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떠받치던 개미들마저 폭락장에 떠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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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50조원대로 8개월여 만에 20조원이나 줄어들었다.
■증시 대기자금 50조원 연중 최저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50조7793억원(21일 기준)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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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하면서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을 떠나고 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50조원대로 8개월여 만에 20조원이나 줄어들었다. 개인 매수세가 힘을 잃으면 거래량 자체가 위축돼 증시 하락과 거래 절벽의 악순환이 우려된다.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시 대기자금 성격인 투자자 예탁금(장내파생상품 거래예수금 제외)은 50조7793억원(21일 기준)으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하이브 공모주 청약 당시인 2020년 10월 7일(47조7330억원) 이후 최저치이기도 하다.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1월 27일)에 기록한 연중 최고치(75조1073억원)와 비교하면 약 8개월 새 25조원가량 감소한 것이다.
2019년 말 27조3933억원 수준이던 투자자 예탁금은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장세에 따라 주식투자 열풍이 불었던 2020년 말에는 65조522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지난해 초부터 올해 초까지 대체로 60조원대 이상을 유지했다. 지난해 5월에는 SK아이이테크놀로지 청약 환불금 효과에 힘입어 77조9018억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금리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화되고 증시가 부진에 빠지면서 투자자 예탁금은 50조원선이 붕괴될 위기에 처했다.
'빚투(빚내서 투자)' 대기자금 성격인 신용거래 융자잔고도 다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8조9134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이후 상승세를 보이며 20조원에 육박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급락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신용융자는 더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개미들이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면서 거래량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지난 26일 기준 이달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7조5959억원으로 8월 대비(7조7893억원) 2000억원 가까이 줄었다. 지난 3월 11조796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한 후 감소세를 나타내다 지난달 처음 회복세를 보였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줄어들고 있다.
특히 이달 들어 국내 증시에서 3조8332억원을 순매수했던 개인은 26일부터 이틀 연속 순매도를 보였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신용 청산을 포함한 투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개미들의 순매도 행보에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의 '거래 절벽' 우려를 나타냈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당장 예측하긴 어렵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반대매매 등 개인투자자들에게 변수가 많아질 수 있다"며 "거래량이 줄어들면서 지금보다 외국인의 매도세가 축소되더라도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지수가 저점으로 내려가면 거래량이 줄고 매도 물량을 받아주는 곳이 없으면 지수가 하락하는 악순환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연구위원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매매의 방향이 일정한 패턴을 갖고 있어 지수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지만 개인투자자는 구성이 다양해서 일관된 패턴을 보여주지 않는다"며 "개인투자자 전반이 당장 거래를 줄이는 패턴을 보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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