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마음으로, 부모의 마음으로…’ 65세부터 103세까지… 詩로 전한 고백
82세 양창삼씨 ‘최우수상’ 수상
“삶의 한 조각이 된단 마음으로 써”

“인생을 두 발로 걷던 그 많은 사람도/ 안개처럼 사라진다./ 나비 한 마리 손등에 앉아/ 날개를 펄럭인다./ 살아 있어서 고맙다./ 가까이 있어서 고맙다.”
양창삼(82)씨가 26일 제3회 ‘짧은 시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이다. 양씨는 “몇 년 전 아내가 큰 수술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며 “주위 분들이 함께 살아 있어 고맙다는 생각으로 이 시를 쓰게 됐다”고 했다.
양씨는 고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총 16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다. 대학 시절 첫 시집을 냈고, 한양대 에리카 경영학부 교수 생활을 하면서도 시 쓰기를 계속했다. 다만 아직 등단은 하지 않았고, 조만간 17번째 시집을 낼 예정이다. 양씨는 “시를 밖으로 내보낼 때는 늘 딸 시집을 보내는 것처럼 조마조마하지만, 이것도 ‘내 삶의 한 조각이다’ 생각하면 멋지게 봐줄 사람을 만나면 잘 살 것 같아 기대되기도 한다”고 했다.
한국시인협회·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가 주최하고 본지가 후원한 ‘제3회 짧은 시 공모전’엔 만 65세부터 103세까지 폭넓은 나이대의 어르신이 응모했다. 전국 각지를 비롯해 미국, 일본, 동남아, 남아공에 이르기까지 국내외에서 총 1만1000편이 제출돼 11명이 당선됐다.
공모전을 주관한 문학세계사는 응모작 중 예심 통과작 87편을 엮어 시집을 냈다. 시집 제목은 ‘가까이 있어서 고맙다’로, 양씨의 최우수상작 이름에서 따왔다.
이성우(66)씨는 ‘효녀 손’이라는 작품으로 우수상을 받았다. “효자손에 매니큐어를 발라/ 효녀 손 만들었다/ 꿈에조차 만나기 힘든 딸/ 손 한번 잡아보고 싶어서/ 오랜만에/ 딸아이 좋아하던 안개꽃/ 가슴 한가득이다.” 이씨는 “세월호, 이태원 참사 등의 사건을 보며 부모의 입장에서 느낀 상실감과 안타까움을 표현했다”고 했다.
이번 공모전 심사는 김종해 문학세계사 대표 겸 시인, 나태주 시인, 이상호 시인이 맡았다. 김 대표는 “어르신들이 인생이 익어갈 때쯤 쓴 시는 한 단계를 초월한 느낌을 준다”며 “시를 사랑하는 모든 이가 이번 시집을 읽고 어르신들이 쓴 시의 묘미를 느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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