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 추심 뿌리 뽑는다… 금융위,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추진
자본금 30억 원 이상 우량업체 중심 개편

금융회사로부터 연체채권을 사들여 빚을 독촉하는 '매입채권추심업'의 진입 문턱이 대폭 높아진다. 금융당국이 제한 없이 이뤄졌던 현행 '등록제'를 엄격한 심사를 거쳐야 하는 '허가제'로 전환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2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포용적 금융 대전환 5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매입채권추심업 허가제 전환 방안을 발표했다. 매입채권추심업은 금융사나 대부업체에서 부실 연체채권을 싼값에 사들인 뒤 직접 돈을 받아내는 방식 등으로 회수해 수익을 내는 금융업의 일종이다.
그동안 낮은 진입장벽 탓에 영세업체가 무분별하게 늘어나면서 시장에서는 과열 경쟁이 벌어졌다. 이로 인해 연체채권 가격이 상승하자 업체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과잉 추심에 나섰고, 당국의 감독도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금융위에 등록된 매입채권추심업자 수는 911곳에 달한다.
이에 금융위는 매입채권추심업에 허가 요건을 도입하기로 했다. 우선 일반(위탁) 채권추심업 수준에 맞춰 △자본금 30억 원 △금융사의 50% 이상 출자 △건전하고 타당한 사업계획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대주주의 재무건전성과 전문성을 입증해야 한다.
인적·물적기준도 강화된다. 20명 이상의 상시 고용인력과 변호사 등 전문인력 5명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민감정보 보호를 위한 전산 보안 설비도 필수적으로 갖춰야 한다. 또 법이 정한 업무 외 다른 업무를 겸영하거나 금전대부업, 대부중개업과의 겸업도 금지한다.
이번 개편은 신규 진입 업체뿐 아니라 기존 사업자에도 적용된다. 다만 기존 사업자들에는 정상적인 영업을 지속하면서 허가를 준비할 수 있도록 법 시행일로부터 3년의 유예기간을 주기로 했다. 반면 전환 계획이 없는 기존 업체의 경우 법 시행 후 6개월 이내에 보유 채권에 대한 매각·소각 등 정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금융위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부업법 개정안을 8월까지 마련하고 연내 국회 통과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허가받은 우량업체들이 낮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영업을 할 수 있도록 채권양수 통지(채권이 양도되거나 양수된 사실을 채무자에게 알리는 절차) 등에 민사상 특례를 주는 방안도 검토한다. 금융위는 행정 비용이 절감되면 무리한 추심이 줄어들고, 장기적으로 채무자를 보호하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무질서했던 기존 시장이 질서 있는 퇴출 유도로 상위 30개사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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