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노래 덕에 KTX대기시간 후딱”
시립합창단 울산역사 공연
매달 다른 주제로 시민 호평
문예회관, 내년엔 확대 예정
“울산시립합창단의 멋진 공연에 KTX를 기다리는 시간이 전혀 무료하지 않았습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이 시민, 외지 방문객 등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고 문화공연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지난 2월21일부터 매월 셋째 주 수요일 울산 울주군 삼남읍 KTX울산역 역사 대합실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치며 만나는 노래’가 높은 호응 속에 내년에는 예산을 확대해 더욱 다양한 형태로 시민들과 만날 계획이다.
지난 21일 정오께 찾은 울산역 역사 대합실. KTX를 타기 위해 바쁘게 걸어가던 시민들과 이용객들이 일제히 발걸음을 멈추고 카메라를 꺼내기 시작했다.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춘 곳을 따라가자 울산시립합창단이 동요 ‘과수원길’을 부르고 있었다. 익숙한 노래에 시민들은 잠깐 자리에 앉거나 서서 음악을 감상했다.
울산역을 오고가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공연에 연령대는 물론 국적까지 다양했지만 익숙한 노래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하나가 됐다. 시민들은 노래를 흥얼거리거나 춤을 추는 등 공연을 즐겼다.
울산시립합창단 남성 단원들이 단체로 선글라스를 끼고 율동과 함께 ‘님과 함께’를 부르자 시민들은 웃음을 터트리며 환호했다. 열차 시간 때문에 공연을 보는 관객들은 계속 바뀌었지만 그 수는 계속 늘었다.
김지민(27·울산 남구)씨는 “친구랑 대구에 놀러가기 위해 KTX를 기다리고 있는데, 울산시립합창단 공연으로 대기 시간이 금방 흘렀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관객 중에는 내국인 뿐 아니라 중국인 등 외국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울산시립합창단은 매월 콘셉트를 달리해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 이번달 공연의 주제는 ‘살면서 한번쯤은 스쳤던 노래’다.
시민들의 높은 호응에도 불구하고 예산 부족으로 처음 계획했던 11월 전에 공연이 끝날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으나 울산문화예술회관은 규모를 줄여서라도 11월까지 공연을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은 첫번째 공연(2월21일) 당시 울산시립합창단 단원 15명과 ‘스치며 만나는 노래’ 공연을 진행했으나 시민들의 호응 속 공연을 더욱 풍성하기 위해 3월20일부터는 단원을 2배 늘려 30명과 공연하고 있다.
울산문화예술회관은 내년에는 예산을 확대해 보다 다양한 형태로 시민들과 만날 계획이다. 울산역 뿐 아니라 유동인구가 많은 다양한 장소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울산문화예술회관 관계자는 “아직 내년 공연의 장소와 형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울산시립예술단이 시민들과 더 많이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겟다”고 말했다.
권지혜기자 ji1498@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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