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업 필요 없었다”…일본에서 ‘한국 소주’ 돌풍, 20배 성장의 진짜 이유
“20배 폭증”…영업 없이 일본 소주 시장 석권한 한국 소주의 기적
2025년, 일본에서 한국산 소주가 ‘경이로운 성장’의 기록을 새로 쓰고 있다. 진로, 참이슬 등 대표 브랜드의 판매량은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보다 무려 20배나 늘었고, 부산·경남에서 인기가 높던 ‘좋은데이’ 같은 지역 소주까지 일본 도심 곳곳을 점령했다.
유통사 관계자들은 “별다른 영업, 판촉도 하지 않았지만 주문이 밀려들었다”며 시장의 변화 속도를 놀라워했다. 일부 브랜드는 120만 병에서 400만 병 등, 3~4년 새 3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고, 대형 마트·편의점에서 품절 사태가 잇따르고 있다.

K-드라마, K-소주…문화가 만든 선순환 소비 트렌드
이처럼 단일 주류 브랜드의 폭발적 성장은 헬스·경제 요인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 ‘오징어게임’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 등 한류 드라마와 K-POP이 일본 젊은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꿔놓은 점이 핵심 배경으로 꼽힌다.
드라마에는 늘 투명한 컵과 초록색 소주병, 회식과 친구 모임, 남녀의 솔직한 대화 배경에 소주가 빠지지 않는다.
특히 일본 인기 드라마 감독, 셀럽, 아티스트까지 ‘한국 드라마 속 술 문화’의 자연스러운 일상에 열광하며, “녹색 작은 유리병” 소주가 데일리 라이프의 상징처럼 자리잡았다.
넷플릭스, 아마존 프라임, 유튜브 등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의 확대도 소주 문화 확산을 가속화했다. “주류 광고”가 필요 없어진 결정적 이유다.

청년층·여성·MZ, 일본 주류시장 판 뒤집다
가장 큰 변화는 일본 MZ세대로 대표되는 젊은 층에서 나타난다.
맥주, 사케, 위스키 등 전통 주류 대신 부담 없는 도수(16~20도), 다양한 믹스(토닉, 음료, 아이스티, 홍차 등)의 ‘소주 칵테일’이 크게 유행했다.
SNS에선 ‘참이슬+홍차’, ‘좋은데이+음료’ 등 #韓国焼酎 레시피, #참이슬챌린지 등 해시태그가 2023~2025년 연속 트렌드를 이끌었다.
특히 일본 20·30대 여성은 “칼로리 부담 낮고, 디자인이 귀엽다”며 주말 소모임, 혼술 등 새로운 주류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한일관계 경색에도 K-브랜드 ‘굳건’…가격·품질·트렌디함이 답
정치적으로는 한일 관계가 긴장과 갈등을 반복했지만, 일본 내 한국 문화의 위상은 오히려 날로 파워업됐다.
일본 대중문화 전문가는 “청년층은 정치·외교 갈등보다 상품·콘텐츠의 ‘퀄리티’와 ‘트렌디함’에 더 민감하다”고 분석한다.
K-소주 브랜드는 일상 속 부담 없는 가격,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 한국 여행·문화에 대한 호감과 결합해 브랜드 충성도를 빠르게 키웠다.
일본 내 유명 인플루언서, 음악·영화 스타까지 한류 소주 마니아임을 SNS에서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젊은 층 소비, 팬심 구매로 연결되는 선순환이 완성됐다.

일본 주류 시장 충격…전통 사케까지 제쳤다
공식 통계상, 2022~2025년 일본 내 한국 소주 연평균 성장률은 20~30%를 넘는다. 일부 키워드에서는 사케, 일본 위스키를 제치고 가장 많이 팔리는 주류 품목에 오르기도 했다. 일본 현지 주류 업체들은 사케·위스키·전통 소주 브랜드 리뉴얼, 저도주, 믹스주 트렌드 쫓기에 나섰으나, 한류 드라마-음식-패키지-커뮤니티 파급력 앞에서 쉽지 않은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다.

프리미엄 한류 소비까지, 화장품·식품과 동반 상승
K-소주 붐은 K-뷰티(에뛰드, 이니스프리, 라네즈 등), K-식품(라면, 디저트, 김치, 떡볶이 등)과 함께 20~30대 ‘프리미엄 소비’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일본 여성들의 실제 오프라인 설문조사에서도 “같은 값이면 무조건 한국 제품”이라는 응답이 대세였고, “가성비+세련됨+한국다운 느낌”이 브랜드 충성도를 자극했다.
이 같은 변화는 일본 소비자 사이에서 ‘한국 온 듯한’ 생활, 상품, 문화 체험이 늘어나고, 실제로 한국여행, 한식 체험, K-스토어 투어 등으로 이어지는 시너지 효과까지 유발하고 있다.

“영업이 필요 없었다”…문화가 이끄는 소비, 이제는 K-소주의 시대
한국 소주는 이제 일본 주류 시장에서 굳건한 입지와, K문화가 만들어낸 선순환 소비 패러다임의 중심에 섰다. 단순한 시대 유행을 넘어서, 젊은 세대의 감성·생활 습관·융합 문화 트렌드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
드라마 한 장면, SNS 해시태그, 한병의 녹색병, 그리고 친구와의 한 잔 건배까지 이 모든 것들이 지금 일본이라는 거대한 시장에서 ‘품질, 가격, 문화, 트렌드’ 네 박자를 모두 갖춘 한국 소주를 “굳이 추천하지 않아도 팔리는” 브랜드로 만든 가장 결정적인 이유다.
이 혁신과 돌풍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며, 한국인의 식문화·생활이 아시아 전역, 세계인의 일상으로 퍼져나가는 결정적 신호탄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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