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일수록 포괄임금제 시행 중"…진짜?

[컴타 서베이] "포괄임금제 시행 중…진짜 야근 더 많이 하나봐"

포괄임금제는 근로 시간을 세지 않고 매월 정해진 금액을 시간외근로수당으로 지급하거나 기본임금에 각종 수당을 포함해 지급하는 방식인데요. 말이 나올 때마다 논란이 일곤 하잖아요.
<컴퍼니타임스>에도 문의가 많은 주제이기도 해요. 그래서 실제로 임금을 지급받는 직장인의 생각을 들어보고 싶었어요.

포괄임금제를 실제 회사에서는 어떻게 적용하고 있을까요? 직장인들은 포괄임금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총 333명의 직장인이 서베이에 참여해 주셨습니다.

그 결과를 지금 공개할게요.

◇ 직장인 83% “우리회사는 포괄임금제다”

가장 먼저 재직 중인 회사의 포괄임금제 현황을 알아봤어요. “우리 회사는 포괄임금제인가요?”라는 질문에 '그렇다'는 답변이 83.48%로 대다수를 차지하더라고요. ‘포괄임금제가 아니다’는 답변은 16.52%였고요. 인원수로 살펴보자면 333명 중 무려 278명이 포괄임금제라고 답한 건데요.

포괄임금제를 시행중이라는 분들께는 추가 질문을 해봤습니다. 먼저근로계약서에 명시돼 있었는지 물어봤는데요. 83.09%가 ‘명시되어 있었다’고 답했습니다. 한편 ‘명시되어 있지 않았으며 암묵적 관행이다’라는 답변은 19.91%였고요.

입사 전 포괄임금제임을 알았는지도 함께 물어봤어요. 회사가 ' 포괄임금제임을 미리 말해줬다'는 답변이 40.29%였던 반면, ' 입사하고 나서 알았다'는 답변은 59.71%로 더 많았어요.

포괄임금제는 사전에 근로자의 승낙이 반드시 필요한 임금 지급 방식입니다. 근로자가 반드시 기본임금에 제수당을 포함해 지급한다고 명시된 근로계약서를 확인한 뒤 동의해야 하거든요.

중요한 근로 처우 조건에 해당하는 만큼 입사 전 처우 논의를 할 때 알려야하는 사항이 아닐까 싶은데, 적지 않은 응답자가 입사 후에게 알았다고 답변했어요. 특히나 계약서에 명시돼 있지 않은데 암묵적으로 포괄임금제가 시행 중이라는 응답도 10명 중 2명에 해당했습니다.

포괄임금제는 근로시간이 불규칙하거나, 야간근무 등이 당연히 포함되는 근로 형태일 때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이런 업무의 경우 근로시간을 정확히 책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초과근로에 대한 임금을 기본급에 포함하고 있다는 게 포괄임금제의 정의고요.

예를 들어 ①근로 및 휴게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노동자가 근로시간을 결정할 수 있어 측정이 곤란한 경우 ②아파트 경비원이나 현장공사 근로자, 운전기사처럼 근로시간 측정이 가능하더라도, 근로 형태상 연장 또는 야간 근로가 당연히 포함되는 경우 등이죠.

✅포괄임금제가 궁금하다 ☞ 포괄임금제, 아무 회사나 해도 되는 건가요?


그런데 “실제 업무 환경에서 근로시간을 셀 수 있는가”에 대한 물음에 포괄임금제라고 답한 직장인 중 82.24%가 ‘셀 수 있다'고 답변했어요. 근로시간 책정이 가능한데도 포괄임금제 시행 중이라는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

근로시간 책정이 가능한데 연장근로수당을 따로 받지 않고 있다면 '고정연장근로수당(고정OT)'을 포함하는 형태의 근로계약은 아닌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정OT는 연장, 야간, 휴일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을 미리 계산해서 지급하는 방식인데요. 실제 연장근로를 얼마나 했는지 계산해서 나중에 지급하는 게 아니라, 미리 연장근무 시간을 정해 그만큼 수당을 지급하는 방식이죠. 예를 들어, 매달 10시간 연장근무를 할 것으로 예상해 기본급에 더해, 10시간 연장근무 한 만큼의 수당을 고정으로 매월 지급하는 건데요. 그럼 10시간 이내의 연장근무를 하더라도 수당을 미리 지급했으니 수당을 주지 않아도 되고요.

'포괄임금제와 차이가 뭐야?' 싶을 수 있는데, 차이라면 기본급과 각종 수당이 구분되어 있는지 여부에 있어요. 급여명세서나 근로계약서에 '고정연장근로수당'이나 '고정OT' 등의 항목이 있는지 여부로 확인할 수 있는데요. 계약서에 고정연장근로수당, 고정휴일근로수당, 고정야간근로수당 등 항목별 금액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어야 하거든요. 다만 고정수당을 정해뒀어도, 이에 해당하는 시간보다 더 일했다면 초과한 만큼의 수당은 지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매달 10시간 연장근무를 예상해 10시간만큼의 수당만 고정으로 줬는데, 15시간을 더 일했다면 5시간만큼의 수당은 추가로 줘야 하는 거죠.

다만, 연장근무를 전혀 하지 않았더라도 계약서상 고정OT를 10시간으로 정해뒀다면, 그만큼의 수당은 지급해야 합니다. 그럼 왜 어떤 회사는 하지도 않은 야근에 대한 수당을 지급할까요? 회사마다 다양한 사정이 있을 수 있는데요. 근로시간을 세세하게 책정하기 번거로워 업무 편의를 위한 이유도 있을 테고요.

또 실수령하는 월급은 똑같은데 급여 항목을 기본급과 각종 수당으로 구분하면 그만큼 기본급이 줄어드니, 통상임금(시급, 일급 등)은 줄어드는 효과가 생길 수 있어요. 통상임금은 각종 수당(해고예고수당, 초과근무수당, 연차유급휴가수당 등)이나 출산전후 휴가급여 등의 산정 기준이 되기 때문에 중요하죠.

이렇다 보니 어떤 회사들은 연봉 총액으로 처우 협의를 한 뒤, 나중에 임의로 일률적인 비율로 기본급과 고정OT수당을 나누는 방식으로 계약서를 쓰기도 합니다. 전문가들은 이는 적법한 고정OT수당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고정OT수당을 적법하게 보는 이유는 기본급과 별도로, 예상되는 연장 근로에 대한 수당을 추가로 지급하기 때문이거든요. 그래서 법은 실제 어떻게 근무했는지에 따라 고정OT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하기도, 안 하기도 하는데요. 실제 연장근로가 발생하지 않았는데도 통상임금을 낮추기 위해 형식상 고정OT수당을 지급한 것이라면 고정OT수당은 통상임금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 포괄임금제, 중소기업에서 비율 가장 높아

어떤 회사에서 포괄임금제를 많이 시행하고 있을까? 먼저 모든 유형의 회사에서 포괄임금제를 시행중이라는 응답이 많았어요. 그중에서도 중소기업(85.71%)에서 일하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요. 그다음으로 중견기업(83.58%), 대기업(73.68%)순이었습니다.

회사 규모가 작을수록 포괄임금제 시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근로 시간을 시간 단위로 관리하는 게 인력과 체계가 필요한 일이잖아요. 포괄임금제는 매달 일일이 계산할 필요가 없다는 편의성과, 기본급이 높게 책정된 것처럼 보이는 효과가 있거든요. 이런 이유로 중견기업과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서 포괄임금제로 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해 볼 수 있겠죠. 실제로 중소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력과 체계가 갖춰진 중견기업과 대기업에서 포괄임금제 비율이 점점 감소했고요.

그렇다면 직무별로는 어떨까요? 사무직과 서비스직 모두 포괄임금제가 더 많게 나타났지만, 그 비율은 달랐습니다. 사무직의 경우 포괄임금제가 84.56%인 반면, 서비스직은 66.67%로 사무직에 비해 낮은 수치였어요. 생산직, 연구직 등을 포함한 기타 답변은 83.72%였고요.

서비스직에서 '포괄임금제가 아니다'라는 응답이 많은 것은 일하는 방식의 차이때문이 아닐까 짐작되는데요. 서비스직의 경우 현장에서 정해진 시간 일하고 퇴근하면 업무가 오프되는 방식으로 이뤄지니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용이한 면이 있죠. 반면 사무직의 경우 퇴근 후, 또 주말에 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하고 요즘에는 유연근무나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도 많다보니 업무의 온오프가 불분명한 면이 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사무직이 근로시간 측정이 불가능한 직무에 해당하지는 않는데요. 사무직의 경우 유효하지 않은 포괄임금제 계약일 가능성이 높으며, 고정연장근로수당(고정OT)이 적용된 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겠네요.

◇ 포괄임금제 직장인, 비포괄임금제보다 야근 시간 많아

회사의 야근(초과근로) 시간 현황을 조사했어요. 포괄임금제일 경우 급여에 초과근로 수당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야근을 하진 않을까 궁금했거든요.

결과를 살펴보면 실제로 포괄임금제 응답자는 주 5시간~12시간 이하(34.53%)가 가장 많았어요. 이어 주 5시간 이하(26.62%), 없거나 거의 없다(20.14%), 주 12시간 초과(18.71%) 순으로 나타났고요. 포괄임금제인 응답자가 야근하는 비율은 약 80%에 달했으며, 주 5시간 이상 야근하는 응답자는 약 53%였어요.

한편 비포괄임금제의 경우 없거나 거의 없다(36.36%)는 답변이 가장 많았는데요. 이어서주 5시간 이하(32.73%), 주 5시간~12시간 이하(21.82%)라는 답변이 많았습니다. 주 12시간 초과는 9.09%에 불과했고요. 야근하는 사람은 약 64%였으며, 주 5시간 이상 야근하는 응답자는 약 30%로 포괄임금제라고 답한 직장인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치였어요. 이 결과를 통해 포괄임금제일 경우 초과근무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예상해 볼 수 있었어요.

◇ “직장인 95% "나는 포괄임금제에 반대한다"

마지막으로 포괄임금제를 놓고 찬반 투표를 받아봤어요. 전체 응답자 중 95%가 '포괄임금제에 반대한다'는 답변이 다수를 차지했는데요.

포괄임금제인 직장인의 경우 "포괄임금제로 인해 대표가 당연히 야근해야 한다고 생각하더라" "시간에 다른 수당이 지급되지 않으니 의욕이 생기지 않고 단점이 많다" "포괄임금제라고 하더라도 규정 시간을 초과하면 추가 수당을 줘야 하나 대부분의 경우 주지 않는다" 등의 의견을 남겨주셨습니다.

포괄임금제가 아닌 직장인도 다양한 의견을 주셨는데요. 포괄임금제가 아님에도 초과 근무에 대한 수당을 받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야근할 거 있는데 야근 신청 못하게 하는 분위기도 없어져야 한다" "포괄임금제는 우리나라에 만연한 장시간 노동문화의 직접적인 원인 중 하나" "법적으로 정해진 주 40시간 이외 연장근로시간에 대해서는 수당 지급이 당연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