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 '이것' 때문에 피눈물 흘리죠

출처 : 뉴스 1

젠트리피케이션
대형 자본 유입이 원인
임대료 폭등시켜 공실 유발

최근 카페들이 즐비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던 동네들이 있다. 성수동, 연남동, 익선동 등이 바로 대표적인 동네이다. 이런 거리의 경우는 그 동네 골목만의 독특하고 고유한 문화가 매력적으로 다가와 유명해지는 게 대부분이다.

그러나 ‘핫플레이스’가 되어 상권이 살아나는 건 잠깐이고, 이후 빠르게 동네 상권이 무너지기 일쑤다. 관광산업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지만, 동시에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을 내쫓는 기이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바로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으로 불리는 현상 때문이다.

출처 : 뉴스 1

젠트리피케이션은 1964년 독일계 영국인 지리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루스 글래스가 처음 사용했다. 도심 근처의 낙후된 지역이 활성화되면서 외부 자본과 새로운 거주층이 유입되고 임대료 상승 등으로 인해 원주민들이 밀려나는 현상을 일컫는 말로, 영국의 상류층을 의미하는 ‘젠트리(gentry)’와 ‘~화(化)하다‘라는 의미의 접사 ’-fication’이 결합한 말이다.

초기에는 상권이 살아나는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기존 주민들이 경제적 부담을 느끼며 이주해 지역의 고유한 문화와 정체성을 잃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출처 : 뉴스 1

과거 공장 지역이었던 성수동의 경우, 젊은 예술가들이 모여들어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유명세가 높아져 대형 자본이 유입되고, 팬데믹 종료 이후 ‘팝업 스토어의 성지’가 되면서 임대료가 가파르게 올랐다. 지난해 연말 성수동에서는 주간 50개가 넘는 팝업이 열렸다.

팝업 스토어는 넓은 공간이 필수적이기에 임대료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여기에 팝업은 1주에서 2주가량의 짧은 기간만 임대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져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적용을 받지 않는다. 그 때문에 임대료 상승 폭에 제한이 없어 월 임대료를 훨씬 웃돌만큼 치솟았다.

한 부동산 관계자는 “팝업 임대료가 일주일 기준으로 10평에 500만 원, 20평대는 1,600만 원대”라며 “그래도 목이 좋은 곳은 7월까지 예약이 다 찼다”라고 귀띔했다.

출처 : KBS 프로그램 ‘다큐 3일’

이에 전반적으로 임대료가 오르면서 그 결과 자연스럽게 월 임대료도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았다. 이태원의 경리단길도 젠트리피케이션의 부작용을 명확히 보여 주는 사례로 꼽힌다. 경리단길은 한때 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국적인 맛집과 개성 있는 가게들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후 임대료가 점차 높아지면서 소규모 가게들이 자취를 감췄다. 대형 프랜차이즈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면서 경리단길의 독특한 매력은 사라졌고,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상권은 자연스레 쇠퇴했다.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은 지역 발전에 이바지한 사람들은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밀려나면서 부의 계층 이동이 더 힘들어지고, 빈부격차를 심화할 수 있다. 또한 문화적 다양성과 지역적 특성이 사라질 우려가 존재한다. 이러한 젠트리피케이션을 방지하기 위해서 지자체에서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출처 : 뉴스 1

젠트리피케이션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성수동이 위치한 성동구에서는 2015년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조례’를 제정했다. 해당 조례는 ‘지속가능발전구역’을 지정해 해당 구역에 지정될 경우 대기업이나 프랜차이즈 입점을 제한하고, 건물주에게 임대료 안정 협약을 맺도록 유도한다. 2023년 8월 성동구는 성수전략정비구역을 제외한 성수동 대부분 지역으로 발전 구역을 확대했다.

또한, 성동구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개정을 요구하고 있다. 해당 개정안에는 임차인의 영업권을 보호하기 위해 환산보증금제 폐지, 관리비 공개 의무 신설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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