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화당 6명을 포함한 미국 상원의원 12명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 러시아산 경유 수입 합의의 철회를 요구했다. 여야를 가리지 않은 반발이다.
미국 여야 상원의원 12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산 경유 수입 합의에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었다. 이들은 "적에게 선물을 주고 동맹국을 배신하는 것"이라며 즉시 철회를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으로 미국 내 경유 가격이 폭등하자 가격 안정을 위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일부 풀어 경유를 수입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공화당 6명이 이름을 올렸다"
서한에 이름을 올린 12명 가운데 6명이 공화당 소속이다. '공화당 거물'로 평가받는 미치 매코넬(켄터키)을 비롯해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수전 콜린스(메인), 앨런 암스트롱(오클라호마),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존 코닌(텍사스)이 포함됐다. 대통령 소속 정당 내부에서 절반이 나왔다는 점이 이번 서한의 무게를 키운다. 당파 대립이 아니라 제재 정책의 일관성을 둘러싼 문제로 읽히는 이유다.

"경유값이 부른 제재 완화"
발단은 가격이다. 이란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서 미국 내 경유 가격이 폭등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대가로 러시아산 경유를 대량 공급받기로 푸틴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상원의원들은 "이번 합의는 푸틴 정부에 전쟁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연료 판매 기회를 제공할 뿐 미국인들에게는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레이엄법이라는 지렛대"
서한은 요구 사항도 구체적으로 적었다. 이들은 "러시아가 세계 시장에서 러시아산 경유를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은 미국의 안보 이익을 해치는 것"이라며 "푸틴의 잔혹하고 불법적인 전쟁에 맞서 계속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배신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서명한 '린지 그레이엄 러시아·이란 제재법'에 따라 권한을 행사할 것을 촉구했다.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법을 근거로 삼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에너지 가격과 제재 정책이 정면으로 충돌한 사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유 물량이 전 세계 시장으로 방출된다며 합의를 옹호하고 있다. 여당 중진들까지 이름을 올린 서한이 실제 정책 궤도를 바꿀 수 있을지가 이번 국면의 관전 포인트다. (사진 출처=뉴스1·다음 이미지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