휴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어 전방위적인 도전에 직면했다.

대표적으로 스타벅스는 지난해 10월 제휴 계약을 기존 현대카드에서 삼성카드로 바꿨다. 5월에는 무신사도 삼성카드로 제휴 계약을 옮겼다. 배달의민족은 현대카드 단독 제휴 대신 신한·삼성카드와의 복수 제휴를 택했다. 커피·쇼핑·배달 시장에서 최상위권 지위를 가진 브랜드들이 연쇄 이탈하면서 현대카드의 PLCC 전략 재편도 불가피했다.

현대카드와 네이버의 제휴 계약 연장은 PLCC 경쟁 구도를 전환할 계기로 평가된다. 네이버의 유료 멤버십 가입자는 약 100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온·오프라인 쇼핑 결제는 물론 디지털 콘텐츠 소비에 적극적인 우량 고객층이다. 5년 동안 이어진 협업 체계에서 상당 규모의 회원이 현대카드로 유입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PLCC 발급량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카드는 연말 국내 최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의 제휴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 PLCC는 해외 결제 고객을 확보하는 데 중추적 역할을 수행한 상품이다. 현대카드는 네이버 사례처럼 장기간 쌓아온 신뢰와 성과를 바탕으로 계약 연장에 성공할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인다. 주요 브랜드와의 제휴 유지 여부는 2라운드에 접어든 PLCC 경쟁을 좌우할 요인이다.

/그래픽=유한일 기자

고객·수익 확대…데이터 결합 주목

최근 카드사가 직면한 영업 환경을 고려하면 PLCC의 중요도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신용카드 회원 수가 일정 수준에 다다른 가운데 신규 유치를 위한 부담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을 유입시킬 수 있는 제휴 사업이 돌파구로 꼽힌다. 현대카드의 7월 기준 개인 신용카드 회원은 1314만명으로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에 이어 업계 3위다.

PLCC는 마케팅 비용 절감과 추가 연회비 확보 등 수익성 측면의 강점도 가진다. 현대카드는 PLCC와 범용신용카드(GPCC)를 양대 축으로 카드수익을 늘려가고 있다. 카드수익 중 연회 비는 2분기 기준 1003억원이다. 분기 기준 최초로 1000억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가맹점 수수료 수익(4214억원)에 이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 잡았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PLCC 상품뿐 아니라 프리미엄 카드 발급도 늘면서 연회비 수익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는 굵직한 브랜드의 제휴 포트폴리오 이탈에도 당분간 PLCC 주도권 경쟁에서 비교 우위를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와 대한항공 외에도 코스트코·올리브영·이마트·현대자동차 등 여전히 업계 최대 규모의 파트너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약 11년 동안 PLCC 사업을 전개하며 쌓은 노하우와 네트워크 역시 현대카드가 가진 강점으로 꼽힌다.

현대카드는 PLCC 사업을 단순한 결제 혜택 이상의 범위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주요 브랜드와의 데이터 동맹을 기반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려는 시도다. 독자적인 데이터 분석 역량과 마케팅 인사이트가 결합되면 PLCC 생태계는 더 고도화될 수 있다. 이는 현대카드가 지향하는 경영 전략인 데이터 사이언스의 연장선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 PLCC라는 개념을 정립했으며 고도화된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국내 PLCC 발급 건수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각각의 파트너사는 현대카드의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과 플랫폼을 토대로 자신의 기업 회원뿐만 아니라 다른 파트너사의 회원들도 잠재 고객으로 확보해 협업 마케팅에 나설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유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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