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에 밀리던 금값 오르기 시작했다… 2023년은 金의 해?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인한 ‘킹(king)달러’에 밀려 지난 3월 이래 하락세였던 금값이 이달 들어 다시 오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달러 강세가 완화되자 금값이 움직이고 있다. 대표적 안전 자산인 금은 경기 침체 시기에 값이 오르는 특성이 있어 일각에서는 2023년이 ‘금의 해’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슬금슬금 올라 온스당 1800달러 직전
2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국제 금 선물 가격은 1온스당 1742.65달러를 기록해 전날 대비 0.20% 상승했다. 금 값은 지난 16일 1온스당 1780.62달러에 거래돼 3개월 내 최고가를 기록한 후 온스당 1800달러를 목전에 두고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의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7%에 그쳤다는 발표가 나오면서 달러 강세가 주춤하자 시장의 관심이 다시 금으로 돌아온 것이다. 발표 직후인 11일 원달러 환율은 하루 만에 46원 하락한 1319원을 기록했다.
금은 올해 들어 이례적인 강(强)달러·고금리 현상으로 맥을 못 췄다. 지난 3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안전자산으로서 각광받으며 온스당 2000달러대까지 반짝 오르기는 했지만 이후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하락세를 겪었다.
달러 또한 금처럼 안전 자산인데 환율이 오르며 수익이 크게 오르자 금이 밀린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가파른 금리 인상을 필두로 글로벌 금리 인상이 시작되자 보유하고 있어도 이자가 붙지 않는 금의 특성이 투자 심리를 꺾었다.
이 달 들어 금 가격이 오르는 것에 대해 인베스팅 닷컴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에 달해 금리 인상이 멈출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와 우크라이나 전쟁 지속에 대한 우려 등으로 안전자산인 금의 매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오는 12월 연준이 다시 한번 금리를 인상할 예정이고,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이 이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이 완전히 매수세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은행들 50년 만에 최대 규모 매수
스위스의 투자은행 UBS는 지난 7일 내년 겨울까지 금값이 13%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UBS는 “현재 연방준비제도의 통화긴축 사이클이 끝나가고 있는 만큼 금 투자와 소유에 따른 리스크 대비 보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UBS는 내년 상반기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이 멈추고 2023년 말까지 최대 1.75%포인트 인하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 “금이 그 수혜자가 될 것이고, 금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는 것이 연준 긴축 이후 매력적인 위험 보상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연준이 예상보다 높은 최종금리를 제시함에 따라 앞으로 몇 개월 내에 금값이 한 차례 더 하락 충격을 받을 수 있지만, 내년 말까지 지속적으로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고 했다. 역사적으로 금값은 실질금리가 1%포인트 낮아질 때마다 19%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금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동안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금을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WGC)는 지난 2일 세계 중앙은행들이 올해 3분기에만 1967년 이후 55년 만에 최대 규모인 399톤의 금을 사들였다. 28조원 규모다. WGC는 “올 3분기 전 세계 금 수요는 1181톤으로 2021년 같은 기간의 922톤보다 28% 증가했다”고 했다.
◇“금값은 경기 침체기에 상승 시작”
국내에서도 금값 상승 전망이 나온다. KB증권 자료에 따르면, 1973년 스태그플레이션, 2001년 미국 경기 침체, 2008년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 펜데믹 등 경기 침체 시기 이후 금 가격은 장기적인 상승세를 이어갔다.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은 경기 침체 시기에 상승하기 시작하고, 중앙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 인하 사이클에 진입한 뒤 장기적으로 가격이 유지됐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 연준의 긴축이 중단된다고 해도 높은 금리 수준이 부담이 될 수 있어 상승폭은 2023년보다 2024년에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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