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힘들게 키워놨더니 이제는 집에도 오지 말라니 서운해서 잠이 안 온다라며 자식의 거절에 가슴을 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자식 부부가 고생할까 봐 밑반찬을 바리바리 싸 들고 찾아갔지만 돌아오는 것은 현관문 앞에서의 차가운 거절뿐이다.
부모 세대는 자식을 위한다는 순수한 마음이었지만 자식들이 부모의 방문을 숨 막혀 하며 문전박대까지 불사하는 이유를 소개한다.

아무리 부모 자식 사이라 해도 연락도 없이 비밀번호를 누르고 들어오는 행동은 자식 부부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다.
편히 쉬어야 할 개인 공간에 시부모나 친정부모가 갑자기 들이닥치면 젊은 세대는 엄청난 정서적 압박감과 피로감을 느낀다.
자식을 돕겠다는 부모의 좋은 의도와 달리 사전 동의 없는 불쑥 방문은 자식들로 하여금 현관문 고리를 걸어 잠그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자식 집에 들어선 부모들은 집안 청소 상태부터 아이 양육 방식까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간섭과 잔소리를 시작하기 일쑤다.
애를 왜 이렇게 키우냐, 집 꼴이 이게 뭐냐라며 던지는 사소한 지적들이 며느리와 사위에게는 치명적인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부모는 걱정돼서 한 말이라 항변하지만 결국 이 잔소리가 부부 싸움의 씨앗이 되면서 자식들은 부모의 방문 자체를 원천 차단하게 된다.

자식들이 힘드니까 오지 마시고 우리가 갈게요라고 말하는 것에는 부모의 건강을 걱정하는 마음보다 시댁·처가 식구를 맞이해야 하는 부담감이 더 크게 작용한다.
부모가 집에 오면 청소부터 식사 대접까지 신경 써야 할 일이 태산이라 차라리 밖에서 한 끼 먹고 헤어지는 것이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자식들의 현실적인 피로감을 눈치채지 못하고 서운함만 표현하는 부모의 태도는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든다.

평생 자식을 위해 희생했으니 자식 집에 가면 왕이나 손님처럼 대접받기를 은근히 바라는 부모들의 심리도 문제를 키운다.
각박한 현대 사회에서 맞벌이로 하루하루 버티기 바쁜 젊은 부부에게 부모의 이러한 기대감은 또 하나의 무거운 의무이자 짐으로 인식된다.
내 집에서조차 마음 편히 쉬지 못하고 부모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 자식들은 부모를 기피하게 된다.

자식 부부와 평생 좋은 관계로 남고 싶다면 자식의 가정을 완벽하게 독립된 남의 집으로 인정하는 냉정함이 필요하다.
방문하기 전에는 반드시 일정을 먼저 묻고 자식이 바쁘다고 하면 쿨하게 돌아서는 인내심이 품격 있는 부모의 모습이다.
자식의 삶에 매달리지 않고 내 노후를 스스로 즐기는 독립적인 부모라야 자식 세대에게도 끝까지 존경받고 대접받을 수 있다.
Copyright © 나를 돌보는 마음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