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서쪽 해안길을 달리다 보면, 에메랄드빛 바다와 하얀 거대 풍차가 어우러진 장면이 시선을 붙잡는다.
하지만 신창풍차해안도로는 단순한 드라이브 명소를 넘어, 제주의 지속가능한 미래와 전통이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다.

신창풍차해안도로는 한경풍력발전단지의 일부로, 국내 최초 상업용 해상풍력단지가 자리한 곳이다.
연간 약 78,302MWh의 전력을 생산해 29,650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을 공급한다. ‘탄소 없는 섬 2030’ 비전을 실현하는 상징적인 현장이기도 하다.

해안 산책로를 걷다 보면 검은 현무암으로 만든 원담이 나타난다.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해 물고기를 가두는 제주의 전통 어업 방식으로, 현대의 풍력발전기와 나란히 있는 모습이 과거와 현재의 조화를 보여준다.

산책로는 바다 위로 길게 뻗어 있어 밀물과 썰물에 따라 전혀 다른 풍경을 선사한다.
썰물에는 현무암과 해초가 드러나 신비롭고, 밀물에는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듯 청량감이 느껴진다. 만조 시 일부 구간이 잠기므로 물때 확인이 필수다.

오후 늦게 방문하면 차귀도 능선 뒤로 떨어지는 붉은 해와 풍차 실루엣이 어우러진 장관을 볼 수 있다.
인근에는 월령리 선인장 군락, 판포포구, 수월봉·엉알해안 등이 있어 하루 코스로 묶기 좋다.

신창풍차해안도로는 자연의 힘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현재, 전통 어업 방식이 전해주는 과거, 그리고 친환경 미래를 향한 비전이 함께 숨 쉬는 곳이다.
차를 세우고 바람을 맞으며 이 복합적인 풍경 속에 서보면, 제주가 한층 깊고 풍요롭게 느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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