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늙음은 나이로 오지 않는다. 익숙함이 모든 것을 집어삼킬 때 온다." 언제부턴가 새로운 노래가 시끄럽게 들리고, 낯선 음식이 위험해 보이기 시작했다면 당신은 이미 늙어버린 것이다.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지만, 뇌의 노화는 습관에서 시작된다. 호기심이 식어가고 변화가 귀찮아질 때 당신은 서서히 안전지대라는 감옥 속에 갇히게 된다.

1. 새로운 노래를 듣지 않는다
어느새 플레이리스트가 10~20년 전 노래들로 채워져 있다.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음악, 예능까지 옛날 것들을 찾아 다시 보게 된다. 최신 콘텐츠가 싫은 것이 아니다. 그냥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좋을 뿐이다. 새로운 것을 찾아 나서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것들, 이미 마음에 스며든 것들을 반복해서 즐기는 자신을 발견한다.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평균 33세부터 새로운 노래를 듣지 않기 시작한다고 한다. 생소한 음악을 접하면 무의식적으로 낯설음을 느끼고, 굳이 노력해서 새로운 취향을 개발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 이미 충분히 좋아하는 것들이 있고, 그것들로도 충분히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새로운 발견의 설렘보다는 익숙함이 주는 안정감을 더 크게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2. 자고 일어났는데 개운하지 않다
한때는 어떤 자세로 잠을 자든 아침이면 상쾌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충분히 잤음에도 불구하고 몸이 무겁고 머리가 맑지 않은 날들이 늘어난다. 수면의 질이 달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깊은 잠에 빠지는 시간이 줄어들고 중간에 깨는 횟수가 늘어나며, 회복력 있는 수면을 취하기 어려워진다. 전날 밤 조금만 늦게 자도 다음 날 하루 종일 그 피로가 이어진다. 20대의 무한한 회복력은 이제 기억 속의 일이 되어버렸고, 잠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부터 하루를 버텨내야 한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3. 부고장이 오는 날이 많아진다
인생의 어느 시점을 지나면 휴대폰으로 받는 소식의 성격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한때 결혼과 출산 소식이 대부분이던 것이, 이제는 부고 소식이 차지한다. 동창 부모님의 소식, 직장 동료 가족의 소식이 점점 무거워지고, 조문이 일상의 일부가 된다. 검은 정장을 꺼내 입는 횟수도 부쩍 늘어난다. 이는 단순히 주변 사람들의 나이가 들었다는 의미를 넘어, 우리 역시 생명의 유한함을 실감하는 시기에 들어섰다는 뜻이다. 부고장을 매번 받을 때마다 나이듦을 새삼 실감한다.

4. 라면 한 개가 부담스럽다
젊은 시절 돌도 씹어 먹을 것 같던 강인한 위장이 이제는 라면 한 개조차 버겁게 느껴진다.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속이 쓰리고, 기름진 음식은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 밤늦게 야식을 먹으면 다음 날까지 속이 더부룩하다. 한때 무엇이든 마음껏 먹을 수 있었던 자유로운 식생활은 이제 신중한 선택과 절제가 필요한 영역이 되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 기울여야 하고, 먹고 싶은 것과 먹을 수 있는 것 사이의 간극을 인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소화력의 문제를 넘어 우리 몸 전체의 활력과 회복력이 예전 같지 않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구체적인 지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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