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노시환의 11년 총액 307억원 계약이 KBO 리그 전체를 뒤흔들고 있다. 이 전무후무한 계약 규모는 단순히 한 선수의 몸값을 정한 것을 넘어서, 리그 전체의 연봉 체계를 완전히 재편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당초 비FA 다년 계약의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핵심 선수들의 협상 테이블에는 정적만이 흐르고 있다. 원태인과 구자욱(삼성), 홍창기와 박동원(LG) 등 각 팀의 핵심 자원들이 모두 계약 협상을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구단과 선수, 모두 망설이는 이유

시장의 기준점이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격상되면서 구단과 선수 측 모두 선뜻 패를 꺼내 들지 못하고 있다. 구단 입장에서는 샐러리캡 압박과 장기 계약 리스크를 고려할 때 노시환급 베팅을 재현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반면 선수 측은 국가대표급 핵심 자원이라는 자부심 속에 노시환이 설정한 새로운 시장가에 준하는 대우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이런 상황에서 섣불리 도장을 찍었다가 향후 헐값 계약 논란에 휘말릴까 우려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노시환과 비교해본 대어급 선수들

원태인은 2025시즌 12승 4패, 평균자책점 3.24로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데뷔 후 네 차례나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희귀 자원으로, 2026시즌 후 FA를 취득하는 만큼 삼성으로서는 반드시 잡아야 할 팀의 얼굴이다.

구자욱은 2025시즌 타율 0.319, 19홈런, 96타점을 기록했으며, 2024시즌에는 타율 0.343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김도영에 이은 MVP 후보로 거론됐다. 타율과 OPS, WAR 모든 면에서 노시환을 상회하는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홍창기는 2025시즌 부상으로 38경기만 출전했지만, 통산 출루율 0.430으로 KBO 역대 1위에 올라 있는 출루의 신이다. 장타력에서는 노시환이 압도적이지만, 출루 능력과 1번 타자로서의 가치는 리그 최정상급이다.
박동원은 2025시즌 전반기 타율 0.326으로 공수겸장 최강 포수의 면모를 보였다. LG의 2023년과 2025년 통합우승에 핵심적으로 기여했으며, 포수라는 희소 포지션에서의 가치를 감안하면 100억원대 이상의 몸값이 충분하다.
FA 직행 관측도 힘 얻어

한화발 메가톤급 계약이 불러온 인플레이션 공포가 비FA 다년 계약 시장을 사실상 마비시켰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특히 삼성의 에이스 원태인과 LG의 출루 머신 홍창기 등은 팀 내 비중이나 상징성 면에서 노시환에 뒤처질 게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양측의 눈치싸움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일각에서는 대어급 선수들이 다년 계약 대신 내년 시즌 종료 후 FA 시장에 직접 나가 정면 승부를 펼칠 것이라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노시환의 307억 계약이 KBO 역사의 새로운 기준점이 된 만큼, 내년 FA 시장에서는 300억대 계약이 여럿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