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느는데 분양 급감한 신축소형…희소성 커진다

서울 신축 소형 6천만 원/3.3㎡ 돌파, 그런데 공급은? “반토막”

신혼부부 4쌍 중 1쌍은 딩크(DINK)족… “둘이 벌고 안 낳는다”

가족의 해체에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결혼과 출산을 필수로 여기던 전통적 가치관을 거부한 2030세대의 등장으로 ‘4인 가족’도 종말을 맞이했습니다. 이에 따라 4인 가족 단위를 기초로 형성된 사회·문화 구조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딩크(DINK)족은 새로운 시대를 대표하는 가족의 모습입니다. 결혼은 하되 아이를 갖지 않는(Double Income No Kid) 부부를 말하는데요. ‘맞벌이와 협력을 통해 수입은 극대화하고, 육아에 의한 지출을 최소화’하려는 선택입니다.

이런 딩크족 비중은 계속해서 늘고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맞벌이하는 무자녀 신혼부부의 비중은 2015년 15.8%에서 2022년 24.9%까지 늘었습니다. 신혼부부 네 쌍 중 한 쌍은 딩크족으로서 생활하고 있다는 겁니다.

주택시장부터 시작되는 변화… ‘가성비’ 중소형 인기↑

가족 구성이 과거에 비해 컴팩트하게 변하면서 주택 트렌드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우선 집의 면적에 대한 시각이 크게 바뀌었죠. 4인 가족을 위한 전용 84㎡보다, 작아도 그만큼 합리적인 소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실제로 서울에선 소형(전용 60㎡ 이하)의 거래량이 중형(전용 61~85㎡ 이하)을 추월한 지 오래입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하반기만 해도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중 소형이 차지하는 비중은 37%에 그쳤으나, 올해 상반기엔 44.6%로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중형은 42.3%에서 40.4%로 비중이 감소했습니다.

소형의 인기는 분양시장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올해 1~8월 사이 수도권에 분양한 아파트 중 소형아파트 경쟁률은 평균 121대1로, 64대1을 기록한 중형 대비 약 2배에 달했습니다. 같은 기간 대형 경쟁률은 22대1이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자녀가 없으면 굳이 넓은 면적에 구애될 필요가 없고, 학군에 대한 부담도 적다. 상급지에 진입하는 선택의 폭이 더 넓어지게 된다”며, “소형은 필요 자금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기 치솟는데 공급은 줄어… 2023년, 소형 분양 30% 넘게 줄었다

문제는 공급입니다. 시장의 관심에 비해 소형 아파트 공급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형편입니다. 건설경기가 호황을 누린 2021년 이후로 공급량이 꾸준히 줄어, 이제는 신축 품귀현상을 겪고 있습니다.

소형 아파트 공급량은 매년 급감하고 있습니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수도권에는 전용 60㎡ 이하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이 총 1만 7,515세대에 그쳤습니다. 2만 5,639세대를 공급한 전년 대비 31.7% 줄었고, 2년 전인 2021년보다는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전체 공급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급감하고 있습니다. 2021년에 공급된 아파트 10만 6,872세대 가운데 소형 아파트는 3만 4,198세대로, 비중이 32%에 달했는데요. 이 비중은 꾸준히 감소해 올해 들어서는 23.9%까지 줄었습니다.

소형 품귀에 상승세 가팔라, 서울 소형 3.3㎡당 6천만 원 돌파

분양물량 위축은 고스란히 시세에 반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신축 아파트의 상승 폭이 상당한데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으로 대표되는 젊은 수요층의 주택 소비 경향이 소형 선호와 결합하면서 ‘소형 신축’의 상승세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 서울 신축 소형 아파트 시세는 1년 반 만에 3.3㎡당 1,200만 원이 넘게 올랐습니다. 국토부 실거래가 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준공 5년 이내(계약 시점 기준) 신축 소형아파트는 올 하반기(7.1.~9.13.) 들어 3.3㎡당 6,075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지난해 상반기(4,812만 원/3.3㎡) 대비 26.2% 오른 겁니다.

소형아파트의 가파른 가격 상승세는 스테디셀러로 꼽히는 중형(전용 60~85㎡ 이하)도 미처 따르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중형 아파트 단위 실거래가는 3.3㎡당 4,750만 원에서 5,800만 원으로 22.1%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소형으로 쏠리는 청약통장, 마포 전용 59㎡에 1만 7천 명 몰려

소형은 최근 분양시장에서도 인기가 대단합니다. 특히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서울 주요 지역에서는 청약이 대거 쏠리면서 세 자릿수 경쟁률이 예사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7월 공급에 나선 ‘마포자이힐스테이트 라첼스’는 전용 59㎡A 경쟁률이 266대1에 달했습니다. 청약자 총 4만 988명 가운데 41%가 넘는 1만 7,061명이 전용 59㎡A에 청약했죠. 이 타입은 최저 당첨가점이 69점에 달했습니다.

소형의 강세는 강남도 마찬가지입니다. 8월 도곡동에 분양한 래미안레벤투스는 전용 58㎡B 경쟁률이 456대1을 기록했죠. 전체 청약자 2만 8,611명 가운데 1만 4,611명이 59㎡B에 청약했습니다. 전체 청약자의 절반이 넘는 규모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강남, 마포 등 서울 중심 지역은 진입장벽이 매일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가격에 부담이 적은 소형 신축 분양은 신속한 진입 기회로 여겨져 2040세대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 중심지 고품격 소형 분양 임박… ‘마포 에피트 어바닉’ 눈길

시장의 소형 선호도가 높아지자 분양시장도 이에 적극 대응하고 있습니다. 특히 도심 지역에서는 특화 설계를 통해 실사용 면적을 넓히는 한편,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커뮤니티로 고급화를 꾀하는 사업지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마포로3-1지구를 재개발한 ‘마포 에피트 어바닉’이 대표적입니다. 마포구 아현동에 지상 최고 24층, 2개 동, 전용 46㎡ 이하 아파트 198가구와 전용 59㎡ 이하 오피스텔 209호실로 구성된 주상복합입니다. 컴팩트한 타입 구성으로 시장의 눈길을 끌고 있는 단지입니다.

마포 에피트 어바닉은 서울 중심지 마포 입지와 함께 상품 고급화로도 입소문을 타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오피스텔 22층, 23층 최상층부 세대는 통상 2.3m 높이인 천장 높이를 3.79m로 높이는 파격을 선보였죠. 개방감이 대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커뮤니티도 대폭 강화했습니다. 옥상에는 도심공원과 함께 글램핑 존과 BBQ라 운지, 아이와 반려동물을 위한 잔디 운동장이 마련되고, 지하 2층에는 피트니스와 골프연습장 등 인기 시설과 탁구장, 댄싱룸 등 이색 시설도 설치됩니다.

분양 관계자는 “여의도와 광화문을 10분 안에 출퇴근할 수 있는 위치에서 아현뉴타운 일대 인프라를 누리는 노른자위 중의 노른자위”라며, “일품 입지에 어울리는 고급스러운 상품 계획으로 분양 전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