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궁 미사일과 SM 레이더로 세계 방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온 한화시스템이 이번에는 독일 방산업체와 손을 잡았습니다.
최근 아덱스 2025 전시회에서 독일 딜디펜스사와 레이더 공급 계약을 전격 체결한 것입니다.
독일이 자국의 대공방어 체계에 한국산 레이더를 장착하겠다는 결정을 내린 배경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입증된 한국 레이더 기술의 우수성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유럽 방산 시장에서 한국 기술이 인정받고 있다는 사실, 그 이면에는 어떤 이야기가 숨어 있을까요?
미사일에서 레이더까지
독일 딜디펜스사는 이미 한국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기업입니다. KF-21 전투기에 탑재될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IRIS-T를 공급하는 회사이기 때문이죠.
최근 KF-21 전투기가 IRIS-T 미사일을 완전히 통합했다고 선언하면서 양국 간 방산 협력은 한 단계 더 도약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한국에서 개발한 대공방어 레이더가 독일에서 생산되는 대공방어 요격 체계에 통합될 예정입니다.
한화시스템의 행보는 여기서 멈추지 않습니다.
독일뿐만 아니라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그룹과도 방공 시스템 및 레이더 연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요격 체계의 필수 요소인 '눈'에 해당하는 레이더 분야에서 한국이 빠르게 강자로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단순한 수출 계약을 넘어 한국 방산 기술력이 유럽 시장에서 실질적인 인정을 받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독일 IRIS-T 대공시스템, 우크라이나서 입증된 성능
딜디펜스사가 개발한 IRIS-T 대공방어 체계는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그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원래 독일 공군의 요구로 개발된 이 시스템은 미국의 사이드와인더 미사일과 비교했을 때 놀라운 성능 향상을 보여줍니다.

목표 획득 거리는 네 배 이상 확대되었고, 탐색 각도는 세 배, 추적 능력은 여섯 배 이상 높아진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딜디펜스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저고도용 SLS, 중고도용 SLM, 고고도용 SLX 등 세 가지 버전의 대공방어 체계를 양산하고 있습니다.
함대공 미사일까지 개발 계획이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대공방어 시스템으로 자리매김했죠.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IRIS-T 시스템이 전장에 투입되었고, 러시아가 투입한 다양한 공격 수단을 요격하는 성공률이 높아 주문 물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스웨덴 레이더의 한계, 한국 기술로 보완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IRIS-T 대공 시스템에 사용되던 레이더는 스웨덴 사브사가 개발한 제품이었는데, 소형 차량에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보니 탐지 거리가 짧다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360도 전방위 탐지가 가능한 3차원 레이더로 설계되었고 이동식과 고정식으로 모두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확인된 데이터를 대공 미사일에 적용하기에는 성능이 부족했던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딜디펜스가 눈을 돌린 곳이 바로 한국이었습니다.
한화시스템이 천궁 2용으로 개발한 레이더는 물론, 중동 국가들을 위해 새롭게 개발한 수출용 레이더까지 독일의 관심을 끌었습니다.
특히 중고도용 SLM 시스템에 한국산 레이더를 우선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며, 고고도 요격 시스템인 SLX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입니다.
저고도용은 기존 사브사의 소형 레이더를 계속 사용하되, 중고도 이상에서는 한국의 강력한 탐지 레이더를 통합하는 전략인 것이죠.
까다로운 중동이 인정한 한국 레이더 기술
한화시스템이 개발한 수출용 레이더가 주목받는 이유는 중동 국가들의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시켰기 때문입니다.
중동 국가들은 천궁 2를 도입하면서 우리 군에서 운영되는 모델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레이더 시스템을 요구했습니다.

왜일까요? 이란이 탄도 미사일과 대형 자폭 무인기를 섞어 수백 발을 동시에 날려보내는 방식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입니다.
작은 무인기에서부터 로켓, 자주포, 박격포탄, 순항 미사일, 탄도 미사일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표적을 식별해 찾아낼 수 있어야 했습니다.
동시 추적 개수가 크게 늘어나야 했고, 표적 형상을 다양한 각도에서 파악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식별 시스템까지 도입되었습니다.
어느 방향에서 날아오든 정확히 물체를 식별하고, 가장 위협적인 무기 체계를 우선적으로 파악해 제거해야 했던 것이죠.
패트리어트 시스템으로는 이런 요구를 만족시키기 어려웠고, 한화시스템이 수출용으로 따로 제작한 레이더가 그 공백을 메웠습니다.
SM 레이더 기술이 만든 게임 체인저
한화시스템의 수출용 레이더가 특별한 이유는 SM 레이더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첨단 기술이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존 MFR 방식에서 위상배열 방식의 AESA 레이더로 개량했으며, 전자파를 반도체 송신 장치로 구성해 레이더 성능이 크게 높아지고 내구성도 대폭 확대되었습니다.

여기에 외부에서 수신되는 다양한 잡음을 제거해서 표적만 걸러내는 신기술이 들어갔습니다.
이러한 기술력 덕분에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방산업체들도 한국에서 자체 개발한 대공 레이더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독일과 이탈리아 같은 유럽 내 군사 강대국들이 자신들에게 필요한 탐지 레이더를 한국과 협력해 개발하려는 것은 이제 한국의 레이더 기술이 이스라엘과 대등한 수준까지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패트리어트의 한계, 한국 기술이 대안으로
유럽이 한국 레이더에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공개된 보고서가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개발한 이스칸데르 탄도 미사일이 서방에서 운영하는 패트리어트 방공 시스템을 파괴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진 것입니다.

미국이 자랑하는 대공 요격 시스템이 탄도 미사일에 파괴되는 상황이 벌어지자, 유럽에서 방공 시스템을 생산하는 국가들은 새로운 탐지 레이더 개발의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반면 한국은 2000년대 초 러시아에서 도입한 기술로 천궁을 완성한 후 지속적으로 개량을 진행해왔습니다.
천궁 2까지 완성하면서 해외 수출도 가능한 무기 체계를 확보했죠. 특히 북한의 위협이 탄도 미사일로 빠르게 확대되면서 이를 탐지하기 위한 기술 개발이 오랫동안 진행되었고, 최근에는 L-SAM 개발에도 성공했습니다.
유럽이 나토와 미국의 패트리어트에 의존하며 기술 개발을 소홀히 하는 동안, 한국은 실전 경험과 기술 축적을 통해 유럽을 앞서나간 것입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LIG넥스원과 협력하던 대공방어 체계를 독자적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습니다.
교전 시스템과 요격탄을 독일에서 도입해 새로운 방공 시스템 개발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죠.
이번 아덱스 2025에서는 독일뿐 아니라 이탈리아 최대 방산 그룹인 레오나르도사와도 추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한국이 유럽 주요 방산업체들이 주목하는 첨단 대공 시스템 레이더 공급 국가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 위협이 현실화된 지금, 한국의 레이더 기술은 유럽에게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