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흑자 전환 무색하게 만든 전 오너의 거액 청구
남양유업이 경영권 교체 이후 대규모 주주환원 정책으로 신뢰 회복에 나선 가운데,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전직 오너의 퇴직금 소송 결과가 내일 발표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는 홍원식 전 회장이 남양유업을 상대로 낸 임원 퇴직금 청구 소송의 1심 판결을 27일 선고한다. 홍 전 회장이 요구한 금액은 무려 443억 5,775만 원에 달한다.

이 금액은 소 제기 당시 남양유업 자기자본의 6.54%에 해당하는 대규모 액수다. 남양유업이 5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뒤 발표한 전체 주주환원 규모인 310억 원을 크게 웃돈다. 회사의 정상화를 이끈 주주들을 위한 자금보다 회사에 위기를 초래한 전임 오너가 챙겨갈 퇴직금이 더 많다는 점에서 비판 여론이 거세다.


● 셀프 보수 결의 취소와 청구권 소멸 공방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홍 전 회장 재임 시절 불거진 셀프 보수 논란이다. 홍 전 회장은 과거 정기 주주총회에서 본인을 포함한 임원의 이사 보수 한도를 50억 원으로 정하는 안건에 직접 찬성표를 던졌다. 하지만 법원은 이해관계가 있는 주주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상법 규정을 근거로 해당 결의를 취소했다.

이에 따라 퇴직금 청구의 법적 근거가 사라졌는지를 두고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남양유업 측은 적법한 보수 결의가 없었기에 퇴직금 청구권 자체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반면 홍 전 회장 측은 결의 취소와 무관하게 실제로 근무하며 직무를 수행한 대가는 정당하게 지급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 황제식 퇴직 규정과 오너리스크의 그늘
홍 전 회장 측이 요구한 거액의 퇴직금 뒤에는 과도하게 설계된 과거 퇴직금 규정이 존재한다. 과거 남양유업 규정에 따르면 사장 등 일반 임원에게는 재직 1년당 2개월 치의 월보수가 적용됐으나, 회장에게는 무려 7개월 치를 적용하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퇴직금 산정 기준인 월보수를 임의로 늘릴 수 있는 꼼수 구조까지 더해져 오너 일가만의 잔치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홍 전 회장은 불가리스 허위 광고 사태에 책임을 지고 2021년 사퇴한 이후 경영권을 둘러싼 수많은 법정 분쟁을 야기했다. 게다가 회사 자금 유용 및 리베이트 수수 혐의가 인정되어 지난 1월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이번 판결 결과는 소액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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