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특혜 다 누리며 서울 들어오겠다는 구리시… '형평성 논란' 불가피

김표향 2023. 11. 14.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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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 구리시의 서울시 편입 의사를 밝힌 백경현 구리시장이 "행정권과 재정권을 유지하는 '특별자치시' 형태로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지닌 권한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서울 편입에 따른 이익은 누리겠다는 취지로 풀이될 수 있는 발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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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리시 "특별자치시 편입 특별법 건의"
서울시 "재정 불이익 없도록 제도개선"
자치구 "편입 지자체에 특별대우 반대"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백경현 구리시장이 13일 서울시청에서 구리시의 서울시 편입 방안 등을 논의하기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최주연 기자

최근 경기 구리시의 서울시 편입 의사를 밝힌 백경현 구리시장이 “행정권과 재정권을 유지하는 ‘특별자치시’ 형태로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가 지닌 권한은 포기하지 않으면서 서울 편입에 따른 이익은 누리겠다는 취지로 풀이될 수 있는 발언이다. 서울시도 향후 편입되는 경기 자치단체들에 재정적 불이익이 없도록 정부와 제도 개선을 협의할 방침이다. 이 역시 ‘예비 서울’에만 특혜를 용인한다는 식으로 해석될 수 있어 서울 25개 자치구와의 형평성 문제 등 논란이 예상된다.

백 시장은 13일 서울시청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30분간 면담하며 서울 편입 의사를 공식 전달했다. 서울 편입을 추진 중인 지자체장이 오 시장을 만난 건 앞서 6일 김병수 김포시장에 이어 두 번째다. 백 시장은 면담 후 브리핑에서 “인구 19만 명인 작은 도시로서 각종 규제 때문에 자족도시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한강변 도시개발 등 구리가 시행 중인 각종 사업들이 구리와 서울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걸 오 시장에게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리의 유휴지 활용 등을 구리 편입 시 서울이 누릴 수 있는 이점으로 꼽으며 구체적으로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청과물시장을 구리농산물도매시장과 통합하는 방안, 중랑구 신내동 지하철 차량기지를 구리로 옮겨 지하시설로 조성하는 방안 등을 거론했다.

백 시장은 구체적인 편입 방식으로 행정ㆍ재정 권한을 당분간 유지하는 특별자치시 형태를 제안했다. 그는 “이런 내용이 담긴 특별법 발의를 중앙당에 건의할 생각”이라며 “구리뿐 아니라 김포, 하남 등 희망하는 인근 시ㆍ군과 공동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앞서 백 시장은 서울 편입 뜻을 처음 밝혔던 2일 브리핑에선 ‘특별자치구’를 언급했으나, 이날 ‘특별자치시’로 용어를 바꿨다. 예산, 행정, 사업 등 각 분야에서 시로서 행사했던 권한을 축소시켜선 안 된다는 걸 확고히 하는 의미라고 구리시 측은 설명했다.

백경현 구리시장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을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오 시장은 김포시와 마찬가지로 구리시에도 “합동 연구반을 꾸려 객관적인 분석을 하고 결과를 두 도시 시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자”고 원론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포퓰리즘 정책이란 비판을 의식한 듯 “이번 논의는 총선과 관계없이 선거 후에도 계속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는 서울에 편입되는 인접 지자체가 보통교부세를 받지 못하거나 국고보조사업에서 보조율을 차등 적용받지 않도록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지방자치법’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관계 법령 개정을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제 법 개정이 추진될 경우 당장 서울 25개 자치구의 반발이 예상된다. 보통교부세는 기준 재정 수입액이 수요액에 미달하는 지자체들에 교부되는데, 서울과 25개 자치구는 재정 여건이 우수한 편이라 못 받고 있기 때문이다. 국고보조율도 다른 광역지자체 대비 10~30% 낮게 책정된다.

서울 한 자치구 관계자는 “똑같은 서울인데 새로 편입되는 지자체만 특별 대우를 받는 건 역차별”이라며 “다른 지자체도 앞다퉈 서울이 되려 할 거고 경기도가 아예 없어지겠다”고 꼬집었다. 다른 자치구 관계자도 “권한은 포기 안 하고 혜택만 보겠다는 지자체를 새 이웃으로 반갑게 맞이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표향 기자 suza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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