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디펜딩 챔피언 중국 제압하고 통산 세 번째 우버컵 우승… 백하나-김혜정, 4경기 복식 역전승으로 마침표

[스탠딩아웃] = 안세영이 문을 열었다. 김가은이 판을 뒤집었다. 백하나와 김혜정이 끝냈다.
대한민국여자 배드민턴이 다시 세계 정상에 섰다.
여자 배드민턴 대표팀은 3일 덴마크 호르센스 포럼에서 열린 2026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선수권대회 우버컵 결승에서 중국을 3-1로 꺾고 우승했다. 2010년, 2022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우버컵 정상이다.
스탠딩아웃도 이 우승을 단순한 결승 승리로 보지 않는다. 중국을 이겼기 때문이다. 그것도 우버컵의 기준처럼 여겨졌던 팀을 상대로, 가장 큰 무대에서 3-1로 눌렀기 때문이다.
결승의 첫 장면은 안세영이었다.

안세영은 1 단식에서 세계 2위 왕즈이를 2-0으로 꺾었다. 스코어는 21-10, 21-13이었다. 경기 시간은 47분이었다. 세계 1위와 2위의 맞대결이었지만, 코트 위 균형은 오래가지 않았다. 외신들 역시 모두 안세영이 왕즈이를 47분 만에 잡으며 한국에 첫 승을 안겼다고 전했다.
1게임부터 차이가 났다. 안세영은 랠리의 길이를 통제했다. 왕즈이가 속도를 올리려 하면 받아냈고, 빈 곳을 찌르며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21-10. 승부의 첫 문은 거칠게 열렸다.
2게임도 다르지 않았다. 왕즈이가 중반 추격을 시도했지만 안세영은 밀리지 않았다. 끝까지 리드를 놓치지 않았고 21-13으로 끝냈다. 총득점은 42-23. 숫자도, 내용도 한쪽으로 기울었다.
이 승리는 더 크게 읽힌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조별리그부터 결승까지 6경기 모두 2-0 승리. 에이스가 해야 할 일을 했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안세영은 매 경기 대표팀의 심장박동을 먼저 올려놓았다.
왕즈이와의 상대 전적도 20승 5패가 됐다. 3월 전영오픈 결승 패배가 있었지만, 이번 무대에서는 흔적조차 남기지 않았다. 이 경기에서 안세영이 단순히 왕즈이를 이겼다고 보지 않는다. 중국의 결승 플랜을 첫 경기부터 흔들었다고 본다.

중국은 곧바로 복식에서 반격했다.
정나은-이소희 조는 2경기 복식에서 류성수-탄닝 조에 0-2로 졌다. 스코어는 15-21, 12-21이었다. 상대는 여자복식 세계 1위 조였다. 중국은 쉽게 무너질 팀이 아니었다. 류성수-탄닝이 정나은-이소희를 꺾고 중국의 균형을 맞췄다.
그다음이 진짜 분수령이었다.
김가은이 천위페이를 잡았다. 이 장면이 결승의 방향을 바꿨다.
김가은은 3경기 2 단식에서 천위페이를 2-0으로 꺾었다. 스코어는 21-19, 21-15였다. 상대는 세계 4위이자 중국이 믿는 단식 카드였다. 김가은은 1게임에서 밀리는 시간도 있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후반 집중력을 끌어올렸고, 접전 끝에 21-19로 먼저 가져왔다. 세계 17위 김가은이 세계 4위 천위페이를 상대로 이변을 만들었다.
2게임은 더 단단했다. 천위페이가 따라붙으려 할 때마다 김가은은 길게 버텼고, 필요한 순간에 점수를 끊어냈다. 21-15. 결승의 무게추가 다시 한국 쪽으로 넘어온 순간이었다.
스탠딩아웃은 이 경기가 이번 결승의 가장 뜨거운 장면이었다고 본다. 안세영의 승리는 기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김가은의 승리는 중국이 계산해 둔 길을 끊었다. 결승은 여기서 바뀌었다.

마지막은 백하나-김혜정이었다.
4경기 복식에서 백하나-김혜정 조는 자이이판-장슈셴 조를 2-1로 꺾었다. 스코어는 16-21, 21-10, 21-13. 경기 시간은 1시간 25분이었다. 첫 게임을 내줬다. 그 순간 결승은 다시 흔들릴 수 있었다. 하지만 둘은 흔들린 채 끝나지 않았다.
2게임부터 완전히 달라졌다. 21-10으로 압도했고, 3게임에서도 중국을 밀어붙였다. 21-13. 마지막 셔틀이 떨어지는 순간, 우버컵은 한국의 것이 됐다.
백하나-김혜정이 1게임을 내준 뒤 자이이판-장슈셴을 16-21, 21-10, 21-13으로 꺾고 한국의 세 번째 우승을 확정했다. 백하나-김혜정이 역전승으로 우승을 봉인했고, 승리가 확정되자 대표팀이 코트로 달려 나와 두 선수를 감싸 안았다.
이번 우승은 한 사람의 우승이 아니다. 그래서 더 크다.
안세영은 세계 1위답게 첫 경기를 지배했다. 김가은은 결승의 가장 위험한 구간에서 천위페이를 꺾었다. 백하나와 김혜정은 첫 게임을 내주고도 끝내 돌아왔다.
단체전은 그런 경기다. 에이스가 문을 열어도, 누군가는 무너진 흐름을 다시 세워야 한다. 누군가는 마지막 점수를 책임져야 한다. 이번 결승에서 대표팀은 그 일을 모두 해냈다.
중국은 우버컵의 기준 같은 팀이었다. 우승 횟수도, 선수층도, 대회 경험도 가장 두꺼웠다. 그런 팀을 한국이 결승에서 눌렀다. 그것도 3-1이었다.
이 우승은 4년 만의 정상 복귀다. 동시에 한국 여자 배드민턴이 더 이상 도전자의 자리만 바라보지 않는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안세영이 열었다.
김가은이 뒤집었다.
백하나와 김혜정이 끝냈다.
중국을 넘은 밤, 한국 여자 배드민턴은 다시 세계의 꼭대기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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