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댄스스포츠 국가대표 꿈꾸던 10대, 개그맨의 길을 꿈꾸다
화려한 조명 아래 무대에서 관객을 웃기던 개그우먼 이은지. 그녀의 시작은 우리가 아는 개그우먼의 모습과는 꽤나 달랐다. 이은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20살까지 6년간 댄스스포츠, 그 중에서도 라틴 댄스를 전공하며 선수로 활동했다. 체계적인 연습과 끊임없는 대회 참가, 댄서로서의 꿈을 키워가던 그녀는 생활체육학과 진학을 목표로 정진하던 와중, 마음속에 있던 또 다른 꿈, ‘개그우먼’의 꿈을 버리지 못했다.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이은지에게 운동은 새로운 가능성이자 출구였다. 어머니의 권유로 시작한 댄스스포츠였지만, 늘 마음속 한구석에는 무대에서 사람을 웃기는 상상을 하곤 했다고 한다. 결국 선수 생활을 접고 본격적으로 개그 시험 준비에 뛰어들면서 그녀의 인생은 또 다른 전환점을 맞게 된다.

개그맨 공채 4연속 낙방… 그 끝에 ‘코빅’이 있었다
이은지는 누구보다 절실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개그맨 공채 시험에서 무려 네 번이나 최종에서 탈락했다. 특히 KBS 공채에서는 매번 마지막 관문에서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좌절을 겪었다. 수년간의 준비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경험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좌절 대신 연습을 선택했고, ‘웃기는 것’에 더 집중했다.
그런 그녀에게 기회가 찾아온 건 의외의 무대였다. 당시 쟁쟁한 실력자들이 출연하는 tvN의 ‘코미디 빅리그’에서 신인을 뽑는 오디션이 열렸고, 이은지는 마지막 티켓을 따내며 정식 데뷔에 성공했다. 이로써 ‘공채 개그우먼’이라는 타이틀은 아니었지만, 실력으로 무대를 밟은 첫 번째 성취였다.

유튜브부터 예능까지… ‘길은지’로 터진 인생 캐릭터
이은지는 ‘코미디 빅리그’에서 ‘직업의 정석’, ‘갑과 을’, ‘원초적 본능’ 등 다양한 코너에 출연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이름을 알린 결정적인 계기는 유튜브였다. ‘피식대학’의 ‘05학번이즈백’ 시리즈에서 ‘길은지’ 역으로 출연해 특유의 뻔뻔한 매력과 현실적인 연기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후 tvN의 예능 ‘뿅뿅 지구오락실’ 시리즈에 고정 출연하며 본격적으로 예능 대세 반열에 올랐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TV부문 여자 예능상을 수상하며 개그우먼으로서 최고의 성취를 이뤄냈다. 시험에선 떨어졌지만, 결국 대중이 선택한 진짜 웃음꾼이 된 셈이다.

운동신경 예능에서도 증명… “그 시절 댄스스포츠, 다 이유 있었다”
이은지의 운동 능력은 예능에서도 빛을 발했다. ‘지구오락실’은 물론, 각종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특유의 순발력과 유연성으로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이는 댄스스포츠 선수 시절 몸에 익힌 감각이 바탕이 됐다는 평이다. 그녀는 인터뷰에서 “라틴 댄스가 지금의 예능감각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 무대 위 시선 처리나 몸짓은 다 그때 배운 것”이라며 과거를 회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개그와 예능은 물론, 퍼포먼스까지 가능한 올라운더형 방송인으로 성장한 이은지. 끊임없는 자기 노력과 실패를 이겨낸 인내가 지금의 전성기를 만든 원동력이다.

다음은 어디? “기회가 온다면 ‘댄스스포츠’ 예능도 해보고 싶어요”
최근 인터뷰에서 이은지는 “과거 운동을 했던 것, 개그맨 시험에 여러 번 떨어졌던 것 모두 지금의 나를 만든 재료”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또 “앞으로 기회가 온다면 ‘댄스스포츠’를 주제로 한 예능이나 다큐멘터리에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웃기기 위해 무대에 서는 것만큼, 자신이 사랑하는 무대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에도 욕심이 있다는 것이다.
팬들에게는 “이제야 조금씩 내가 누구인지 보여드릴 수 있는 것 같아요. 웃겨드릴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한 일이에요. 오래오래 함께 웃었으면 좋겠습니다”라는 따뜻한 메시지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