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63년생 전세영(본명 전은희)은 서울 동일여고를 졸업한 뒤, 스무 살 무렵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1986년, 단 한 편의 영화로 인생이 바뀐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티켓에서 순진하고 청순한 막내 다방 아가씨 ‘세영’ 역을 맡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신선한 마스크와 묘하게 퇴폐적인 매력을 동시에 지닌 그녀는 첫 작품으로 대종상 신인연기상을 거머쥐었다.
당대의 김지미, 이혜영, 안소영 못지않은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영화계 차세대 스타로 급부상했다.

이듬해인 1987년 지옥의 링에서는 만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엄지영’ 역을 맡아 대한민국 남학생들의 이상형으로 떠올랐다.
오혜성과 엄지 커플은 이후 수많은 이들의 ‘전설’로 회자될 정도였다. 데뷔 초기였지만 영화계의 스포트라이트는 온전히 전세영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찬란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1989년 서울 도곡동에서 전세영은 운전 중 오토바이를 치고 달아나는 뺑소니 사고를 일으켰다.
불구속 기소되며 구설에 오른 그녀는 이미 한 차례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리고 1년 뒤, 대중을 충격에 빠뜨리는 사건이 터졌다.

1990년, 마담뚜 이순희의 소개로 만난 재벌 백화점 대표와 호텔에서 벌인 일이 공개된 것이다.
당시만 해도 연예인의 범죄가 실명까지 그대로 보도되던 시절이었다.
유명 여배우와 재벌의 스캔들이 적나라하게 보도되면서 대중은 충격에 빠졌다.

한때 대한민국 청춘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스타는 그렇게 나락으로 떨어졌다.
이후에도 몇 편의 작품에 모습을 비쳤지만, 이미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이미지에 금이 가 있었다.

짧고 굵었던 스타로서의 시절을 뒤로한 전세영은 1996년 작곡가 김형석과 결혼하며 또 한 번 주목받았다.
김형석은 당대 최고의 작곡가로, 신승훈, 박진영, 김건모 등 수많은 톱스타들의 히트곡을 만든 주인공이었다.
전세영보다 세 살 연하인 김형석과의 결혼 소식은 연예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결혼 후 전세영은 모든 연예 활동을 중단하고 가정에 집중했다. 부부는 별다른 다툼 없이 화목하게 지내왔고, 슬하에 자녀는 두지 않았다.
하지만 남편 김형석의 야간 작업이 잦은 직업 특성과 전세영의 레스토랑 사업 등 생활 패턴의 차이가 점차 커지며 결국 7년 만에 합의 이혼했다.
다행히 큰 갈등 없이 친구처럼 남기로 합의했고, 두 사람 모두 각자의 길을 조용히 걸어가고 있다.

전세영을 떠올리면 당시의 시대상이 자연스레 떠오른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마스크, 청순하면서도 도발적인 분위기, 그리고 밤 10시 이전에는 꼭 귀가한다는 내성적인 성격까지.

고인이 된 마광수 교수도 한 여성지 인터뷰에서 “현대적인 여배우를 꼽으라면 전세영”이라며 그녀의 매력을 극찬하기도 했다.
짧은 전성기였지만 1980년대 후반 대한민국 영화계를 관통했던 강렬한 이미지.
여전히 전세영을 그리워하는 팬들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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