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뻘건 쇳물’ 뚝뚝 흘리고 지나간 우크라 드론…러 전차 불태웠다
우크라이나군이 공중에서 녹은 금속 물질인 ‘테르밋’을 투하하는 일명 ‘드래건 드론’을 전장에 투입한 가운데, 처음으로 이를 사용해 러시아군 전차를 파괴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6일(현지시각) 키이우 포스트, 비지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의 바흐무트 지역에서 작전을 수행중인 우크라이나군 제30기계화여단은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드래건 드론으로 적군의 탱크를 불태웠다”고 주장하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을 보면 이동중이던 전차에 갑자기 불꽃이 튄다. 그 후 드래건 드론으로 추정되는 비행물체가 불꽃과 연기를 일으키며 저공비행한다. 영상이 끝날 무렵엔 전차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며 폭발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 초부터 전장에 ‘드래건 드론’을 투입했다. 마치 입에서 불을 내뿜는 용을 닮았다고 해서 이런 별명이 붙었다. 이 무기가 러시아군 전차를 직접 타격한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저공비행하는 드론 무기는 알루미늄과 산화철이 혼합된 특수 금속인 테르밋을 녹인 물질을 투하한다. 최고 2200도에서 불탈 수 있는 이 물질은 러시아군 병력에 직접 타격을 입히거나 혹은 러시아군을 숨겨주는 나무나 숲을 빠르게 불태울 수 있다.
특히 이 드론 무기는 적에게 공포를 심어주는 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 키이우포스트는 “드래건 드론이 투하하는 불꽃에 맞지 않는 한 치명적인 부상을 입히지 않지만 건조한 작물, 나무 등 기타 가연성 물체에 불을 지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엄폐물을 불태워 적군이 포격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한다”며 “공격을 당한 군인들이 대피할 수 있는 시간은 3~10초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전직 영국군 장교이자 군수 산업 전문가인 니콜라스 드러먼드는 CNN을 통해 “이 무기의 효과는 물리적인 것보다는 심리적인 것”이라며 “내가 알기로 현재 우크라이나는 테르밋을 전달할 수 있는 제한된 역량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이 새로운 주 무기라기보다는 틈새 역량”이라고 말했다.
1890년대 독일의 한 화학자가 발명한 테르밋은 원래 기차 철로를 용접하기 위한 용도로 만들어졌다. 금속을 포함해 거의 모든 물질을 불태울 수 있기 때문에 이처럼 무기로 사용됐을 때에는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사실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사 전투에서 테르밋을 사용하는 것은 국제법상으로 금지되어 있지 않지만, 인체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민간 표적에 사용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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