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새 2배 늘어난 증권사 '전문계약직', 구조조정 칼바람 직격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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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권사의 비정규직 비율이 2배 이상 늘었다.
그동안 증권업계가 성장을 지속하면서 '버는 만큼 가져가는' 비정규직 구조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 자본시장에 위기감이 감돌면서 증권사 계약직이 1순위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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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 해지 명분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어…중소형 증권사 구조조정 시작"
(서울=뉴스1) 손엄지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권사의 비정규직 비율이 2배 이상 늘었다. 그동안 증권업계가 성장을 지속하면서 '버는 만큼 가져가는' 비정규직 구조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최근 자본시장에 위기감이 감돌면서 증권사 계약직이 1순위 구조조정 대상이 되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59개 증권사 계약직은 1만1472명으로 집계됐다. 이사와 비등기임원을 제외한 직원(2만6710명)의 42%가 넘는 비중이 비정규직이었다.
이는 금투협의 집계가 시작된 2009년 2분기 기준 계약직 비중(18.8%)과 비교하면 23%p 이상 늘어난 수치다. 단순 숫자로도 전체 직원 수는 3만7474명에서 3만8182명으로 소폭 늘었지만, 계약직 직원은 7078명에서 1만1472명으로 62% 넘게 증가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증권사들의 구조조정이 시작됐고, 증권사 사업 구조도 기업금융(IB)이 커지면서 계약직이 늘어났다"면서 "IB 인력들은 버는 만큼 인센티브를 많이 받을 수 있는 계약직을 다들 선호한다"고 말했다.
올해 3분기 기준으로 계약직 비중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흥국증권(93.8%)으로 나타났고, 대형 증권사 중에서는 메리츠증권이 62.2%로 가장 높았다. 다올투자증권, 한양증권, 하나증권도 계약직 비중이 전체 50%를 넘었다.
물론 증권업계는 IB 인력들이 정규직보다 계약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인센티브 체계가 정규직과 달라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도 있고, 수명이 짧은 증권업계에서는 계약직으로 몸값을 키워 이직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구조조정 한파가 들이닥쳤을 때는 회사가 가장 먼저 정리할 수 있는 인력이기도 하다. 증권업계에서 선호하는 '전문계약직'은 아무 이유도 없이 계약을 해지할 순 없지만, 지금처럼 경영상황이 악화됐을 때는 얼마든지 명분을 만들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명분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폭넓게 인정이 된다"면서 "고과를 안 좋게 줄 수도 있고, 연봉 협상에서 비협조적으로 나가 스스로 퇴사하게 만들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부분이 계약직으로 있는 IB와 리서치센터를 중심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케이프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에 흔들리는 중소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이 시작되고 있다.
eo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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