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안보 차원서 'LNG운반선 건조' 16년만에 재개 [여의도 Pick!]
일본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를 16년 만에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일본 조선업계는 2035년께 연 3~5척의 LNG 운반선을 다시 건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잃어버린 제조역량을 되살리기 위해 한국 조선업계에도 협력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5일 이마바리조선과 가와사키중공업, 나무라조선소 등 일본 조선 3사가 공동으로 LNG 운반선 건조 재개를 추진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일본 정부도 선주가 국산 LNG 운반선을 도입할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합니다. 일본 성장전략회의가 이달 중 마련하는 ‘민관 투자 로드맵’에도 국산 LNG 운반선 건조 재개 방침을 담을 예정입니다.
LNG는 발전 연료와 도시가스 등에 쓰입니다. 일본은 국내 LNG 수요의 약 98%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일본으로 연결되는 파이프라인이 없는 만큼 LNG 수입에는 운반선이 필수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건조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한국과 중국 업체에 수요를 빼앗기면서 2019년 선박 인도를 마지막으로 자국 내 LNG 운반선 건조를 중단했습니다. 2035년께 건조가 재개되면 16년 만의 부활이 됩니다.
이마바리조선 등 3사는 각사가 보유한 LNG 운반선 설계 기술과 용접 인력을 서로 지원하며 공동 건조 체제를 만들 계획입니다. 생산 거점으로는 가와사키중공업의 사카이데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일본 조선업계는 연간 3~5척 건조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으로 LNG를 들여오는 데 약 100척의 LNG 운반선이 운항하고 있으며, 선박 교체 주기가 약 20년인 점을 고려하면 연 5척을 일본 내에서 건조할 경우 필요한 운송 능력을 자국에서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문제는 기술 공백입니다. 일본에서는 LNG 운반선 건조가 5년 넘게 끊기면서 관련 공급망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현재 LNG 운반선에 주로 쓰이는 탱크 방식을 제조하는 기술도 일본 내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정부와 조선 3사는 건조 재개를 위해 탱크 제조 노하우를 가진 한국 조선업계에도 협력을 요청할 방침입니다. 한국 조선기업으로부터 기술 제공을 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탱크 기술 라이선스를 보유한 프랑스 기업에도 협력을 요청할 계획입니다.
현재 세계 LNG 운반선 건조 시장은 한국이 약 70%, 중국이 약 3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인력난을 겪는 한국 조선업계를 중국이 추격하는 구조죠. 닛케이는 한국 조선업계 입장에서도 일본과 협력할 경우 중국으로 고객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이점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다만 일본이 LNG 운반선 건조를 재개하더라도 건조 물량이 많은 한국·중국보다 비용이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LNG 운반선은 일반 선박보다 공정이 복잡해 조선업계에서는 “민간기업의 노력만으로는 경영상 성립하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일본 정부는 국산 LNG 운반선 도입을 촉진하기 위해 선주에게 한국·중국 선박과의 가격 차이 일부를 보전하는 지원책도 검토합니다.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일본 정부·여당 내에서는 에너지를 실어 나를 해상 운송 능력을 자국에서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백승기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