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는 기업들, 개입 선 긋는 정부..중재 노력은 어디에

이윤석 기자 입력 2022. 8. 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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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습기 살균제 피해 조정위원회에는 정부가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만든 조정안은 강제력도 없고, 한쪽이 거부하면 그만입니다. 실제로 기업들이 보상 액수가 크다며 합의를 거부하고 있는데, 정부는 "피해자 보상에는 개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이윤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습기 살균제 참사를 부른 기업들 가운데 일부는 조정안에 따른 피해 보상금을 줄 수 없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특히 옥시와 애경은 가장 책임이 무거운데도 "원료 물질 제조사가 돈을 더 내야 한다"거나 "이번 조정안으로 완전히 끝나야 한다"는 주장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원료를 공급한 SK케미칼 등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조정위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불만을 제기하면서도 정작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진 않아 답답하다"고 말했습니다.

갈등이 심해지면서 결국 논의 자체가 중단됐습니다.

정부가 중재자로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작 정부는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조정위는 사적 기구라 정부가 참여하지 않았다"며 "필요한 지원 정도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참사 당시엔 가장 앞장섰던 국회 역시 머뭇거리고 있습니다.

환경노동위 의원실 관계자는 "여러 정부가 얽힌 참사고, 해결도 쉽지 않아, 누구도 선뜻 중재자로 나서려고 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와 국회마저도 무관심한 모습을 보이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최예용/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 : 정부에선 관심 없지. 사회적으로도 관심 없지. 조정안을 울며 겨자 먹기로 받아들이려고 그런 상황인데, 그것마저도 기업이 책임을 안 진다고 하니까. 미쳐버리는 거죠. 피해자들이.]

조정 대상 피해자만 7천여 명.

역대급 대참사지만 누구도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VJ : 장지훈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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