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름 중 하나가 있다면 단연 LG 트윈스의 좌완 선발 송승기다. 한때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신인이 어떻게 ‘에이스 같은 5선발’ 자리에 올랐을까? 그의 이야기는 단순한 성적 이상의 감동과 성장을 담고 있다.
2021년, 전체 87순위로 LG에 입단한 송승기는 사실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선수였다. 2024년까지 1군 경력이라 봐야 단 8경기, 겨우 몇 이닝을 던졌을 뿐이다. 하지만 올해 그는 완전히 달라졌다. 12경기 선발 등판에서 7승 3패, 평균자책점 2.30. 특히 국내 투수 중 평균자책은 1위. 무엇이 이토록 극적인 변화를 만들어냈을까?
상무에서 찾은 터닝포인트
군 복무가 그의 인생을 바꿨다. 상무 야구단에서 복무하면서 투구폼을 바꾸고, 마음가짐까지 새로 잡았다. 원래 140㎞ 초반이었던 최고 구속은 어느새 시속 148㎞까지 치고 올라갔다. 무엇보다 본인의 투구에 확신이 생긴 것이 가장 큰 변화였다. 마운드에 서면 이제는 두려움 대신 책임감으로 버틴다.
상무 시절 그는 무려 11승, 평균자책점 2.41, 탈삼진 121개로 퓨처스리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송승기는 이때 다진 투구폼과 멘탈을 그대로 이어가며 현재 1군에서도 눈부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5선발이지만 에이스 같은 존재

LG 트윈스 내부적으로는 송승기를 여전히 5선발로 기용하고 있지만, 지금 그의 존재감은 결코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조기 강판이 가장 싫다”고 말하며 이닝을 책임지는 투수가 되겠다는 각오를 드러낸다. 그에게는 신인왕, 다승왕보다도 ‘최고의 이닝 이터’라는 목표가 더 중요하다.
“내가 오래 마운드를 지켜줘야 다음 투수들이 편해진다”는 그의 말에는 동료들을 향한 배려와 자기 위치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담겨 있다. 그런 태도야말로 팀이 신뢰하는 이유다.
감독도 인정한 성장
최근 염경엽 감독은 송승기에게 이렇게 말했다. “지금 네 구위는 연타를 허용할 수준이 아니다. 맞아도 자신 있게 던져.” 이는 그가 단순히 운이 좋은 신인이 아니라, 진정한 리그 정상급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는 확신이다.
송승기 역시 “몸과 마음이 딱 맞게 세팅된 느낌이다. 지금이 내 야구를 찾은 순간이다”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흔들림 없이 쌓아온 과정 끝에, 그는 비로소 자신만의 야구를 해나가고 있다.
팬들이 기대하는 그 다음 스텝은?

송승기의 반전 드라마는 이제 시작일 뿐이다. 신인왕 0순위라는 평가도, 에이스급 경기 내용도 그저 현재에 불과하다. 그는 자신이 향하는 방향이 이닝 이터, 그리고 팀을 위한 에이스라는 걸 정확하게 알고 있다.
올 시즌 LG 트윈스가 선두 경쟁을 이어가려면 송승기의 이런 활약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팬들은 이제 그의 등판이 기다려지고, 또 믿는다. 주목받지 못했던 무명이 군대를 다녀온 뒤 에이스가 됐다는 이야기. 이것이야말로 야구가 주는 가장 드라마틱한 재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