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가 첫 포격 대상”…1년 전 드론사령부 품은 포천 ‘공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북한이 평양 내 무인기 대북전단 침입을 문제 삼고 있잖아. 그럼 드론작전사령부가 있는 포천과 인근 지역이 첫 포격 대상이 되지 않을까."
전화기에서 들려온 포천시 신읍동 주민 김영철(68)씨의 목소리에서는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드론작전사령부는 지난해 9월 제6공병여단 부지인 포천시에 들어섰다.
북한이 국경선 부근에서 완전무장한 8개 포병여단에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지시를 하달한 소식이 알려진 14일, 경기도와 강원도, 인천시의 접경지역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접경지 주민·장병 가족 불안감 호소
“북한이 평양 내 무인기 대북전단 침입을 문제 삼고 있잖아. 그럼 드론작전사령부가 있는 포천과 인근 지역이 첫 포격 대상이 되지 않을까.”
전화기에서 들려온 포천시 신읍동 주민 김영철(68)씨의 목소리에서는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김씨는 “북한 주장에 대한 사실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는 11일 대한민국 합동참모본부와 국방부장관의 국회 답변을 봤다”며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대북 확성기 방송에 대한 북한의 오물풍선 대응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포천이 북한의 제1 목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주민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히 돈다”고 말했다. 드론작전사령부는 지난해 9월 제6공병여단 부지인 포천시에 들어섰다.
북한이 국경선 부근에서 완전무장한 8개 포병여단에 사격 준비 태세를 갖추라는 지시를 하달한 소식이 알려진 14일, 경기도와 강원도, 인천시의 접경지역에서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특히 민간인통제구역과 서해5도에서는 남북 긴장의 여파를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강원도 철원군의 민간인 통제구역에서 농사를 짓는 김용빈(61)씨는 “(남북 긴장에 따른 돌발 사고가 있으면)과거에도 민통선 내 출입이 통제되곤 했다. 접경지역 주민들은 남북 관계 긴장이 높아질수록 생업에 차질을 빚을 수도 있고, 생명과 직결된 현실인 만큼 더욱 불안함을 느낀다”고 했다.
장태헌 백령도 선주협회장은 “서해5도는 북한에서 국경을 가지고 문제로 삼는 지역이니까 사실상 분쟁지역이다. 당장 무슨 일이 벌어지지 않더라도 마음속으로 걱정을 하고 있다”며 “특히 앞으로 어민 조업이나 백령 항로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백령도는 접경지역이라는 특수성 탓에 어민들이 어업활동을 할 수 있는 어장과 어업 시간이 제한된 곳이다. 그동안 어장과 어업 시간이 조금씩 늘어왔지만 최근 들어 더욱 심해진 남북긴장으로 더 이상의 규제 완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장 회장의 설명이었다.
자녀를 군대에 보낸 부모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강원 홍천군의 최전방 육군 기갑부대에 아들을 보낸 엄성범(53)씨는 “출근하다 보면 ‘삐라를 뿌린다, 오물(풍선)을 투하한다’ 이런 알람이 계속 울리는데, 그럴 때마다 패닉이 온다. 우리 애가 있는 전차부대의 제1 목표가 북진이라, 유사시에 바로 투입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사격 준비를 마쳤다는 뉴스가 나오면 부모로서 국민으로서도 너무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한테 물었는데 어떤 지시도 없었다고 했다. 부대 안에서의 판단이 전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안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남 남해군의 육군 해안경비대에 아들을 보낸 김아무개(50)씨도 “우리 아이는 후방에 있는데도, 전방에 복무하는 친구들에게 오물 풍선이나 북한의 도발 위험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 최근에 휴가 나와서 그 이야기를 털어놓더라. 부모로서 걱정된다”고 말했다.
네이버의 군인 아들 부모 카페 ‘군화모’에도 관련 걱정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념이고 뭣이고를 떠나 함께 살 방법을 생각해야지, 툭 하면 뭘 폭파한다 공격한다 어쩐다 너무 화가 난다”, “무인기는 왜 보내서…손에 뭐가 안 잡힌다”, “금요일 저녁부터 속보가…갑자기 불길해지기 시작했는데 역시나 (해군 아들한테) 밤 10시 넘어서 연락이 왔다. ‘아침 일찍 출항한다,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고. 주말 내내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데 아들이 아직 답이 없다”, “제 아들도 철원 지오피(GOP)에 있는데 걱정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검, ‘요식용’ 레드팀 회의…김건희 주가조작 불기소 발표 임박
- “김건희 ‘남편 오빠’면 바보, ‘친오빠’면 농단”…명태균 카톡 파문
- ‘노벨문학상 보유’ 한국의 도서관 말살…13년 작은도서관의 눈물
- ‘보수 책사’ 윤여준 한탄 “체통 말이 아냐…나라는 물론 윤씨 망신”
- 미 대선 사전투표 첫날, 조지아주 30만명 투표…“직전보다 123% 높아”
- 명태균 “김건희 문자, 애피타이저도 아냐…뒤집어질 것”
- [생방송] 리영희 ‘전환시대의 논리’ 발간 50돌 기념 토론회 속으로…
- ‘윤 충암고 동기’ 정재호 주중 대사 “갑질·막말·폭언 없었다”
- 제철 되면 배춧값 내린다고? 그래도 포기당 5천원 이상 ‘역대 최고’
- 부실한 사회안전망이 ‘아동학대 살해’ 불렀다 [왜냐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