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에이피알·달바글로벌은?…글로벌 'K-뷰티' 시장 주목하는 VC

/사진= K-beauty Express 행사

최근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가 가장 눈여겨보는 분야로 뷰티 섹터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뷰티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난해 에이피알, 올해 달바글로벌이 ‘잭팟’을 터뜨린 영향이 크다. VC들은 제2의 에이피알, 달바글로벌이 될 뷰티 브랜드를 물색 중이다.

정부도 새로운 수출 먹거리로 뷰티를 점 찍고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국내 뷰티브랜드의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민·관 합동 ‘K-뷰티 펀드’가 출범하기도 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3일 서울 선릉 디캠프에서 열린 K-뷰티 익스프레스(K-beauty Express) 행사에서 벤처투자업계는  K-뷰티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크로스보더 전문 법무법인 미션의 주최로 진행된 이 행사는 K-뷰티 브랜드의 투자유치와 글로벌 확장 전략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에는 당초 예상 참가 인원 수를 상회하는 16개 VC, 29개 국내외 뷰티브랜드 관계자를 포함한 120여명이 참가해 비즈니스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네트워킹을 진행했다. 특히 정해민 알토스벤처스 심사역, 안재구 베이스벤처스 심사역, 조지윤 스트롱벤처스 이사가 세션 연사로 참여해 ‘글로벌 투자사가 찾는 뷰티 브랜드의 DNA’를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세 하우스는 최근 몇 년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뷰티 브랜드에 여러 차례 투자를 집행해 성공 사례를 남겼다. 특히 실리콘밸리 기반 VC 알토스벤처스는 뷰티셀렉션, 미미박스, 헤메코 등에 투자했다.

베이스벤처스는 힌스와 나르카, 엘로리아, 이퀄베리 등의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초기 투자 위주로 하며, 성장을 지원하는 그로스팀이 특징이다. 스트롱벤처스는 LA에서 시작된 VC로 라엘, 율립, 엘로리아, 퍼퓸그라피 등 다양한 뷰티 기업에 투자를 집행해왔다.

행사에서는 글로벌 뷰티 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VC의 뷰티 섹터 투자 확대를 점치는 목소리가 힘을 받았다. 연사로 나선 세 하우스는 뷰티 섹터에 주목한 배경으로 메시지의 보편성, 인프라의 발달, K-뷰티 콘텐츠의 파급력 등을 꼽았다.

해외 시장에서  뷰티 산업의 장점은 현지 문화나 사회적 맥락의 영향을 덜 받아 해외 소비자에게 비교적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정해민 심사역은 “뷰티 산업은 한국의 똑똑하고 열정적인 창업자들이 단순한 메시지로 글로벌 시장을 만날 수 있는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VC 업계는 뷰티 섹터에 뛰어난 인재가 모이는 점도 주목했다. 특히 창업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는 점을 투자 요인으로 꼽았다. 이는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이나 제조자 개발 생산(ODM) 관련 인프라가 고도로 발달돼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 퀄리티가 보장됐기 때문이다.

안재구 심사역은 뷰티 섹터에 투자하는 배경으로 “뛰어난 창업가들이 섹터에 모여들고 있기 때문”이라며 “좋은 비즈니스가 만들어지는 선순환이 구축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지윤 이사도 “퀀티티(Quantity)가 퀄리티(Quality)를 만든다”며 “뷰티 업계 플레이어가 늘어난 만큼 성공한 뷰티 업체가 많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미 수백 곳의 K-뷰티 브랜드가 해외 시장에서 존재감을 보이며 상당한 볼륨의 매출을 만들고 있다. 설립 10년 미만의 인디뷰티 브랜드 가운데 25곳 이상이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연간 100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VC 업계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 인플루언서 콘텐츠에서 K-뷰티의 성장을 체감하고 가능성을 내다봤다.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틱톡에서 최근 K-뷰티 콘텐츠는 업로드 수가 급증했고 파급력도 커졌다. K-뷰티 콘텐츠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거두는 매출도 크게 늘었다.

VC 업계에서는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으로 창업자의 특성, 투자사와의 합을 강조했다. K-뷰티 브랜드가 해외에서 주목받는 만큼, 회사를 글로벌 체급으로 성장시키고자 하는 열망을 끝까지 잃지 않는 창업자를 함께 하고 싶은 파트너로 꼽았다.

안재구 심사역은 “마르지 않는 야망, 어떻게 해서든 결과를 내고자 하는 집요함, 종교지도자와 같은 리더십을 갖춘 창업자를 찾는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이미 엑시트에 성공했는데도 재창업에 나선 언커먼홈(나르카), 부스터스 등 자사 포트폴리오 대표들을 예시로 언급했다. 이어 정해민 심사역은 소비자 피드백 반영과 제품 개발에 끊임없이 매진한 뷰티셀렉션 창업자를 예시로 들기도 했다.

조지윤 이사는 초기 뷰티 기업이 투자유치를 받기 전 유의해야 할 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조 이사는 “VC와 피투자사의 관계는 최대 10년 이상 유지된다”며 “대출이나 부트스트래핑이 아닌 VC 투자를 받아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서 먼저 고민해보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초기기업의 경우, 앞으로 대표의 지나친 지분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VC 투자 받기 전 지분관계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기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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