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 혼다 파일럿 vs 토요타 하이랜더, 패밀리 SUV 신차 대결 승자는?

최근 토요타와 혼다가 대형 SUV 간판 모델인 하이랜더와 파일럿 신 모델을 나란히 출시했다. 두 차 모두 넉넉한 거주 및 적재 공간을 앞세워, 패밀리 SUV 수요를 겨냥했다. 오늘 포스팅에선 두 차의 차체 크기와 실내 공간, 파워트레인, 보증기간 등 다양한 항목에서 1:1 비교를 통해 각 차의 특징을 살펴봤다.

글 강준기 기자(joonkik89@gmail.com)
사진 각 제조사

Round① : 헤리티지

혼다 1세대 파일럿

혼다 파일럿은 2002년 최초 등장했다. 북미 시장을 겨냥한 모델로, 생산 역시 미국과 캐나다에서 진행했다. 이 모델부터 혼다는 V6 3.5L 가솔린 엔진을 사용했다. 미니밴 오딧세이 플랫폼을 바탕으로 넉넉한 거주 및 적재공간을 확보했으며, 2008년 2세대, 2015년 3세대, 그리고 최근 4세대로 진화했다. 한국 시장엔 2세대부터 들어와 포드 익스플로러와 함께 수입 대형 SUV 시장을 양분했다.

토요타 1세대 하이랜더

토요타 하이랜더는 2년 앞선 2000년 최초 등장했다. 렉서스 RX와 같은 플랫폼을 사용했고, 2005년부턴 6기통 3.3L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이 나오면서 입지를 키웠다. 2007년 2세대, 2013년 3세대로 진화했고, 이번에 국내에 들어온 모델은 4세대다. 참고로 올해 상반기 미국 시장 판매량은 하이랜더가 약 11만3,000대로, 포드 익스플로러(약 10만4,000대), 쉐보레 트래버스(약 6만8,000대), 혼다 파일럿(약 5만5,000대)보다 한층 높다.

Round② : 차체 크기 비교

먼저 ‘피지컬’ 비교부터. 확실히 신형 파일럿의 체격이 조금 더 크다. 차체 길이는 5,090㎜로 하이랜더보다 125㎜ 넉넉할 뿐 아니라 기존 모델과 비교해도 85㎜ 길다. 차체 너비 역시 1,995㎜로 65㎜ 더 넓으며, 높이는 1,805㎜로 50㎜의 차이가 있다. 휠베이스 또한 차이가 뚜렷한데, 2,890㎜로 이전 파일럿(2,820㎜)보다 70㎜ 늘었다.

다만, 체격이 큰 만큼 몸무게는 많이 나간다. 2,130㎏으로, 하이랜더보다 45㎏ 무겁다. 이는 연비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적재공간 차이는 흥미롭다. 3열 시트 뒤 용량은 파일럿이 527L, 하이랜더가 453L로 혼다가 한층 여유롭다. 반면, 2열 시트 뒤 공간은 2L 차이로 거의 동일하다. 즉, 이번 파일럿의 ‘벌크업’은 주로 리어 오버행에 집중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디자인 차이도 눈에 띈다. 파일럿은 과거 2세대 모델처럼 다시 투박하고 각진 정통 오프로더 스타일로 거듭났다. 거대한 그릴과 네모반듯한 헤드램프, 수평으로 뻗은 루프 라인이 대표적이다. 국내 출시 모델의 외장 컬러는 화이트, 그레이, 블랙 딱 세 가지로 준비했다. 아무리 무채색 좋아하는 한국 소비자라지만, 구성이 조금 심심하다.

반면, 하이랜더는 부드러운 곡선 위주의 스타일링으로 도심에서 어울리는 크로스오버 SUV 형태를 지녔다. 바짝 치켜 올린 눈매와 벨트 라인, 볼륨감을 강조한 리어 펜더를 통해 개성을 강조했다. 외장 컬러는 8가지로 한층 다채롭다. 휠은 두 차 모두 20인치가 기본이다.

Round③ : 실내 공간 비교

다음은 인테리어 비교. 최근 혼다의 디자인은 과감한 개성보단 차분하고 담백한 스타일로 변하고 있다. 신형 파일럿 역시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을 갖췄다. 10.2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9인치 중앙 모니터를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유/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유선 안드로이드 오토를 갖췄다. 12개 스피커로 구성한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가 기본이며, 기어레버는 오딧세이처럼 버튼식 형태로 마련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스마트폰 무선충전 패드도 눈에 띈다.

승차정원은 8인승. 주목할 만한 부분은 2열 시트 구성이다. 오딧세이처럼 가운데 좌석 등받이를 접어 컵홀더와 암레스트로 활용하거나, 아예 탈착해 트렁크 바닥 아래에 실을 수도 있다. 파노마라 선루프와 2열 열선 시트, 1열 통풍 시트는 기본으로 들어가며, 뒷좌석 공조장치 패널을 마련해 편의성을 높였다. 또 다른 흥미로운 장비는 ‘테일게이트 워크어웨이 락’. 트렁크 좌측에 자리한 버튼을 누른 뒤, 양손에 짐을 들고 차에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트렁크 도어를 닫을 수 있다. 부피가 큰 짐을 옮길 때 요긴하게 쓸 수 있다.

하이랜더는 한층 개성을 강조했다. 모니터 사이즈도 더 크다. 12.3인치 센터 모니터를 갖추면서, LG U+ 드라이브 기반의 ‘토요타 커넥트’를 심었다. 팟캐스트와 모바일TV,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U+ 스마트홈, AI 음성인식 등 다양한 편의기능이 들어갔다. 유/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유선 안드로이드 오토 역시 지원한다. 이외에, 11개 스피커로 구성한 JBL 오디오가 기본으로 들어가며, 1열 통풍 시트 또한 기본 장비로 갖췄다. 다만, 2열 열선 시트는 상위 트림에서 만날 수 있다. 하이랜더는 2열 독립 시트가 기본으로, 승차정원은 7인승이다.

Round④ : 파워트레인 비교

다음은 파워트레인 비교. 파일럿은 V6 3.5L 가솔린 자연흡기 엔진을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 다만, 10단 자동변속기와 셔터그릴, 가변 실린더 제어 시스템, 알루미늄 구조 등을 통해 연료효율을 높였다. 최고출력은 289마력이며,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이다. 특히 AWD 성능을 이전보다 개선했는데, 리어 디퍼렌셜의 반응 속도를 30% 높이고, 40% 더 많은 토크를 처리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 했다. 지능형 지형 관리 시스템도 눈에 띈다. 눈길, 진흙길, 모랫길 등 7가지의 다양한 주행모드를 갖춰 험로주행 성능을 높였다. 또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을 적용해 실내 정숙성도 더욱 높였다.

하이랜더 역시 이전엔 6기통 가솔린 엔진을 사용했으나, 신형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탑재했다. 엔진과 3개의 전기 모터, 배터리를 조합해 시스템 최고출력 246마력을 뿜는다. 파일럿에 비해 출력은 43마력 낮지만, 연비 차이는 확실하다. 복합 13.8㎞/L로, 파일럿(8.4㎞/L)보다 5㎞/L 이상 높다. 또한, 브레이크는 앞뒤 모두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를 적용해 안전성을 키웠다. 하이랜더 역시 사륜구동 시스템이 기본이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하이랜더의 AWD는 하이브리드 모델에만 들어가는 E-Four 시스템이다. 트랜스퍼 케이스가 없고, 뒤 차축의 전기 모터가 필요에 따라 뒷바퀴를 굴리는 시스템이다. 파일럿만큼 다양한 오프로드 주행모드는 없지만, 사륜구동 탑재로 인한 연비저하가 크지 않다. 또한, 모터 개수가 많아 회생제동을 통해 거둬들이는 에너지의 양도 상당하다.

Round⑤ : 안전성 비교

패밀리 SUV를 찾는 소비자는 튼튼한 안전설계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두 차 모두 합격이다. 가장 공신력 있는 충돌테스트 기관인 미국 고속도로 안전보험협회(IIHS)에서 최고등급인 ‘탑 세이프티 픽 플러스’를 받았다. 두 차 모두 운전석과 동반석 스몰 오버랩(25% 부분 충돌)뿐 아니라 측면충돌, 지붕 강도, 헤드램프 성능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특히 ‘차-차’ ‘차-보행자’ 긴급제동 보조 테스트에서도 두 차 모두 최고점을 받았다. 완성도를 높인 혼다 센싱과 토요타 세이프티 센스의 안전성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아울러 유아용 카시트 설치 용이성 부문에서도 Good 등급을 받았다. 자녀와 함께할 패밀리카를 찾는 소비자라면 참고할만한 결과다.

에어백 개수는 8개로 두 차가 같은데, 구성에서 차이가 있다. 파일럿은 운전석 및 동반석 무릎 에어백, 1열 사이드 에어백, 커튼 에어백 등으로 구성했다. 하이랜더는 동반석 무릎 에어백이 없는 대신, 파일럿엔 없는 1열 좌석 사이에 쿠션 에어백이 자리했다.

Round⑥ : 보증기간 및 가격 비교

두 차의 보증기간은 3년/10만㎞로 같다(선도래 기준). 보증연장 프로그램도 있는데, 두 차 모두 최대 5년/10만㎞까지 연장할 수 있다. 하이랜더의 경우, 하이브리드 배터리 보증은 10년/20만㎞까지 제공한다.

차 가격은 파일럿의 경우 6,940만 원짜리 단일 트림으로 나온다. 안전기술을 포함해 장비 수준이 크게 올라갔지만, 이전 세대보다 900만 원 가까이 올랐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하이랜더는 두 가지 트림으로 나누는데, 기본 모델은 6,660만 원, 상위 트림은 7,470만 원이다. 옵션 차이가 있는 만큼 고민이 필요하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2열 열선, 파노라믹 뷰 모니터 등에서 차이가 있다.

다른 경쟁 차종과 비교하면 어떨까? 포드 익스플로러는 2.3L 터보가 6,865만 원, 3.0L 터보가 7,895만 원이다. 현대 팰리세이드는 3.8 가솔린 4WD 기준 5,343만 원부터 시작하며, 2열 VIP 패키지와 듀얼 와이드 선루프, 사이드 스텝을 더하면 6,041만 원까지 올라간다. 쉐보레 트래버스는 5,640만 원부터 시작하며, 상위 트림인 레드라인이 6,280만 원, 하이 컨트리가 6,615만 원이다(사이드 스텝 적용하면 6,697만 원).

과연 올해 하반기, 대형 SUV 시장의 주도권은 누가 움켜쥘지 관심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