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뻐서 꺾었는데… 알고 보니 불법이었다

초록빛으로 가득한 여름이면 고요한 능선 사이로 색색의 꽃들이 얼굴을 내민다. 사진가와 등산객은 숨겨진 그 장면을 찾기 위해 조심스럽게 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가끔은 그 아름다움이 화를 부르기도 한다. 아무렇지 않게 꽃을 꺾거나, 집에 심겠다며 뿌리째 뽑아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 중에는 단순한 산 꽃이 아닌 법으로 보호받는 식물들이 있다. 국립공원과 산림청은 해마다 여름철 보호종 불법 채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해당 식물이 보호종인지 몰랐더라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노랑무늬붓꽃,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

노랑무늬붓꽃은 붓꽃과 식물 가운데 희귀한 종 중 하나다. 키는 30cm 정도로 크지 않지만, 선명한 노란색과 중앙에 퍼진 보랏빛 무늬가 눈길을 끈다. 여름철 6~7월 사이 고산지대에 집중적으로 피며, 꽃잎은 활짝 벌어져 바닥을 향한다. 강한 햇빛보다는 습기가 많은 반그늘을 선호한다.
주로 지리산, 설악산, 덕유산 등 해발 1000m 이상 지역에서 발견되며, 일반 등산로에서도 일부 군락이 확인된다. 그러나 접근 자체가 어려운 곳에서 자라는 경우가 많아 ‘산이 숨긴 꽃’이라 불리기도 한다.
이 식물은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식물 2급’이다. 씨앗으로 번식하는 속도가 느리고, 환경 변화에 민감해 생태계 교란이나 채취가 개체 수 감소로 이어진다. 일부 사진가들이 좋은 각도를 위해 군락지 안으로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뿌리에 손상이 갈 수 있다. 채집은 물론 촬영 목적의 접촉도 자제해야 한다.
노랑무늬붓꽃은 모든 부분이 국가 보호 대상이다. 채취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만병초, 이름과 달리 독성 식물

만병초는 이름만 보면 약초처럼 들리지만, 오히려 독성을 가진 식물이다. 진달래과에 속하는 이 식물은 키가 작고 나뭇잎이 두껍다. 초록빛을 띠는 잎 사이로 연한 분홍빛 꽃이 피는데, 꽃잎은 5장으로 겹쳐 종 모양을 이룬다. 언뜻 봐선 진달래와도 비슷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 오대산, 태백산 등 고지대의 암석 지대나 침엽수림 아래에서 자란다. 여름에도 기온이 낮고 바람이 많은 지역에서 군락을 이루며, 번식 속도가 느려 군집 내 구조 변화에 민감하다.
만병초는 일부 지역에서 불법 약초 채취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독성이 있음에도 예전에는 관절 통증에 좋다는 속설이 돌았지만, 실제 복용 시 인체에 위험을 줄 수 있다. 특히 잎과 꽃에는 ‘안드로메도톡신’이라는 성분이 있어 환각, 구토, 호흡곤란 등을 유발할 수 있다.
현재 만병초는 산림청이 지정한 희귀식물로 분류돼 있으며, 자연에서 무단으로 채취하는 행위는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
설악산국립공원 사무소는 여름철마다 만병초 채취 감시 드론을 운영하고 있다. 적발된 사례 중 상당수가 무심코 꺾었다는 답변이지만, 보호종이라는 사실을 모르더라도 면책은 되지 않는다.
아름다움은 눈으로만… 자연을 지키는 법

여름 산에서 마주치는 야생화 가운데는 위 두 종 외에도 ‘금강초롱’, ‘털진달래’, ‘솔나리’ 등 여러 법정 보호종이 있다. 이들은 모두 꽃 자체보다 군락 생태계와 번식 조건의 보존이 더 중요하다.
등산객이 많아지는 6~8월은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SNS나 블로그 등을 통해 ‘숨은 꽃 명소’가 공유되면서 일부 지역은 출입 금지 구역이 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해마다 여름철 야생화 보호 캠페인을 실시한다. 보호종이 서식하는 지역에는 ‘출입 금지’ 표시와 함께 식물명, 법적 지위, 채취 금지 조항 등을 명확히 표시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방문객은 이를 무시하거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많다.
야생에서 피는 꽃은 그 자체로 생태계를 구성하는 일원이다. 꺾거나 파내는 순간 주변 생물의 순환도 함께 흔들린다. 아름다움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은 이해할 수 있지만, 그 감동은 눈으로만 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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