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유의 목소리와 발성, 발음이 유독 선명하게 떠오르는 배우들이 있다. 최근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을 통해 돌아온 배우 정소민이 그렇다. 살짝 뭉개지는 듯한 발성 속에서도 또렷하게 전달되는 정소민 특유의 연기 스타일을 좋아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방영 중인 <엄마친구아들>에서도 정소민의 목소리는 로맨스를 만들어 내기도, 30대 여성의 고민을 담아내기도 하며 드라마의 중심을 잡아내고 있다. 눈에 띄고 급하게 성장하기보다는 조금씩 자기 자신을 다져가며 연기의 폭을 넓히고 있는 배우 정소민. 정소민에 대한 소소한 이야기들을 한자리에 모아봤다.
정소민은 예명이다

배우 정소민은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의 본명은 김윤지. 배우라는 타이틀을 달기 시작하며 정소민이라는 예명을 얻었다. 정소민은 그가 작명소에 가서 받아온 이름이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작명소에서 이름을 완전히 다 지어주지 않고 자음인 'ㅈㅅㅁ'만 알려줬다는 것. 자음만 받아 온 정소민은 자음에 맞춰서 '정소민'이라는 이름을 짓게 됐다는 후문이다. 정소민이 아닌 다른 이름이 됐을 가능성이 있었다는 걸 알 수 있다.
오랫동안 한국무용을 배웠다

정소민은 어릴 적부터 배우를 꿈꾸지 않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약 7년간은 발레를 배웠고, 고등학생 때부터는 한국무용을 전공했다고 한다. 실제로 고등학교 재학 시절 정소민은 <도전! 골든벨>에 출연하기도 했었는데, 그 당시 학교 대표로 한국 무용을 선보인 장면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가 연예계를 향해 처음 발을 내디딘 건 잡지 모델 일을 시작하면서부터다. 고등학교 3학년 당시 여성 패션 잡지의 뷰티 모델로 발탁되며 '연예인'의 세계를 경험하기 시작했다.
한예종 연기과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무용을 전공한 정소민은 몸짓을 좀 더 돋보이게 만드는 표정을 연구하기 위해 연기학원을 등록했다. 이곳에서 무용의 꿈을 더 키우려고 했으나, 정소민은 연기학원에서 꿈의 방향키를 틀었다.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무용과가 아닌 연기과 진학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정소민이 연기과 준비를 하기 시작한 건 고작 한 달. 그것도 한 번에 입학하기 어렵다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연기과 입시에 도전한 그는 수석으로 합격하는 결과를 얻었다. 정소민과 함께 입학한 동기로는 배우 이제훈이 있다.
데뷔작은 드라마 <나쁜남자>

정소민의 데뷔작은 드라마 <나쁜남자>다. 대중에게 처음 얼굴을 보이는 순간부터 굵직한 작품과 함께했다. 특히 정소민은 <나쁜남자>의 히로인이라 불릴 정도로 캐릭터의 비중이 컸고, 시청자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 충분할 정도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였다. 극 중에서 해신그룹의 막내딸 홍모네 역을 연기한 정소민은 순수하면서도 당찬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연기해 내며 첫 방송 이후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나쁜남자> 당시 정소민은 한 인터뷰에서 “TV에 예쁘게 나오는 것보다, ‘내가 지금 온전하게 모네로서 이 순간을 살아냈구나’라고 생각될 때 짜릿함이 느껴져요. 맡은 배역에 푹 빠져서 연기하는 배우가 가장 멋져 보이지 않을까요?”라며 신인이지만 또렷하게 지닌 가치관을 드러내기도 했다.
첫 주연작 <장난스런 키스>

<나쁜남자> 촬영 당시 오디션을 보게 된 작품 <장난스런 키스>는 정소민이 처음으로 주연으로 출연한 작품이다. 동명의 일본 작품을 원작으로 한 <장난스런 키스>는 명랑한 고등학생 오하니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로맨스 드라마. 워낙 유명한 작품을 원작으로 둔 만큼 캐스팅 당시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당시 함께 방영하던 드라마들(<제빵왕 김탁구>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의 인기가 너무나도 쟁쟁해 <장난스런 키스>의 시청률은 낮았지만, 연달아 화제성이 높은 작품에 출연한 정소민은 서서히 대중에게 익숙한 얼굴로 자리를 잡게 됐다.
정소민의 인생작,
<이번 생은 처음이라>

정소민을 떠올리며 아마도 많은 이들이 이 작품을 대표작으로 떠올리지 않을까. 바로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다. <장난스런 키스> 이후 드라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마음의 소리> <아버지가 이상해> 등을 통해 좀 더 성숙한 배우로서 성장을 이어가던 정소민은 2017년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만나며 배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계약결혼이라는 소재를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는 로맨스를 그린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서 정소민은 윤지호를 연기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마주할 수 있는, 혹은 나 자신일지도 모르는 평범한 캐릭터의 일과 사랑, 설렘과 상처를 담백하게 표현해 내며 모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공했다. 특히 (계약 결혼 한) 남편, 친구, 가족과의 갈등을 완벽할 만큼 사실적으로 표현해낸 정소민은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통해 '인생작', '인생캐'를 갱신했다는 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정소민의 목소리(내레이션)는 이 드라마가 꼭 하고 싶었던 말들을 담아내며 작품의 정체성으로 남았다. 시놉시스를 읽자마자 <이번 생은 처음이라>와의 운명이라고 느꼈다는 정소민.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정소민에게도, 많은 시청자들에게 잊을 수 없는 인생작으로 남게 됐다.
인물 일기를 쓴다

정소민이 자신을 성장시키고 캐릭터를 이해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인물 일기를 쓰는 것이다. 정소민은 여러 인터뷰와 방송을 통해 자신이 인물을 분석하기 위해 인물 일기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대본에 없는 전사를 만드는 작업을 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이 인물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왜 이렇게 살고 있는지, 왜 이런 말투를 가지게 됐는지 등 캐릭터 자체에 좀 더 몰두하기 위해 인물의 연대기를 상상하는 편이다. 정소민은 "예를 들면 대본이나 시놉시스에는 인물의 설명이 간략하거나 현재만 담겨 있지 않나. 나는 인물의 과거를 채워 넣고 간접적인 체험을 해야 이해가 되더라”라고 인물 일기를 쓰는 이유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믿고 보는 로코 배우 될 수 있을까

8월 말 방영을 시작한 드라마 <엄마친구아들>이 첫 방송 이후 꾸준히 시청률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갯마을 차차차>를 함께 만들었던 유제원 감독과 신하은 작가가 다시 뭉친 <엄마친구아들>은 '힐링 로코'를 내세우며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드라마의 중심에 선 배우 정해인과 함께 정소민은 로맨스뿐만 아니라 34살의 평범한 개인, '석류'가 가지고 있는 고민과 감정을 담담히 풀어내며 <이번 생은 처음이라>에 이어서 작품의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단순히 설레는 로맨스 그 이상으로 여러 맥락을 함께 풀어내며 드라마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재주를 가진 정소민. <엄마친구아들>은 다시금 정소민이 지닌 남다른 힘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 될 예정이다.
나우무비 유정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