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재무건전성 나빠진 것 맞나… MBK·영풍 vs 최윤범 회장 공방전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가운데, 최윤범 회장 취임 후 고려아연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했다는 MBK파트너스 측 주장을 둘러싸고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MBK파트너스 측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최 회장 측이 반박 자료를 내고 명예훼손에 따른 소송 제기를 예고했으며, 이를 MBK파트너스가 다시 반박하고 나섰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는 이날 장문의 보도자료를 내고 최 회장 측 반박을 조목조목 재반박했다.
전날 최 회장 측은 올해 말 고려아연이 순부채 상태로 전환할 것이라는 MBK파트너스 측 주장에 대해 “MBK와 영풍이 고려아연의 유동성을 평가절하하기 위해 일부러 단기 금융기관 예치금, 단기 투자자산 등을 빼놓고 보유 현금을 계산했다”고 반박했다. 이를 모두 감안해 다시 계산하면 올해 상반기 말 현금이 2조1277억원, 총 차입금이 1조3288억원이어서 순현금 상태라는 것이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단기 금융기관 예치금과 단기 투자자산을 모두 포함하고 계산했다”고 재반박하며 “다만 이미 예정된 현금 지출이 모두 발생한다는 가정 하에 올해 말에는 마이너스(-) 440억원의 순부채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하반기 중 고려아연이 호주 풍력 발전소 투자금 잔액과 카타만 투자금 잔액을 치러야 하며, 중간 배당금 지출 및 자사주 매입이 예상되는 만큼 연말에는 순부채 전환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부채의 규모가 아니라 부채의 증가 속도인데, 불과 4년 반 만에 1조8000억원의 현금이 증발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양측은 고려아연이 투자한 원아시아파트너스 펀드의 가치 평가를 놓고도 팽팽하게 대립했다. 전날 최 회장 측은 “고려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에 투자한 펀드들의 가치 평가(공정가치 평가)는 회계법인의 감사를 받아 금융당국에 공시까지 한 것인데, (MBK와 영풍은) 그 가치평가를 사용하지 않고 자의적인 밸류에이션 산정 방법(순자산가치 평가)을 사용해 손실액을 과장했다”고 밝혔다.
이에 MBK파트너스는 “순자산가치 평가를 실시한 건 고려아연이 이미 현물 배당으로 주식을 취득해 더 이상 펀드 운용 자산이 아닌 정석기업, 타이드스퀘어 주식 가치 뿐”이라고 반박했다. 펀드 운용 자산이 아니고 비상장사인 만큼 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순자산가치에 기반해 평가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려아연이 원아시아파트너스를 통해 투자한 8개 펀드에서 발생한 잠재 손실액을 검토한 결과, 4개의 펀드에서 손상차손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손상차손은 펀드의 회수 가능 금액이 장부가액을 미달한다는 게 확실시될 때 인식한다.
MBK파트너스는 “다만 중요한 점은 손실액이 얼마인지 뿐 아니라 이사회 결의를 받지 않고 신생 펀드 운용사인 원아시아파트너스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했다는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그니오홀딩스에 대한 투자를 놓고도 양측은 대립하고 있다. MBK는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고려아연이 2022년 매출액이 29억원에 불과한 이그니오를 5820억원에 인수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최 회장 측은 “이는 MBK가 자료를 왜곡한 것”이라며 “고려아연은 이그니오를 인수하면서 이그니오 기존 주주가 가진 트레이딩 부문의 자산도 함께 취득했는데, 그 매출액을 포함하면 총 637억원이 되기 때문에 인수 금액은 매출액의 203배가 아닌 9배에 불과하다”고 맞섰다.
MBK파트너스는 “이사회 보고 자료나 공시 자료에서는 고려아연이 취득했다는 트레이딩 부문의 자산에 대한 정보가 제공된 바 없다”며 “트레이딩은 거래를 중개하고 낮은 마진을 받는 게 일반적이므로, 매출액의 1배 이상을 초과한 인수가를 지급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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