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동 삼표 용지에 IT 랜드마크

박제완 기자(greenpea94@mk.co.kr), 권오균 기자(592kwon@mk.co.kr) 2023. 3. 19.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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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시장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용적률 800% 업무지구 조성

46년 만에 완전 철거된 서울 성동구 삼표레미콘 공장 용지가 새로운 랜드마크인 '글로벌 퓨처 콤플렉스(GFC)'로 다시 태어날 전망이다.

GFC는 신기술·사회관계망서비스(SNS)·미디어·정보 등 첨단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이 모인 복합시설로, 서울시는 잠실 롯데타워와 같은 랜드마크로 만들기 위해 용적률을 800%까지 높여줄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아일랜드 더블린 그랜드 커낼독 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삼표 용지와 성수 일대에 글로벌 미래 업무지구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고 19일 서울시가 설명했다. 오 시장이 삼표 용지에 대한 구체적 활용 방안을 제시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 주목된다. 오 시장은 "(커낼독은) 낙후한 곳을 잘 개발해 최첨단 기업이 몰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며 "삼표 레미콘 용지가 이와 유사한 장소"라고 밝혔다. 커낼독 지구는 구글·애플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유럽 본사가 몰려 있어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지역이다. 오 시장은 삼표 레미콘 공장 철수로 생겨난 면적 2만8804㎡ 성수동 용지를 향후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

SNS·미디어 등 4대 분야 세계적 하이테크기업 유치

구글·메타 등 유럽본사 위치, 아일랜드 '커낼독' 벤치마킹, 6000억대 공공기여금 받기로

 지난 16일(현지시간) 아일랜드 더블린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 성수동 삼표레미콘 용지를 아일랜드 '그랜드 커낼독 지구'와 같이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더블린에 와서 보니 자연과 잘 어우러진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들이 얼마나 활발하게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제를 일구는지를 볼 수 있었다"며 "이 같은 콘셉트를 그대로 한국으로 가져가 '성수전략정비구역' 등과 연계해 서울숲과 성수동 일대를 전 세계 최첨단 하이테크 기업들이 몰려들어 일과 주거, 자연환경이 잘 어우러진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랜드 커낼독 지구는 과거 가스시설이 있던 낙후 지역이었다. 그러나 재개발 과정에서 파격적인 법인세 혜택을 도입하며 세계적인 기업이 찾는 유럽의 경제 중심지로 성장했다. 구글, 애플, 메타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유럽 본사가 입지해 있어 '유럽의 실리콘밸리'로 불린다.

 구체적으로 오 시장은 삼표 용지에 'GFC(글로벌 퓨처 콤플렉스)'를 조성하겠다고 했다. TAMI 기업들이 몰려오는 IT 중심지로 키울 방침이다. TAMI란 신기술(Technology), SNS(Advertising), 미디어(Media), 정보(Information) 등의 영어 단어 머리글자를 조합한 신조어로, 첨단산업을 의미한다.

 성수동은 현재 성수IT산업개발진흥지구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다양한 IT 기업이 이미 입주해 있는 만큼 이 기능을 GFC에 집약할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세계적인 TAMI 기업을 끌어오겠다는 목표다.

 GFC가 맡게 될 또 하나의 역할은 한강변 랜드마크다. 삼표 용지는 한강과 중랑천이 합류하는 지역으로, 사방이 트여 있는 입지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 만큼 한강과의 연계를 통해 상징성 있는 조형물을 만들겠다는 게 서울시의 구상이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삼표 용지의 용도지역을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일반상업지역으로 4단계나 높여줄 예정이다. 용적률이 200% 이하에서 800% 이하로 오르는 셈이다. 높이 555m 지상 123층에 이르는 롯데월드타워, 여의도 등이 대표적인 용적률 800% 지역이다. GFC 타워 역시 건물 한 동으로만 지어진다면 7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이 될 수 있다. 서울시는 용적률을 대폭 올려주는 대신 공공기여금을 6000억원가량 받을 계획이며, 독특하게도 건축가들과 이에 대한 활용 방안을 논의한다.

 삼표 용지 인근 서울숲 일대는 전시문화, 컨벤션 등 문화체험 공간으로 재구성된다. 이곳은 아일랜드 도크랜드와 비슷한 점이 많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도크랜드는 상업지구 인근에 2100석 규모의 '도크랜드 대운하 극장'을 함께 운영한다.

 한편, 19일 서울시는 '로컬브랜드 상권 강화 사업' 대상지로 골목 5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시는 국제 관광지로 성장할 역량을 갖춘 서촌, 이태원, 수유동, 신촌, 천호자전거거리 5곳을 대상으로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인 지원 작업에 착수한다. 시는 향후 3년간 상권당 최대 15억원을 투자한다.

 서울시는 골목이 가지고 있는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외국인이 선호하는 글로벌 요소와 인프라스트럭처를 추가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도 찾는 K골목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블린(아일랜드) 박제완 기자 / 서울 권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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