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가 방전돼도 시동이 걸린다? 대부분이 모르는 스마트키 숨겨진 비밀

스마트키 배터리 방전

스마트키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차 문도 열리지 않고 시동도 걸리지 않아 당황한 경험이 있는가? 많은 운전자들이 이런 상황에서 보험사나 정비소에 도움을 요청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차량에는 이런 비상 상황을 대비한 숨겨진 기능이 탑재돼 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스마트키 배터리 방전 시에도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여러 비상 시스템을 마련해뒀다. 하지만 이런 기능들은 차량 설명서 깊숙한 곳에 숨어 있거나, 판매 직원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모르고 지나친다.

문 여는 것부터가 문제? 숨겨진 열쇠구멍을 찾아라

스마트키 배터리가 방전되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문제가 바로 차 문을 여는 것이다. 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반응이 없는 상황. 이럴 때 필요한 것이 바로 스마트키 안에 숨겨진 ‘기계식 열쇠’다.

대부분의 스마트키는 측면이나 뒷면에 작은 버튼이나 슬라이드 스위치가 있다. 이를 누르거나 밀면 내부에서 얇은 금속 열쇠가 빠져나온다. 이 열쇠로 운전석 도어 손잡이에 숨겨진 열쇠구멍을 이용하면 문을 열 수 있다.

자동차 스마트키

문제는 열쇠구멍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대·기아차의 경우 운전석 도어 손잡이 플라스틱 커버를 손톱으로 살짝 들어올리면 열쇠구멍이 나타난다. BMW나 벤츠 같은 수입차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커버 안쪽에 열쇠구멍을 숨겨뒀다. 테슬라처럼 아예 기계식 열쇠가 없는 차량도 있지만, 이런 경우에도 도어 손잡이를 특정 방식으로 조작하면 수동으로 문을 열 수 있는 구조다.

시동은 어떻게? 스마트키를 특정 위치에 갖다 대면 끝

문을 열었다면 이제 시동을 걸 차례다. 배터리가 방전된 스마트키로 어떻게 시동을 거느냐고? 놀랍게도 가능하다. 비결은 바로 ‘NFC(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다.

차량의 시동 버튼 주변에는 NFC 리더기가 내장돼 있다. 스마트키에도 배터리 없이 작동하는 NFC 칩이 들어있어, 둘이 가까워지면 통신이 가능하다. 방전된 스마트키를 시동 버튼에 직접 갖다 대거나, 제조사에 따라 컵홀더나 특정 위치에 올려놓으면 차량이 키를 인식한다.

현대·기아차는 시동 버튼에 스마트키를 직접 대면 된다. 도요타나 렉서스는 스마트키를 시동 버튼 바로 앞에 가져가면 인식하고, 폭스바겐이나 아우디는 스마트키를 스티어링 컬럼 아래쪽에 가까이 대야 한다. 각 제조사마다 NFC 리더기 위치가 다르니 자신의 차량 설명서를 미리 확인해두는 것이 좋다.

자동차 시동 버튼

키를 인식하면 계기판에 “키 인식됨” 또는 “브레이크를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르세요” 같은 메시지가 뜬다. 이 상태에서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시동 버튼을 누르면 정상적으로 엔진이 켜진다. 단, 일부 오래된 차량이나 저가형 모델은 이런 기능이 없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배터리 방전 예방이 최선, 교체 시기는?

물론 이런 비상 기능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배터리가 방전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좋다. 스마트키 배터리는 보통 2~3년 정도 사용하면 교체 시기가 온다.

배터리 방전 징후는 몇 가지로 나타난다. 차량 인식 거리가 짧아져서 예전보다 더 가까이 가야 문이 열리거나, 계기판에 “스마트키 배터리 부족” 경고등이 뜨거나, 버튼을 여러 번 눌러야 반응하는 증상이 생긴다면 교체를 고려해야 한다.

다행히 스마트키 배터리 교체는 어렵지 않다. 대부분 동전이나 작은 드라이버로 스마트키 케이스를 열어 CR2032 같은 버튼형 배터리를 교체하면 된다. 배터리는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2000~3000원이면 구매할 수 있고, 직접 교체하기 어렵다면 카센터나 배터리 전문점에서 5000원 정도면 교체해준다.

예비 배터리 하나쯤은 차에 보관하자

자동차 전문가들은 만약을 대비해 예비 배터리를 차량 글러브박스에 보관해두라고 조언한다. 갑자기 배터리가 방전됐을 때 즉시 교체할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로 배터리 성능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어 더욱 중요하다.

또한 스마트키를 금속 물체나 전자기기와 함께 보관하면 배터리 소모가 빨라질 수 있다. 스마트폰, 노트북, 동전 등과 함께 넣어두면 불필요한 신호 송수신이 일어나 배터리가 빨리 닳는다. 키는 가능한 단독으로 보관하는 것이 배터리 수명을 늘리는 방법이다.

스마트키의 숨겨진 비상 기능들은 꼭 필요할 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런 기능을 알고 있는 운전자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지금 당장 자신의 차량 설명서를 확인하거나, 스마트키를 열어 기계식 열쇠가 있는지, 시동 버튼 주변 어디에 키를 대야 하는지 미리 파악해두자. 급한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는 지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