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평균 기온 상승, 1.5℃ 목표 사실상 무산… "인류의 선택이 미래 결정할 것"
역대 최악의 온실가스 배출… 이미 1.5℃ 초과, 해수면 상승도 가속화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파리기후협약’의 핵심 목표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과학계의 진단이 나왔다.
최근 발표된 국제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탄소 예산은 3년도 채 남지 않았으며, 현재의 배출 수준이 유지된다면 1.5℃ 한계는 돌이킬 수 없이 초과될 전망이다.
이러한 분석은 프랑스 기상청(Météo France)과 함께 60여 명의 국제 과학자들이 참여한 기후지표 분석 프로젝트에서 나왔다. 해당 연구는 기후학 학술지 Earth System Science Data에 게재되었다고 프랑스 매체 르파리지앵이 19일 보도했다.
2024년까지 1.52℃ 상승… 주된 원인은 화석연료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 지구 평균기온은 산업화 이전(19세기말) 보다 이미 1.52℃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1.36℃는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지속적인 사용과 산림 파괴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온실가스 배출량은 2023년에만 약 550억 톤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2024년에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이러한 배출 속도가 지속된다면 2025년 1월 기준으로 지구가 사용할 수 있는 탄소 예산은 불과 3년 분량밖에 남지 않게 된다.
"정책과 행동의 속도, 현실을 따라가지 못해"
이번 보고서의 주저자인 피에르 프리들링슈타인(Pierre Friedlingstein) 프랑스 CNRS(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원은 "1.5℃ 목표 초과는 이제 불가피한 현실"이라며, "정책 결정과 기후 대응의 속도가 기후변화의 진행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영국 리즈대학교의 피어스 포스터 교수도 "지금의 배출 수준은 위험한 기후 영향에 더 많은 인류가 노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해수면 상승 속도도 14배 빨라져
기온 상승 외에도 해양의 변화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 사이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약 26mm 상승했다. 이는 20세기 초 연평균 상승폭(1.8mm)의 14.4배에 달하는 수치다.
네덜란드 왕립해양연구소의 아이메 슬랑엔(Aimée Slangen) 박사는 “1900년 이후 해수면은 총 228mm 상승했으며, 이는 저지대 연안 지역에 큰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바닷물은 온도 변화에 늦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미 향후 수십 년간의 해수면 상승은 ‘예정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으로의 선택이 미래를 결정할 것"
CEA(프랑스 원자력청) 기후과학자인 발레리 마송-델모트(Valérie Masson-Delmotte) 박사는 “1.5℃ 목표는 넘겼지만, 지금이라도 온실가스 감축에 나선다면 기후위기의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할 수 있다”며, “지금의 선택이 미래 세대의 삶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파리기후협약 이행을 위한 강력한 국제 협력과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이 더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이미 진행 중이며, 이제는 ‘얼마나 피해를 줄일 수 있느냐’의 싸움이라는 것이다.
에코저널리스트 쿠 ecopresso23@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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