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반도체 산업기술 해외 유출 5년간 41건

최근 5년간 정부가 산업기술보호 실태조사 대상을 확대해 왔지만, 해외로 유출된 산업기술은 한 해 20건 안팎을 유지하며 줄어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반도체,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기술 유출이 가장 빈번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기술보호 실태조사 현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2일 한겨레가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산업통상부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산업부가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를 위해 서면조사를 실시한 기업은 2020년 142곳에서 지난해 156곳으로 5년 새 9.9%가량 늘었다.
산업기술은 제품의 개발·생산·보급 및 사용에 필요한 기술상의 정보로,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법에 따라 총 4243개가 지정돼 있다. 이 중 해외로 유출되면 국가안보와 국민경제 발전에 큰 악영향이 우려되는 기술은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전기전자, 자동차·철도, 조선 등 13개 분야 76개 기술이 이에 해당한다.
산업부는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산업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보안관리 체계, 인력 관리, 자산분류, 정보 시스템 현황 등을 매년 서면 점검하고 2022년부터는 2년 주기로 현장방문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현장조사 기업 수는 2022년 13곳에서 2023년 35곳, 지난해 55곳으로 늘었다.
그러나 이 기간 산업기술 유출은 계속됐다. 산업부가 관련 법 개정안 시행 후 처음 국회에 제출한 ‘2025 산업기술 해외유출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산업기술을 국외로 유출해 적발된 사건은 총 105건이다. 2020년 17건, 2021년 22건, 2022년 20건, 2023년과 작년 모두 23건으로 유사한 수준을 유지했다. 이중 중소기업의 산업기술 유출이 60건으로, 대기업(35건)과 비교하면 보안 시스템이 열악한 중소기업의 피해가 더 크다는 점도 드러났다.

특히 국내 핵심기술로 꼽히는 반도체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기업으로의 유출이 이어졌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5년간 해외 유출 산업기술 105건 가운데 반도체 기술유출이 41건으로 가장 많았고 디스플레이(21건), 자동차(9건), 전기전자·조선(7건)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국가핵심기술 해외 유출 33건 중에서도 반도체 10건과 디스플레이 6건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
허성무 의원은 “국가간 산업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술유출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며 “소관 부처와 정보·수사기관의 공조와 협력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했다.
유하영 기자 y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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