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정원이야기 5 테라스 정원과 옥상정원

04 그라스로 자연스럽게 연출한 모습

테라스정원이나 옥상정원은 프라이빗한 휴식공간으로 꾸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공간이 제한된 경우가 많기에 디자인과 시공은 물론 식재와 재료 선정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진행 남두진 기자 │ 글 자료 박진영(화랑조경 대표)

아파트에서는 대개 베란다를 활용해 작은 식물을 가꾸지만 1층의 경우 서비스 면적으로 마당을 사용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 가끔 서비스 면적의 마당으로 의뢰가 오면 작지만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싶어 하는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 정원을 조성한다. 이번 호에서 소개하는 정원은 판교에서 의뢰받은 아파트 2층 야외 테라스정원과 연결된 현장이다.

계단 아래 공간을 창고로 활용하기 위해 제작한 문
합성목으로 깔끔하게 제작한 계단 데크

가치

테라스정원과 옥상정원은 도시의 열섬효과를 줄이고 공기 질을 개선할 수 있는 환경적 이점이 있다. 도시인들이 가깝게 자연을 접하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정신 건강이 향상되기도 한다. 이런 공간을 지역사회의 상호작용을 위해 오픈하면 휴식과 더불어 사교를 촉진하는 공간으로도 멋지게 활용할 수 있다. 또한 잘 디자인한 정원은 건물을 더욱 멋있게 보이게 돕고 도시 경관에도 긍정적으로 기여하며 나아가 잠재적으로는 부동산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조성 시 고려할 점

그럼 테라스정원과 옥상정원을 조성할 때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하중이다. 토양뿐만 아니라 식물과 플랜터, 그리고 기타 오브제 등의 무게를 건물이 지탱할 수 있는지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하자와 사고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펄라이트 같은 경량토를 혼합해 하중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두 번째는 배수다. 식재에는 배수가 매우 중요한데 특히 방수에 이슈가 없는지 반드시 체크해야한다. 옥상정원의 경우 방수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으면 거주자와 이웃 모두 얼굴을 붉힐 일이 생기거나 두 번 세 번 일하게 된다.

세 번째는 토심이다. 디자인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생장에 필요한 최소한의 토심을 확보해 식재해야 하자가 생기지 않는다.

제작 데크가 있는 테라스정원

이번 현장의 경우 1층에 상가가 있어 클라이언트는 2층을 테라스공간으로 넓게 사용할 수 있었다. 베란다를 통해 바로 테라스로 진입할 수 있도록 특별히 계단을 만들었는데 그 아래에는 문을 만들어 빈 공간을 창고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였다. 계단 데크의 자재는 합성목을 사용했다. 합성목은 초기 비용과 정전기 발생이라는 단점이 있지만 오일스테인으로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일반 목재와는 다르게 관리가 용이하다. 내부까지 흰색으로 코팅돼 있어 칠이 벗겨져도 티가 나지 않는다.

정면에는 유지관리가 편한 돌데크로 깔끔하게 시공하고 반려견을 위해 일부에는 잔디공간을 만들었다. 왼쪽 정원은 자연스러운 그라스를 시공했고 돌데크 위에는 플랜터에 관목과 초화류를 조합해 식재했다. 플랜터는 내후성 강철과 코르텐강 소재를 사용했는데 초기에는 진회색이지만 물과 닿아 산화가 진행되면 점차 주황색으로 변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멋스러운 특유의 러스틱 감성에 내구성도 훌륭해 조경과 건축에서 점점 인기를 얻는 소재다.

돌데크 작업
그라스로 자연스럽게 연출한 모습
코르텐강 플랜터 설치 직후(녹 진행 전)

코르텐강 화분의 장점

1_내구성과 긴 수명 코르텐강 플랜터는 시간이 갈수록 녹슨 듯한 외관을 보이는데 이는 실제로 추가 부식을 방지하는 보호층이 생성돼 오히려 외부 자극에 대한 저항이 높아지는 것이다. 부식으로 닳아 교체할 필요 없이 수년 동안 품질을 유지할 수 있다.

2_심미성 코르텐강의 독특한 녹슨 질감은 다양한 조경과 건축 스타일에 사용돼 따뜻하고 자연스럽게 디자인을 보완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야외 공간에 변화를 제공해 전체적으로 같은 모습에 머물러 있지 않고 시각적 재미를 준다.

3_쉬운 유지관리 일단 녹이 형성되면 유지관리는 거의 필요하지 않다. 페인팅이나 녹 방지 처리 등이 필요하지 않아 유지관리에는 비교적 덜 신경을 쓸 수 있다.

4_강도 코르텐강의 합금 구성은 다른 유형의 강철보다 더 높은 강도 대 중량 비율을 제공하는데 부피가 크지 않으면서 무거운 하중과 극한 기후 조건을 견딜 수 있을 만큼 견고하다.

5_환경적 이점 수명이 길고 유지관리가 쉬워 교체 횟수 및 폐기물이 줄어들어 환경적으로도 좋은 선택이다.

코르텐강 화분의 단점

1_얼룩 코르텐강 표면의 녹은 데크처럼 주변에 번지거나 얼룩을 남길 수도 있어 배치나 보호에신중해야 한다.

2_초기 부식기간 완전히 녹이 형성되기 전까지는 자연적으로 부식되는 기간이 필요하고 이 기간에는 당연히 더 얼룩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보호 코팅제를 사용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자연부식에는 약 한 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

3_날카로운 모서리 코르텐강 플랜터는 사이즈에 맞춰 제작하는 경우도 많은데 아무래도 소재특성상 날카로운 모서리가 생길 수 있다. 절단면에 부상을 입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4_무게 코르텐강 플랜터는 플라스틱이나 알루미늄과 같은 다른 재료에 비해 훨씬 무겁기에 배치한 후에는 이동이 어려울 수 있다. 처음부터 이 점을 고려한 배치가 중요하다.

5_비용 코르텐강 플랜터는 다른 재료에 비교적 비싸다. 디자인 단계에서부터 초기 비용을 감안해야 한다.

휴식공간을 위해 마련한 파고라

플랜터 화분 식재 시 주의할 점

금속 플랜터를 고를 때 소재 특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토기는 흙이 빨리 건조되고 금속은 직사광선에 과열될 수 있다. 종류와 계절에 따라 보온 작업이 필요할 수 있다. 당연히 적당한 크기에 배수가 잘 되는 것으로 선택해야 한다. 다음은 식물에 맞는 흙 선정이다. 식재하는 식물의 특성을 고려해 흙을 골라야 배수, 영양 등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을 만들 수 있다. 식재하는 식물의 생리적 특성을 고려하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면 물을 좋아하는 식물과 드라이한 것을 좋아하는 식물을 함께 식재해서는 안 될것이다.

또한 직접 토양에 식재한 것보다는 자주 관수에 신경을 써야 한다. 물을 너무 많이 줘 문제되는 경우가 많고 양지에서 흙이 빠르게 건조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테라스와 옥상정원은 큰 주택정원을 가질 수 없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안이 된다. 상상한 디자인을 구현하기 위해 방수나 하중과 같이 몇 가지의 구조 특성에서 고려할 점들을 꼼꼼하게 살펴 안전하게 시공한다면 도시에서도 나만의 힐링 공간, 아름다운 정원을 즐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