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맞아 전국의 주요 관광지들이 또다시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논란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고질적인 문제지만, 올해 역시 어김없이 터져 나오면서 국내 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과 피로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이 돈이면 차라리 해외 간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일부 상인들의 이기적인 행태가 국내 관광 생태계 전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 1박에 200만원? 상상 초월하는 요금에 등 돌리는 여행객들
대표적인 사례는 오는 11월 불꽃축제를 앞둔 부산 광안리다. 일부 숙박업소들은 축제 기간 숙박비를 평소의 수십 배에 달하는 1박 200만원까지 책정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예약을 마친 고객에게 축제 일정 변경을 핑계로 기존 요금의 두 배 이상을 요구하는 사례까지 발생하며 소비자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이는 특정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한 여행 유튜버는 울릉도 여행 중 겪은 황당한 경험을 공개했다. 1인분에 1만 5천원인 삼겹살은 비계가 절반 이상이었고, 택시 기사는 고의로 길을 돌아가며 부당요금을 청구했다. 에어컨이 고장 난 숙소 주인은 "원래 그렇다"며 불친절한 태도로 일관해 많은 이들의 공분을 샀다. 지난해 제주에서 불거졌던 비계 삼겹살 논란이나 특정 메뉴 강매 등의 문제가 전혀 개선되지 않은 채 되풀이되고 있는 것이다.
▶▶ "비싸고 불친절하다"…고착화되는 부정적 인식
이러한 논란이 계속되자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국내 여행은 사치품", "대접받으며 여행할 수 있는 해외로 가는 게 낫다"는 등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두 업소의 일탈로 치부하기에는 숙박, 음식,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면서 '국내 여행은 비싸고 불친절하다'는 부정적 인식이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실제로 지난해 제주를 찾은 내국인 관광객 수는 전년 대비 감소했으며, 이는 바가지요금 논란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SNS의 후기나 댓글 하나가 여행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정보가 된 시대에, 무분별한 상술은 결국 지역 전체의 이미지를 훼손하고 관광객의 발길을 끊는 자충수가 되고 있다.
▶▶ 자정 노력과 제도적 장치 마련 시급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이익에만 급급한 일부 상인들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바가지요금 문제가 근절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이제 소비자들은 단순히 저렴한 가격이 아닌, 지불한 비용에 합당한 만족감을 얻는 '가심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투명한 요금 정책과 친절한 서비스가 관광지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각 지자체들은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제주도는 '착한 가격' 캠페인을 도입했고, 여수시는 불친절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하며 서비스 개선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일회성 대응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상인들의 자정 노력과 함께, 부당요금 단속 강화, 표준 요금제 도입 등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만 잃어버린 신뢰를 회복하고 지속가능한 관광 발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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