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소문 2: 카운터 펀치’ 시즌1만큼 경이롭진 않지만 소문은 날만한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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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에 방영되어 큰 인기를 얻었던 [경이로운 소문]이 시즌 2로 돌아왔다. 주인공 소문을 비롯해 악귀 잡는 카운터들이 건재한 가운데 새로운 멤버가 합류해 단단한 팀워크를 보여준다. 이에 맞서는 악귀들은 전 시즌보다 더 강력하고 악랄하다. 선과 악을 대변하는 이들의 두 번째 결전이 벌써부터 불꽃을 피운다. 

먼저 전편을 이끌었던 카운터들이 하차하는 멤버 없이 모두 시즌 2에 합류했다. 자신의 진정한 힘을 깨닫고 이제는 믿음직한 실력자로 우뚝 선 소문 역의 조병규부터 김세정, 유준상, 염혜란, 안석환까지 함께할 때 그 무엇도 두렵지 않았던 이들이 다시 뭉쳤다. 티격태격하면서도 서로를 의지하며 악귀를 시원하게 처단하는 이들의 케미스트리는 시즌 2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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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맞설 악귀들도 더욱 강력해졌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국민 멘토로 불리며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줬던 강기영이 악귀들의 리더 필광 역을 맡아서 섬뜩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악귀 겔리 역으로 등장하는 김히어라는 마치 전작 [더 글로리]의 빌런 이사라가 악귀로 변한 듯한 모습이다. 이들의 합류하면서 전작보다 악귀들의 존재감이 더욱 커졌다.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인 액션과 스케일 역시 업그레이드되었다. 오프닝에서부터 블록버스터급 영화에서나 볼 법한 카체이서로 시즌 2의 야심을 드러낸다. 악귀와 카운터들의 대결 역시 양과 질 모두 나아졌다. 필광을 비롯한 악귀 무리가 자신들을 잡으러 온 중국의 카운터들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데, 다양한 CG 효과와 역동적인 카메라 앵글로 화끈한 비주얼을 보여준다. 이른바 능력자 배틀임에도 전작은 뭔가 어색하고 부족해 보였지만, 시즌 2의 액션은 명불허전급 볼거리로 재미를 더한다.

특히 악귀가 카운터의 능력을 흡수한다는 설정은 향후 스토리에 큰 재미를 자아낼 듯하다. 4화에서 땅의 힘을 활용하는 소문과 중국의 카운터 리더를 흡수해 비슷한 능력을 가진 필광의 혈투는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슈퍼히어로 영화의 한 대목을 보는 느낌이다. 각 악귀마다 카운터와 맞먹는 능력을 가졌기에 현재까지 이들이 펼쳐낸 팀배틀은 시즌1보다 훨씬 더 박진감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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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시즌2는 전작보다 나아졌지만, 그렇다고 모든 것이 만족스럽지만은 않다. 캐릭터의 매력이 전작보다 덜 부각되는 점이 특히 그렇다. 시즌 1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주인공 소문이 숨겨진 힘에 눈뜨며 성장하는 이야기를 극중 상황에 맞춰 잘 풀어낸데 반해, 시즌 2에서는 그런 모습이 부족하다. 능력이 이미 정점에 도달한 소문은 카운터들에게 든든한 동료일지 몰라도, 전형적이고 심심한 캐릭터로 전락했다. 

다른 카운터들도 이와 비슷하다.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지만, 이미 그들의 사연과 능력 등을 잘 알기에 개인적인 서사에 힘이 붙지 못한다. 이 같은 약점을 상쇄하고자 냄새로 악귀를 찾는 적봉 (유인수)이 등장하지만, 그의 순박하고 엉뚱한 행동을 공허한 개그로만 활용할 뿐이다. 그나마 악귀들이 전작보다 훨씬 더 다채로운 매력을 가지면서 히어로와 빌런의 비중을 균형 있게 맞춘 점은 다행이다. 

물론 이 같은 단점은 성공한 시리즈의 후속작이 겪는 어쩔 수 없는 운명이다. 다행히 [경이로운 소문 2]는 전편보다 더 화려해진 스케일과 연출로 시청자를 TV 앞에 불러 모으고 있다. 악귀를 비롯한 새롭게 등장한 캐릭터 서사들로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으며 전체적인 판을 크게 짜는 중이다. 

특히 아내의 죽음으로 흑화한 소방관 주석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을 가진 진선규가 선과 악에서 방황하는 주석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며 드라마에 힘을 보탠다. 기대에 비해 어수선했던 1-2화에 비해, 3-4화가 훨씬 몰입감이 높았던 것도 이 때문이다. 악귀의 유혹에 넘어간 주석의 복수, 그것을 이용하려는 최종보스 필광의 속셈, 이들을 전부 막아야 할 카운터들의 활약까지, 드라마의 진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한다. “국숫집 문 닫아라, 악귀 잡으러 그들이 돌아왔다!” 

테일러콘텐츠 에디터. 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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